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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ug 02. 2022

영화: 복수는 나의 것

복수와 복수가 연결되는 삼중의 복수극

복수를 소재로 하는 영화의 경우 초반에는 관객들이 흉악한 악당의 천인공노할 범죄에 처절하게 당하는 주인공의 처지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나, 후반에 들어가 복수가 시작되면 악에 대한 응징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복수극만큼 선악의 구도가 분명한 영화가 없고, 그래서 사람들은 복수를 소재로 한 영화를 찾는지 모른다. 


그런데 영화 <복수는 나의 것>은 복수를 소재로 한 영화이면서 일반적인 복수극과는 다르다. 이 영화에서는 3개의 복수가 복합되어 나온다. 하나는 통쾌한 복수, 하나는 애절한 복수, 또 하나는 안타까운 복수이다. 이 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소위 “복수 3부작”의 최초의 작품으로서, 2002년에 개봉되었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이란 이 영화를 포함하여 <올드 보이>와 <친절한 금자 씨>를 말한다. 


청각 장애인인 류(신하균 분)는 고아로서 누나와 함께 살고 있다. 누나는 신부전증을 앓고 있어 신장을 이식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독하다. 류는 중소기업에 다니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데, 어느 날 장기 밀매단과 선이 닿아, 자신의 신장과 1,000만 원을 주면 누나에게 신장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장기 밀매단과 접촉하는 바람에 무단으로 결근하였다고 하여 회사에서 잘린다. 류는 장기 밀매단을 제안을 받아들여 자신이 신장을 떼주고, 그동안 저금한 돈과 퇴직금 천만 원을 그들에게 건네나 결국은 사기로 끝난다. 이때 병원에서 연락이 와서 장기 제공자가 있어, 수술비 천만 원이 있으면 바로 수술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류는 이미 장기 밀매꾼들에게 속아 돈이 한 푼도 없다.

류의 애인 영미(배두나 분)는 천만 원을 마련하기 위해 아이를 유괴하자고 제안한다. 류는 망설이나 돈만 받고 아이를 무사히 돌려보내면 아무 문제도 없다고 영미는 류를 설득한다. 결국 류는 영미의 말대로 아이를 유괴하기로 한다. 그런데 누구의 아이를 유괴할 것인가? 자기에게 돈도 제대로 주지 않고 회사에서 쫓아낸 중소기업 사장의 아이를 유괴하려고 한다. 이것이 첫 번째, 애절한 복수이다. 류는 아이를 해칠 마음은 전혀 없고, 워낙 돈이 급해 돈만 받으면 얼른 아이를 돌려보낼 작정이다. 그런데 류의 누나는 자신의 수술비 때문에 류가 아이를 유괴했다는 사실을 알고 자살해 버린다. 류는 죽은 누나를 어느 시골 강변에 묻는데, 이 과정에서 류가 한눈을 파는 사이 유괴한 아이가 사고로 익사하고 만다. 


이 세상 단 하나의 혈육이었던 누나를 잃게 된 류는 아이가 죽은데 대한 가책과 함께 장기 밀매꾼들에 대해 복수를 다짐한다. 이것이 두 번째 복수이다. 류는 혼자서 장기밀매조직을 추적하여 그들을 모두 척살한다. 악을 응징하는 통쾌한 복수이다.


류가 일했던 중소기업의 사장 동진(송강호 분)은 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 부인과 이혼하고 어린 딸과 함께 살고 있다. 그가 류를 자른 것도 류의 무단결근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워낙 사업이 어려움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그렇게나 사랑하는 딸이 유괴되어 죽었다. 동진은 회사를 정리하고 유괴범을 쫓는다. 이것이 세 번째의 안타가운 복수이다. 동진은 류를 추격한 끝에 류가 장기밀매업자를 처단한 후 그를 죽임으로써 복수를 완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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