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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l 29. 2022

영화: 광동십호와 후오호(廣東十虎與後五虎)

전설의 쿵푸 고수 총출동

중국 광둥 지방은 청나라 말기 권법이 크게 성행하던 지역이었다. 광동 지방은 중국 대륙의 거의 최남단에 해당되기 때문에 광동 지방에서 성행하였던 권법을 통칭 남권(南拳)이라 부르기도 한다. 청나라 말기 남권을 대표하는 10인의 고수를 광동십호(廣東十虎)라 한다. 광동십호에는 우리가 중국 무협영화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인물들이 여러 명 포함되어 있다. 광동십호의 바로 다음 세대로서 광동십호에 버금가는 고수들이 나오는데, 이들을 광동후오호(廣東後五虎)라 한다. 영화 <광동십호여후오호>(廣東十虎與後五虎)란 “광동십호와 광동후오호”라는 뜻인데, 광동십호와 광동후오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서, 1979년 홍콩에서 제작되었다. 


광동십호(廣東十虎)는 모두 실존인물이다. 이 중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홍가권(洪家拳)의 황기영일 것이다. 그는 쿵후 영화의 단골 등장인물인 바로 그 유명한 황비홍(黃飛鴻)의 아버지이다. 그리고 금완철쾌(金碗鐵筷)의 소찬(蘇灿)도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데, 그의 별칭은 소걸아(蘇乞儿)로서, 소찬을 모르는 사람들도 소걸아라고 하면 “아하”라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리고 철선권(鐵線拳)의 양곤(梁坤), 속칭 철교삼(鐵橋三)도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다. 이외에 광동십호로는 협가권(俠家拳)의 왕은림(王隐林), 구룡권(九龍拳) 황징가(黄澄可), 흑호문(黑虎門)의 소흑호(蘇黑虎), 칠성권(七星拳)의 여인초(黎仁超), 철지(鐵指) 진철지(陳鐵志), 담가삼전(譚家三展), 담제균(譚齊均), 팔괘곤(八卦棍) 주태(周泰) 등이 있다. 

영화 <광동십호여후오호>는 이들 광동십호와 그다음 세대인 후오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이렇게 15명의 쿵푸 고수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 이야기의 전개가 아주 산만하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그냥 이 15명의 고수들을 대충 소개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이 15명의 고수들은 그리 대단한 일로 결투를 벌이는 것도 아니다. 도박장에서의 다툼, 사소한 오해 등으로 서로 주먹을 주고받는다. 그러다 보니 스토리에 자연스러운 흐름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구태어 줄거리를 소개할 마음도 내키지 않는다. 


요즘 중국 전통무술이 수난이다. 유튜브를 보면 중국 무술 고수들이 망신당하는 이야기가 수도 없이 넘치고 있다. 이들 고수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면, 쿵후 영화나 아니면 쿵후 경기에서 보이는 화려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냥 뒷골목에서의 막싸움 수준이다. 내로라하는 중국 고수들이 나이를 먹은 아마추어 격투가에게 몇 초를 버티지 못하고 KO 되는 동영상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인 광동십호와 광동후오호의 실력이 실제 어느 정도였는지 궁금해진다. 그들이 UFC의 은가노와 존존스 혹은 코미어 같은 헤비급 챔피언들과 결투를 하면 어떻게 될까? 아니 헤비급 챔피언이 아니라도 좋다. 우리나라의 김동현이나 정찬성 선수와 대결해서 어떻게 될까? 나는 그 천하의 황비홍도 김동현에게 2분도 못 버티고 KO 당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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