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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n 16. 2022

영화: 분홍신

새로운 유형의 공포 영화, 그러나 너무나 통속적인 결말

그림 동화에 나오는 분홍신은 공포의 상징이다. 분홍신을 신은 여자들은 죽을 때까지 춤을 추며, 신발을 벗고 싶어도 벗을 수 없다. 분홍신의 저주로부터 빠져나올 유일한 방법은 신발을 신은 발을 자르는 것이다. 영화 <분홍신>은 그림동화의 이 분홍신 이야기를 모티브로 제작한 것 같다. 분홍신은 탐욕의 상징이며, 분홍신을 빼앗아 신은 사람은 발목이 잘려 죽는다. 이 영화는 2005년 제작되었다. 


어느 여고생이 늦은 밤 지하철 승강장에서 예쁜 분홍신을 발견한다. 여고생이 분홍신을 주어 한쪽을 신는 순간 알 수 없는 들뜸과 흥분을 느낀다. 이때 다른 여고생이 등장하여 그 신발을 빼앗아 도망간다. 뺏은 분홍신을 신은 여고생을 누군가가 따라온다. 두려움에 달아나는 소녀는 발목에 통증을 느낀다. 발을 내려다보니 발목이 잘리고, 발이 없어져 버렸다. 그 여고생은 시체로 발견된다. 


부유한 남편과 결혼하여 유복한 결혼생활을 보내고 있던 선재(김혜수 분)는 지하철에서 분홍신을 발견한다. 몰래 분홍신을 집으로 가져온 선재는 분홍신을 보는 순간 도취감과 설레임을 느낀다. 그렇지만 그녀의 딸 태수가 분홍신을 갖고 싶어 한다. 분홍신을 가지려는 딸과 빼앗기지 않으려는 엄마 사이에 격렬한 싸움이 벌어진다. 이때 선재의 후배가 그녀의 집을 찾아오고, 분홍신을 발견한 그 후배는 선재 몰래 분홍신을 훔쳐 달아난다. 분홍신을 신은 후배는 교태로운 모습으로 변모하나 다음날 그녀도 발목 잘린 시체로 발견된다. 

선재는 남편이 바람을 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딸 태수를 데리고 집을 나온 선재는 앞으로 딸과 살아가기 위해 병원을 개업하기로 한다. 그녀는 병원 인테리어 일을 인철에게 맡기며, 이를 계기로 인철과 가까워진다. 그러나 선재는 인철도 다른 여자와 사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선재는 분홍신의 저주로 괴사건이 일어났다고 생각하고, 분홍신을 버린다. 그러나 분홍신은 버려도 버려도 다시 선재에게 돌아온다. 그리고 선재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차례로 죽는다. 


선재는 분홍신의 비밀을 찾아 나선다. 분홍신은 옛 일제 강점기에 옥이란 무용수가 신었던 신발이었다. 그녀는 애인에게 배신당하고 난 후 애인과 불륜 상대인 케이꼬를 죽이고 자신도 죽었다. 바로 그 옥이의 혼령이 선재의 몸에 전이하여 선재는 이중인격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렇다. 지금까지 분홍신 때문에 일어난 수많은 살인사건은 모두 선재가 저질렀던 일이었다. 선재는 분홍신에 얽힌 이야기와 자신 주위에 일어났던 살인사건의 진상을 알게 된 후, 기괴한 웃음을 지으며 분홍신을 품에 안고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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