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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ug 03. 2022

영화: 서바이블 패밀리

전기가 사라진 문명사회,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어릴 때 읽은 만화 가운데 “만약에 세상에서 XXX 가 없어진다면”이라는 것이 있었다. 만약에 세상에서 어느 날 갑자기 종이가 없어진다면? 석유가 없어진다면? 자동차가 없어진다면?... 등을 내용으로 하는 만화로서,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당연히 하는 존재들이 갑자기 없어진다면 세상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내용으로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러한 주제는 한 때 일본에서 유행하여 책이나 만화로서 인기를 얻던 것이었다. 


영화 <서바이블 패밀리>는 어느 날 갑자기 전기가 없어지는 일이 발생하고, 그러한 상황에서 한 가족이 살아남는 이야기를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2017년 일본에서 제작되었다. 어느 날 돌연 원인불명의 사고로 일본 전체에서 전기가 사라져 버렸다. 


전기가 사라지면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가 현대 문명사회에서 누리고 있는 대부분의 일들이 스톱되고 만다. 단순히 전등을 못 켜고, TV를 못 보고,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탈 수 없는 정도가 아니다. 우선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다. 당연히 화장실은 사용도 할 수 없게 된다. 모든 교통수단은 올 스톱된다. 화물 운송에 차질이 생겨 먹을 것을 비롯한 생필품도 구입할 수 없게 된다. 즉, 도시생활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것을 구입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는 것이다. 


동경 시내에 살고 있는 스즈키 일가는 전기가 사라진 지 며칠도 안되어 이미 절박한 상황에 직면하였다. 전기가 없으니 뉴스도 못 들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차 알 수 없다. 그러한 때 서일본 쪽으로 가면 전기가 들어오므로, 그리로 가면 살 수 있다는 소문이 떠돌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스즈키 일가 4인(부모와 아들, 딸)은 장인 부부가 살고 있는 일본의 남쪽 끝 가고시마(鹿児島)에 가기로 한다. 동경에서 가고시마까지는 고속철도인 신칸센으로도 8-9시간은 걸리는 거리로서, 아마 1,500킬로미터는 족히 될 것이다. 자가용 자동차는 물론 대중교통도 전혀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4 식구는 자전거를 타고 서쪽으로 출발한다. 

이미 생필품이 동나가는 상황에서 돈은 거의 무용지물이다. 거리는 탈출하려는 동경 시민으로 가득 차있다. 이들에게는 생수 한 병 구하는 일도 보통이 아니다. 스즈키 일가는 고속도로를 자전거로 달리며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어려운 상황을 이용하여 이익을 챙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약탈하는 사람, 그리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들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전기가 없어진 상황에서 도시는 완전히 자체 생존력을 잃고 만다. 그렇지만 시골은 식량과 물, 기타 생필품에 그다지 불편한 것이 없다. 


처음 동경을 출발하였을 때만 하더라도 가족들은 그런대로 여유가 있었지만, 며칠이 지나지 않아 극한의 생존 상황으로 내몰린다. 그들은 쌀 한 톨, 물 한 모금이 얼마나 소중하고, 서로를 도우려는 인정이 얼마나 고마운가를 몸으로 느낀다. 삶과 죽음을 오가는 어려움 끝에 마침내 가족은 가고시마의 외할아버지 집에 도착하여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전기는 다시 들어오고 스즈키 가족은 동경으로 돌아갈 희망에 들뜬다.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 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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