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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n 15. 2022

영화: 환상의 커플(Overboard)

거짓말이 현실로 되어버린 사랑 이야기

과거의 일을 기억 못 하는 “기억상실증”은 가끔 영화의 좋은 소재가 된다. 그러한 영화는 대개 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이 새로이 여자와 사귀게 되는데, 나중에 기억이 돌아와서도 그 여자와 사랑을 이어간다는 뻔한 스토리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영화 <환상의 커플>(Overboard)도 바로 이러한 영화 가운데 하나인데, 이 영화는 1987년에 제작된 같은 제목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것으로서 2018년에 개봉되었다. 


케이트는 혼자서 딸 셋을 키우며 살아가고 있는 싱글 맘이다. 그녀는 피자 배달일과 카펫 청소일을 하면서 간호사가 되기 위해 틈틈이 간호사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 아주 성실한 여성이다. 반면 레오나르드는 세계적인 거부의 아들로서 매일매일을 호화 요트에서 미녀들에게 둘러싸여 파티로 날밤을 지새우고 있다. 어느 날 케이트는 카펫 청소를 위해 레오나르드의 요트에 있는 그의 방에 오게 된다. 레오나르드는 그녀에게 이것저것 심부름을 시키는 등 갑질을 한다. 레오나르드의 명령을 거부한 케이트는 요트에서 쫓겨나고, 청소 도구도 잃어버려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날 밤 레오나르도는 요트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다. 간신히 구조된 레오나르도는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지만 사고로 인해 기억을 잃어버려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른다. 청소일로 병원에 간 케이트는 레오나르도가 거기에 입원해 있고, 또 그가 기억을 모두 잃어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케이트는 잘 되었다고 생각하고, 지난날의 복수로 레오나르도가 자신의 남편이라고 믿게 하고 실컷 일을 부려먹으려고 한다. 그녀는 모든 서류를 준비하여 레오나르도는 케이트가 자신의 아내라 생각한다. 


케이트의 집에 온 레오나르도는 케이트의 남편이자 세 딸의 아버지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케이트의 말에 따라 집안의 크고 작은 일을 모두 처리하며, 또 건설현장의 막노동꾼으로 일하며 가사를 도운다. 그러면서 같은 막노동꾼들인 이웃과도 친분을 쌓아간다. 레오나르도가 완전히 자신의 남편이라 믿고 있고, 또 딸들과의 사랑이 깊어짐에 따라 케이트의 걱정도 커진다. 언젠가는 레오나르도에게 진실을 알려야 하는데, 그와의 관계가 너무나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케이트 자신도 레오나르도를 사랑하게 되고, 딸들도 그를 진심으로 아빠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한편 레오나르도가 죽은 것으로 생각한 그의 아버지는 레오나르도의 장례를 치르기로 한다. 그리고 그의 전재산을 탐욕스런 장녀, 즉 레오나르도의 누나에게 물려주려 한다. 결국 케이트는 레오나르도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그 사실을 레오나르도의 아버지에게도 알린다. 레오나르도의 아버지는 크게 기뻐하여 다시 자신의 전재산을 레오나르도에게 물려주고, 케이트와의 인연은 끊으라고 한다. 이렇게 레오나르도가 탄 요트는 멀어져 가는데, 케이트는 이웃들의 격려에 힘입어 레오나르도를 찾으려고 한다. 멀리 요트 위에서 케이트가 다가오는 것을 본 레오나르도는 자신의 전재산과 케이트 중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는 그의 아버지의 말에 지체 없이 케이트를 선택하고, 케이트를 향해 바다로 뛰어든다. 과거의 방탕했던 생활로부터 새로이 알게 된 가족의 행복을 알게 된 그로서는 필연적인 선택이기도 하였다. 


코미디 로맨스 영화로서, 뻔한 통속적인 이야기라 할 수도 있지만 아주 재미있게 본 영화였다. 훈훈한 가족의 사랑 이야기도 좋았지만, 같은 막노동 일을 하는 이웃들과의 우정도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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