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요원들의 테헤란 탈출 작전
미국을 등에 입고 오랫동안 철권 독재정치를 해오던 이란의 팔레비 국왕 정권은 민중 봉기에 의해 무너진다. 그리고 철저한 이슬람 원리주의자인 호메이니가 이끄는 새로운 정권이 그 권력을 대신한다. 미국의 비호 하에 그동안 저질러졌던 독재정권에 대한 반동인가, 새로운 정권은 철저한 이슬람 원리주의로서 정치와 종교가 일체화된 반동적인 정권이었다. 새로운 정권의 등장으로 이란에서의 미국의 힘은 급속히 쇠락하고 만다. 그리고 드디어 1979년 저 유명한 미 대사관 점거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그동안 독재정권을 지원해 온 미국에 대한 분노로 이란 민중들은 미 대사관을 점령하고 직원들을 인질로 삼게 된다.
이 사건에서는 더 큰 문제가 숨어있었으니, 바로 이란에 파견된 미국 CIA 요원들의 신변 문제였다. 이들은 대사관 직원으로 신분을 속이고 그동안 이란에서 스파이 활동을 해왔던 것이다. 이들이 만약 CIA 요원이라는 것이 탄로 난다면 그들은 스파이 혐의로 이란에서 중형을 선고받을 것이 명약관화하였다. 미국은 트릭 작전을 펼쳐 이들을 무사히 이란 국외로 도피시켰다. 영화 <아르고>(Argo)는 바로 이 사건을 영화화한 것으로서, 2012년에 제작되었다.
테헤란의 미국 대사관이 성난 이란 민중들에게 점령당하자 대관에 있던 6명의 CIA 요원들은 캐나다 대사관으로 피신한다. 캐나다 대사도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그는 일단 혈맹인 미국의 정보요원을 숨겨는 주었지만, 이 사실이 발각날 경우 스스로도 큰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리고 이란 혁명군이 그 사실을 아는 것도 시간문제라 짐작되었다.
이러한 급박한 상황에서 CIA 구출 전문 요원인 토니 멘데스가 투입된다. 그는 대담한 작전을 세운다. <아르고>라는 가짜 SF영화를 테헤란에서 촬영하는 것으로 하여 CIA 요원들을 영화 스태프로 위장하여 이들을 탈출시킨다는 계획이다. 토니는 할리우드 제작자들과 협력하여 가짜 시나리오를 만들고 로케이팅 장소 물색이라는 명목으로 테헤란에 잠입한다. 그리고 CIA 요원들과 접촉하여 그들에게 영화 스태프로서의 교육을 시킨다.
위험성이 매우 높은 작전이었지만, 작전은 성공적으로 수행되어 마티스 일행은 CIA 요원들을 이끌고 테헤란 공항으로 향한다. 그러나 뒤늦게 이 사실을 알아차린 이란 혁명 수비대는 이들을 뒤쫓는다. 공항에서 출국 수속 과정에 있던 이들은 혁명 수비대에 체포될 위험에 처하지만, 이란 혁명 수비대와 공항 직원, 그리고 정부 관리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여 비행기 이륙을 막지 못한다. 이로서 CIA 요원들은 무사히 이란을 탈출한다.
이 영화는 테헤란 미 대사관 점거, 캐나다 대사관으로의 피신 등 전반에는 상당히 따분한 느낌이 든다. 초반의 지루함에 비하여 작전이 절정을 이루는 후반은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의 연속이다. 영화의 후반을 따로 뗀다면 이 영화는 긴박감이 극도에 이르는 쓰릴과 서스펜스를 느끼지만, 중반까지는 사실 상당히 지루한 느낌이 들어 나로서는 높은 평가를 주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