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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n 29. 2022

영화: 석양의 갱들(Duck, you sucker)

멕시코 혁명을 배경으로 엉겁결에 혁명 영웅이 된 은행강도

마카로니 웨스턴은 이태리에서 제작되지만, 가장 큰 시장은 미국이다. 그래서 이태리어로 된 원제목과는 별도로 미국에서 상영될 때는 적당한 제목을 찾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 <석양의 갱들>은 이태리에서 제작한 마카로니 웨스턴으로서, 원래 제목은 “Giù la testa”으로서 아마 “머리를 숙여”라는 뜻인 듯하다. 이 영화가 미국에 개봉되면서 제목은 “Duck, you sucker”(수구려 X새끼야)로 바뀌었다. 그리고 몇 년 뒤에 이 영화가 미국에 다시 재개봉되면서는 제목을 “A fistful of dynamite” (주먹 가득히 다이너마이트를)로 바꾸었다. 이 영화가 유럽에서는 ”Once upon a time in the revolution(옛날 옛적 혁명에서)로, 그리고 다시 재개봉할 때는 “Once upon a time in Mexico(옛날 옛적 멕시코에서)로 바뀌었다.


영화를 감상한 후 느낌은 “Duck, you sucker”라는 제목이 어울릴 듯하며, 이것이 너무 경박하다고 생각되면 “A fistful of dynamite”도 괜찮은 듯하다. 이 영화는 20세기 초 멕시코 혁명을 배경으로 아일랜드 출신의 폭파 전문가와 멕시코의 무식한 갱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1971년 이태리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은행을 털려는 멕시코 시골의 가족 갱단이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혁명에 휩쓸리게 되고, 그 와중에 본의 아니게 혁명영웅이 되어버리는 이야기이다. 스토리와 사건 전개는 코믹한 편이나 시간이 지날수록 비장한 분위기와 슬픈 스토리가 되어버린다.

후안은 멕시코 시골의 가족 갱단이다. 그는 늙은 아버지와 그리고 몇 명인지도 모를 아들들을 데리고 지나가는 마차를 터는 등의 강도질로 먹고 산다. 멕시코 황야를 어떤 고급 마차가 달린다. 남루한 옷의 시골 농부가 마차를 태워달라고 간청한다. 마차 승객인 부자들과 귀부인들은 그 시골 농부를 멸시하고 조롱한다. 그러나 곧 십여 명의 무리의 갱단이 출현하고, 그들은 마부들과 경호원을 죽이고, 승객들을 모두 잡는다. 그리고 가진 모든 것을 빼앗고 그들을 발가벗겨 돼지우리에 던져 넣은 후 놓아준다. 마차를 탄 농부는 후안이며, 마찰을 습격한 갱들은 그의 아들들이다. 그는 아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도 모른다.


후안 일가족은 좀 더 큰 한탕을 위해 미국에 가서 은행을 털려고 한다. 그러던 중 미국인인 숀(제임스 코반)을 만난다. 숀은 폭파 전문가로서 아일랜드에서 혁명을 위해 활동을 하다 동료의 배신에 절망하여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래서 그는 혁명에 대해 동조적이면서도 시니컬한 태도를 보인다. 후안은 숀의 폭파 실력에 놀라면서, 함께 미국에 가서 은행을 털자고 유혹한다. 숀은 그럴 마음이 전혀 없지만, 후안이 숀의 오토바이를 못쓰게 만든 바람에 할 수 없이 그들과 행동을 함께 한다.


때는 멕시코 혁명 시기. 판초 비야를 지도자로 하는 혁명군들은 멕시코 각지에서 독재정권에 대항하여 싸운다. 멕시코의 큰 도시에 간 숀과 후안은 은행을 습격한다. 그런데 둘은 은행을 폭파하고 은행 안으로 난입하나 은행 안에는 돈이 한 푼도 없다. 그 대신 정치범들이 가득 잡혀 있다. 독재정권의 정부군이 은행의 돈을 빼돌리고 그 자리를 정치범 수용소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 바람에 후안은 졸지에 독재에 저항하는 정치범들을 구출한 혁명 영웅이 된다.

혁명군들은 탈출한 정치범들과 힘을 합해 정부군에게 대대적인 반격을 가할 작전을 세운다. 그러나 혁명에는 관심이 없는 후안은 혁명군을 빠져나와 미국에 가서 은행강도 짓을 하기로 한다. 그런데 누군가의 밀고에 의해 혁명당원들은 모두 살해되거나 체포되고, 후안의 아들들도 모두 학살당하고 만다. 모든 가족을 잃은 후안은 복수의 이빨을 간다. 정부군에 체포된 혁명군들은 잔인하게 총살에 처해진다. 수많은 혁명군이 무자비하게 살해되는 현장은 마치 킬링 필드를 연상시킨다. 이제까지 코믹하게 진행되어 왔던 영화는 이때부터 비장하고 슬픈 분위기로 바뀐다.


숀은 폭파 기술을 이용하여 그들을 추격하는 약 1개 중대의 정부군을 계곡에서 몰살시켜 버린다. 그런 숀의 폭파 기술에 후안은 전율한다. 그리고 둘은 미국으로 탈출하기 위해 정부군이 탄 기차에 숨어들어간다. 이 기차에는 시민들로부터 귀금속을 약탈한 독재 정권의 간부가 타고 있다. 이 기차를 혁명군들이 습격한다. 후안과 숀은 혼란 중에서 도망가려는 독재 정권의 간부를 사살하고, 그가 가진 막대한 보석을 빼앗는다. 혁명군은 기차를 완전히 장악하였다.

그러나 이때 혁명군의 대부대가 이들을 치러 온다는 소식이 전달된다. 이미 도주하기는 때가 늦었다. 혁명군들이 패배감에 갈팡질팡할 때 숀은 대담한 작전을 구상한다. 열차에 폭약을 가득 싣고, 달려오는 정부군의 기차와 정면충돌하는 작전이다. 그는 혁명군들을 정부군에 밀고한 의사를 기차의 화부로 태우고, 정부군 기차를 향해 달려간다. 마침내 기차는 정부군의 기차와 대충돌을 하게 되며, 정부군은 완전히 혼란에 빠진다. 이 틈에 혁명군은 대대적인 반격을 가하여 정부군에게 대승리를 거둔다. 이 싸움의 와중에서 숀은 정부군 장교가 쏜 총에 맞고, 죽어 간다.


이 영화에서 숀은 후안이 위기를 겪을 때마다 폭약을 터트려 구해준다. 그러면서 폭약을 터트리면서 후안에게 외치는 말이 “Duck, you sucker”(수구려, X새끼야)이며, 이것이 그대로 미국 개봉 시 이 영화의 제목으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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