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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n 12. 2022

영화: 더티 해리(Dirty Harry)_2

무능한 경찰간부들의 방해를 넘어 악을 제거하는 형사 칼라한

<더티 해리 3 : 집행자>(Dirty Harry 3 : The Enforcer)는 1976년에 제작되었다. 형사 칼라한이 범죄자를 소탕하는 데는 탁월한 능력을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 그의 행동이 너무나 과격하고 거치므로 경찰간부들도 그를 골치 아프게 생각한다. 그리하여 경찰서장은 해리를 강력부에서 비교적 한직인 인사부로 전속시킨다. 인사부에서 일하게 된 해리는 강력부 일을 원하는 여경을 만나게 된다. 그는 여자로서는 강력부 일이 어렵다고 거절하나, 맹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의외로 그녀가 아주 영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테러 집단인 시민혁명단이 경찰 무기고를 습격하여 중무장하여 시장을 납치하고 거액의 몸값을 요구한다. 강력반으로 복귀한 해리는 여경인 케이트를 파트너로 임명하여 둘은 시민혁명단의 본부로 진입하여 테러리스트들을 제거한다. 두 사람은 시장을 무사히 구출하나 그 과정에서 케이트는 총을 맞고 죽는다. 범죄 영화에서는 좀 맹해 보이는 스타일의 여자 경찰이 죽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이것은 좀 의외의 전개이다. 흉악 범죄에 맞서 당당히 싸우는 칼라한과 범죄단의 협박에 굴복하는 비굴한 경찰 간부들의 행동이 대조적이다. 

<더티 해리 4 : 서든 임팩트>(Dirty Harry 4 : Sudden Impact)는 3편이 나온 지 7년 만인 1983년에 제작되었다. 샌프란시스코에 악당들이 연이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살해당한 자들은 대부분 뒷골목에서 지저분한 범죄를 저지르고 다니던 양아치들이었다. 범인은 바로 제니퍼 스펜서로서, 그녀는 오래전 자신과 여동생이 여러 명의 양아치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하였다. 그 충격으로 제니퍼의 여동생은 식물인간이 되었으며, 제니퍼 자신도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법으로는 범인들을 응징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제니퍼는 스스로 복수에 나서 범인들을 응징하고 있는 것이었다. 


형사 칼라한도 이 연쇄 살인사건의 진상을 차츰 알게 된다. 그런데, 자신의 목숨이 위태롭고 그 범인이 누구라는 사실을 알게 된 범죄자들은 제니퍼를 제거하려 한다. 마지막 남은 범죄자는 경찰서장의 아들이었다. 경찰서장도 그 사실을 어렴풋이 알아차리고 그동안 칼라한을 이 사건에서 떼어놓으려 했던 것이다. 제니퍼는 범죄자의 함정에 빠져 위기에 처한다. 이때 사건의 전모를 파악한 칼라한이 등장하여 제니퍼를 구출하고 범죄자를 제거한다. 

<더티 해리 5 : 추적자>(Dirty Harry 5 : The Dead Pool)는 <더티 해리>가 처음 개봉된 지 17년이 지난 1988년에 제작되었다. 그 사이에 주인공을 맡았던 클린트 이스트우드도 나이가 상당히 들었다. 그 강인해 보였던 클린트 이스트우드도 이젠 노인 티가 난다. 


형사 칼라한이 범죄자를 체포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이자 많은 기자들이 특종을 노려 그에게 접근한다. TV 기자 사만타도 그런 기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때 유명 가수와 TV 해설가 등 저명인사들이 잇달아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과 언론은 그 범인으로서 영화감독인 피터 스완을 지목하고 있다. 그가 앞으로 죽을 사람을 알아맞히는 게임인 “데드 풀”이라는 내기를 하고, 여기에 막대한 돈까지 걸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피터 스완이 지목한 인사들이 잇달아 살해된다. 그러나 형사 칼라한은 누군가가 스완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살인 행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캘러한은 스완에게 앙심을 품고 있는 루크라는 자가 범인이며, 루크가 사만타를 잡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캘러한은 사만타를 구하고 루크를 처치한다. 

영화 <더티 해리>의 형사 칼라한은 새로운 스타일의 형사이다. 과거에는 민완 형사는 머리가 좋고 추리력이 뛰어나며 적법하게 범인을 체포하는 스타일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형사 칼라한은 다르다. 그는 범인을 잡기 위해 폭력과 고문도 서슴지 않는다. 시민들 사이로 도망치는 범인을 향해 총격도 서슴지 않으며, 격렬한 추격전으로 자동차나 기물을 파괴하는 것도 일상사이다. 그리고 악랄한 범인을 체포하기보다는 대부분 사살해 버린다. 악을 제거하기 위해 법의 한계를 일탈하여 활동하는 것, 그것이 형사 캘러한의 전형적인 스타일이다. 


지금은 범죄 영화에서 이러한 스타일의 형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 범죄 영화에서도 주인공인 형사는 범인을 쫓는 과정에서 거침없이 폭력을 휘두른다. 정보를 캐기 위하여 서슴없이 범인을 패기도 하며, 협박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리고 적법한 절차 같은 것은 아예 무시한다. 이러한 터프한 형사 스타일은 바로 더티 해리 캘러한으로부터 출발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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