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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l 25. 2022

영화: 인간농장(The Farm)

동물이 인간을 사육하는 목장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은 독재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동물들 간의 권력투쟁을 그린 이야기이다. 영화 <인간농장>(The Farm)도 이와 비슷한 영화인가 생각했더니, 그게 아니고 이 영화는 인간들이 동물을 사육하고 식용하는 현실과 받대로, 동물들이 인간을 사육하고 식용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2018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젊은 커플이 여행을 떠난다. 어느 시골 마을에 식당에 들러 숙소를 물어보자 근처의 모텔을 알려준다. 커플은 식당에서 알려준 모텔을 찾아가 거기서 숙박하기로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낡은 모텔에는 다른 손님이 없다. 커플은 뭔가 이상함을 느끼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는지라 그 모텔에서 묵게 된다. 


아침이 되어 일어나자 그들은 누군가에 의해 납치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자는 작은 철창에 갇혀있고, 남자는 보이지 않는다. 이때 동물의 탈을 쓴 인간이 나타나 여자를 어디론가 데리고 간다. 여기서 이 영화에 대해 결정적으로 중요한 의문이 떠오르는데, 이 동물의 탈을 쓴 인간이 그냥 보이는 그대로 동물 탈을 쓴 범죄자들인지, 아니면 동물을 표현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영화의 내용으로 보자면 동물을 표현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고 한다면 영화가 너무 유치하다. 아무런 분장 없이 탈 바가지 하나 달랑 씌워놓고, 그것을 인간을 사육하는 동물이라 하니 요즘같이 영화기술이 발전한 시대에 너무 무책임하다. 

여하튼 이때부터 여자에게는 그야말로 악몽 같은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소의 탈을 쓴 인간이 여자를 데리고 간 곳에는 다른 철창이 있고, 그 안에는 자신의 애인을 비롯한 남자들이 갇혀있다. 그뿐만 아니다. 동물들은 인간들을 해체하여 고기를 만들며, 여자들을 사육하여 젖을 짜고 있다. 그렇다. 여기는 바로 동물들이 인간을 사육하고 그 고기와 젖을 짜는 인간농장, 인간목장이었던 것이다. 


여자는 동물들이 없는 틈을 타서 탈출을 시도한다. 몇 차례의 위기를 넘긴 후 겨우 밖으로 탈출할 수 있는 버스에 올라타는데, 맙소사! 그 버스 안에는 동물들이 한 차 가득히 타고 있다. 이것을 보고 여자가 절망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영화는 내용상으로는 공포영화라 할 수 있다. 동물들이 인간 고기를 얻기 위하여 인간을 해체하는 장면도 나온다. 그렇지만 이런 스토리에 비해서는 실제로 공포스러운 장면은 그다지 등장하지 않는다. 


약간의 특이한 이야기를 가지고 작은 비용을 들여 싸게 제작한 B급 영화이다. 영화는 혐오스러운 내용인데, 그렇다고 해서 특별한 긴장감이나 재미도 느낄 수 없다. 그냥 싸구려 영화의 하나로 추천할 만한 영화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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