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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l 25. 2022

영화: 마지막 군단(The Last Legion)

아서왕 할아버지의 이야기_잉글랜드의 왕이 된 최후의 로마 황제

로마는 기원전 500년 경 로물루스( Romulus)에 의해 건국되었다. 로물루스는 그리스에 의해 멸망된 트로이의 후예라고 하니 나중에 로마가 그리스를 멸망시키고 식민지로 삼았으니, 선조의 원수를 갚았다고 하여야 할까? 이루 로마는 공화정을 거쳐 황제가 통치를 하는 대제국으로 성장하였다. 그 후 로마는 서로마제국과 동로마제국으로 분리되었고, 이태리에 자리 잡고 있는 서로마제국은 5세기 말에 멸망하였다. 이때 마지막 황제가 로물루스 아우구스투스였다. 시조와 마지막 황제의 이름이 같은 것은 우연이겠지만, 아이로니컬 하다. 


영화 <마지막 군단>(The Last Legion)은 로마 멸망 후 최후의 황제 로물루스의 이야기를 다룬 판타지 물로서, 2007년 영국, 이태리, 프랑스 등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5세기 중엽 로마제국은 서쪽으로는 스페인에서부터 시작하여 갈리아(현재의 프랑스), 게르마니아(현재의 독일) 남부, 브리타니아(지금의 잉글랜드), 동유럽 남부, 그리스, 중동의 거의 전부, 이집트를 비롯한 아프리카 북부를 통치하는 대제국이다. 그러나 내정은 혼란스럽기 그지없어 황제는 수시로 바뀌었으며, 북방의 야만족들은 빈번히 로마를 침략하여 약탈을 하곤 하였다. 

이러한 시기 로물루스 아우쿠스투스(Romulus Augustus)은 불과 12살에 로마제국의 황제에 등극하려고 한다. 그러나 황제 등극 전날 바바리안의 하나인 고트족의 장군 오도카세르(Odoacer)가 부대를 이끌고 로마시 외곽에 자리를 잡는다. 그들은 로마 황제에게 로마제국을 계속 지원할 테니 자신들이 점령하고 있는 지역의 통치권을 인정해 달라는 요구를 한다. 그러나 로마제국의 황제 오르스테스는 이를 거절하고, 다음날 로물루스에게 황제 자리를 양위한다. 


그날 밤 오도카세르는 군대를 이끌고 로마를 기습한다. 전황제 부부를 죽이고, 어린 황제 로물루스를 잡아 감옥에 가둔다. 로물루스의 아버지는 아들 로물루스가 황제에 즉위하기 전 제4군단장인 아우렐리우스에게 아들의 경호를 맡기나, 아우렐리우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로물루스는 포로가 된 것이다. 그리고 오도카세르는 카프리 섬에 있는 감옥에 로물루스를 가둔다. 아우렐리우스는 전황제의 스승인 암브로시누스(Ambrosinus)와 비잔티움에서 온 미라라는 여전사, 그리고 그를 따르는 소수의 무리를 이끌고 로물루스의 구출에 나선다. 


감옥에 갇힌 로물루스는 지하 뇌옥에서 줄리어스 시저의 동상을 발견하고, 시저의 검을 얻게 된다. 시저의 검은 황제를 상징하는 증표이다. 시저의 검에는 이 검을 가진 사람이 브리타니아의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이 새겨져 있다. 로물루스를 무사히 구출한 구조대는 고트족의 추격을 피해 브리타니아로 도피한다. 브리타니아에는 로마제국의 전설의 제9군단이 주둔해 있다. 제9군단의 힘을 빌려 로마를 되찾으려는 것이다. 


천신만고 끝에 로물루스 일행은 브리타니아에 도착한다. 그러나 그들이 애타게 찾아온 제9군단은 보이지 않는다. 제9군단의 주둔지였던 하드리아누스 성벽 안은 사람이 살지 않는 폐허로 변해있다. 그러나 곧 로물루스 일행은 제9군단의 병사들이 평범한 백성으로 변하여 마을 이곳저곳에서 흩어져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브리타니아는 이미 보르트긴이라는 포악한 지배자에 의해 통치되고 있었다.  로물루스 일행을 추격해온 고트족은 보르트긴과 손을 잡는다. 보르트긴은 마을 족장에게 로물루스를 넘기라고 요구한다. 마을 족장은 과거 제9군단 사령관이었다. 그러나 족장은 이를 거부하고, 과거의 제9군단에 소속된 일부 병사들을 모아 보르트긴과 고트족 연합군에 대항하여 싸운다. 로물루스 일행과 족장, 그리고 그를 따르는 소수의 병사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고트족과 보르트긴 연합군과 싸우나 전황은 점점 불리해져 패배가 눈앞에 다가왔다. 이때 용의 군단인 제9군단이 등장하고, 이들은 단숨에 적을 무찌른다. 로물루스는 브리타니아의 왕의 자리에 오른다. 


왕좌에 오른 로물루스는 앞으로 다시는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선언하고, 가지고 있던 시저의 검을 허공으로 던진다. 허공으로 던진 시저의 검은 날아가 궁전 앞에 있는 큰 바위에 박히게 된다. 바위에 박힌 시저의 검의 칼에는 에스컬리버(Escalibur)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다시 화면은 바뀌어 어린 아서(Arthur)는 멀린의 손을 잡고, 멀린으로부터 에스컬리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렇다. 로물루스는 아서왕의 할아버지였던 것이다. 로마에서 쫓겨난 마지막 황제 로물루스는 영국으로 건너와 왕이 되고, 그 자손인 아서는 영국의 전설의 영웅이 되어 왕좌를 잇게 된다. 그리고 그가 가졌던 시저의 검이 바로 엑스컬리버였던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은 아서왕은 왕이 되기 전 두 번 보검을 얻게 된다. 하나는 누구도 뽑지 못하였던 성 앞 바위에 박힌 검을 뽑은 것이고, 나중에 아서왕의 상징이 된 엑스컬리버는 호수의 여신으로부터 얻은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시저의 검은 성 앞 바위에 꽂힌다. 그리고 그 칼에는 엑스컬리버(Excalibur)가 아니라 에스컬리버(Escalibur)라는 문양이 새겨져 있다. 어느 게 어느 건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로물루스를 도왔던 전 황제의 스승은 바로 마법사 멀린이었다.


로마황제를 영국 왕실에 연결하는 이 영화는 조금 엉뚱하다는 생각도 든다. 처음에는 전쟁물처럼 보이다가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점점 더 판타지로 흘러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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