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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ug 04. 2022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싱가포르를 무대로 한 현대판 신데렐라 이야기

우리는 흔히 여자가 자기는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단지 남자를 잘 만나 행운을 얻는 이야기를 “신데렐라 이야기”라 한다. 그런데 신데렐라 동화를 읽어 보면 신데렐라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물론 그녀가 왕자님에게 선택을 받은 것은 미모라는 그녀의 타고 난 행운에 힘입은 바 크지만, 그 외에도 그녀는 착한 마음씨와 계모와 언니들의 구박에도 굴하지 않는 용기를 가졌다.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Crazy Rich Asians)은 결혼을 약속한 자신의 애인이 알고 보니 세계적인 갑부의 후계자였으며, 주위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사랑으로 이를 극복하여 결혼으로 골인한다는 내용의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라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미국에서 2018년 제작되었다. 


뉴욕에 사는 레이철은 젊은 나이에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재원으로서, 유명 대학의 교수이다. 그녀에게는 닉이라는 싱가포르 출신의 애인이 있어 서로 결혼을 약속하고 있다. 닉은 레이철에게 그의 절친한 친구가 싱가포르에서 결혼을 하니 함께 참석하고, 간 김에 자신의 가족들을 소개시켜 주겠다고 한다. 레이철은 닉이 싱가포르에서 미국으로 유학 와 공부를 마친 후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는 정도만 알지 그의 이력이나 배경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다. 

그런데 싱가포르에 도착하여 알고 보니 닉은 싱가포르 제일 갑부의 후계자였다. 그 집안의 재산은 수십조 원에 이르며, 세계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들어갈 갑부였다. 싱가포르의 중요한 기업들은 대부분 닉의 집안의 소유였다. 닉이 애인을 데리고 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교계의 인사들은 모두 선망과 질투의 시선을 보낸다. 그들은 하나같이 싱가포르의 대부호의 아들 딸로서 아무 재산도 없는 미국 여자가 싱가포르 최고 갑부의 후계자와 결혼한다는 사실이 도무지 탐탁지 않다. 


닉의 가족들도 레이철을 그다지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다. 닉의 어머니(양자경 분)는 그녀에게  노골적인 적대감을 보인다. 그렇지만 가문의 최고 권력자인 할머니는 한편으로는 따뜻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냉철한 눈으로 레이철을 평가한다. 주위의 질시와 질투, 그리고 방해에도 불구하고 레이철의 당당함과 레이철에 대한 닉의 사랑, 그리고 레이철의 친구들의 적극적인 도움에 힘입어 마침내 두 사람의 결혼은 가족으로부터 허락받는다. 

요즘 가끔 해외 뉴스를 통하여 중국의 신흥 부자들의 상식을 벗어난 돈질에 아연할 때가 있다. 이 영화에서도 모두 갑부 집안의 자제들인 닉의 친구들은 돈을 그야말로 물쓰듯 흥청망청 뿌리고 다닌다. 가히 크레이지 아시안이라 할 만하다. 정말 싱가포르의 중국계 갑부의 자제들이 그렇게 생활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마음 편히 볼 장면들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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