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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l 26. 2022

영화: 쓰리 빌보드

딸의 죽음에 대한 복수는 엉뚱한 방향으로...

영화 <쓰리 빌보드>(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는 죽은 딸의 복수를 위해 나선 엄마를 그리고 있는데, 그녀의 복수심은 생각지도 못한 사건을 가져오며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 영화는 2017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남편과 이혼하여 딸과 단 둘이 살고 있던 말드레드는 사랑하는 자신이 딸이 강간을 당하여 죽었다. 그러나 그 사건에 대한 수사는 지지부진 범인을 잡을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딸의 사건에 경찰이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계획을 꾸민다. 도로 가에 거의 사용되지 않은 3개의 큰 간판이 있다. 그녀는 그 3개의 간판을 통째로 빌려 각각 “내 딸은 죽어가면서 강간당하였다”, “어떻게 된 것인가 월러비 서장”, “아직도 못 잡았다고”라는 세 개의 큰 문구를 게시하였다. 큰 도로 가에 세워진 이 입간판은 단연 사람들의 화제에 오르내렸다. 


이 입간판을 보는 사람들은 경찰의 태만과 무능을 질타하였다. 그러나 경찰은 오히려 이 사건에 대해 열심히 수사하고 있는 자신들을 매도한다고 분노를 터트린다. 여하튼 이 일이 계기가 되어 다시 경찰은 재수사가 시작되는데, 이때 경찰서장인 월러비가 총으로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월러비는 유서에서 자신의 자살은 결코 말드레드의 간판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췌장암에 걸렸기 때문이며 죽음과 싸우는 자신의 모습을 가족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 밝혔다. 그리고 말드레드가 범인을 꼭 잡기 바란다는 당부의 말도 추가하였다. 

그렇지만 이러한 유서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말드래드가 월러비를 모욕하였기 때문에 그가 자살하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말드래드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말드래드는 이러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딸의 복수를 위해 범인을 잡겠다는 결심에는 변함이 없다. 폭력적인 경찰인 딕슨은 월러비 서장에게 아주 동정적이다. 그는 3개의 빌보드가 서장을 모욕하고 있다고 생각하여 빌보드를 불태우며, 그 과정에서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 


말드래드는 빌보드 방화가 경찰의 짓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녀는 빌보드 방화에 대한 보복과 수사에 적극 나서지 않는 경찰을 자극하기 위해 경찰들이 모두 퇴근한 무렵을 노려 밤에 경찰서에 불을 지른다. 그러나 경찰서 안에는 딕슨이 있었고, 딕슨은 화상을 입으면서도 말드래드 딸의 사건기록을 가지고 빠져나온다. 딕슨은 술집에서 우연히 강간살인을 자랑하는 떠돌이 깡패들의 대화를 듣고, 그들에게 싸움을 걸어 그들의 DNA를 채취해온다. 그러나 그들은 말드래드 딸을 죽인 범인들이 아니며, 다른 강간 살인사건의 범인들이다. 말드래드와 딕슨은 함께 그들을 응징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이 영화는 감독이 무엇인가 관객들에게 전하려 하는 강한 메시지가 있다. 그렇지만 관객의 입장에서는 무엇인가 메시지가 있는 듯하면서도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잡히지 않는 그런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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