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형 Sep 21. 2022

영화: 우리 선희

어느 날 홀연히 나타난 선희와 그녀 주위의 세 남자

영화 <우리 선희>는 대학을 졸업한 후 한동안 소식이 없다가 외국 유학을 가기 위해 교수의 추천서를 받겠다며 나타난 선희를 중심으로 하여 주위에 있는 세 남자의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2013년에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시종일관 선희와 세 남자 사이의 잔잔한 대화로서 진행되는데, 나는 이 영화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잘 이해를 못 했다. 즉, 이런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가 왜 영화가 되어야 하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는 거다. 


대학 영화과를 졸업한 선희는 무엇하나 제대로 풀리는 일이 없다. 그래서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기 위해 외국 유학을 결심한다. 선희는 대학 시절 자신을 아꼈던 최 교수를 찾아가 추천서를 써 달라고 한다. 평소에 자신을 아주 예뻐하였던 최 교수였기 때문에 추천서를 아주 잘 써줄 것이라 기대하였다. 그런데 막상 추천서를 받아본 후 그것을 띁어보고는 선희는 크게 실망을 하였다. 자신을 그다지 좋게 평가하지 않은 듯이 보였으며, 이러한 추천서로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선희는 최 교수에게 실망감을 표시하자 최 교수는 추천서를 다시 써주겠다고 한다. 

그동안 소식이 없었던 선희가 나타났다는 것을 알고, 대학 시절에 가까이 지냈던 다른 두 남자가 나타난다. 한 사람은 이제 갓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문수(이선균 역)이며 또 다른 한 사람은 역시 감독 일을 하는 재학(정재영 분)이다. 선희는 이들과 각각, 또는 함께 만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나누는 이야기가 그냥 우리가 일상생활 중에 나누는 별 의미 없는 그런 대화였기 때문에 대화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는 생각도 안단다. 


세 명의 남자들은 또 자기네들끼리 만나 선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그들이 생각하는 선희도 서로 겉돌며 그냥 하는 이야기들이다. 세명의 남자들은 선희와 만나면서 여러 가지 “좋은 충고”를 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그 충고라는 것도 무슨 심각함이 들어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여주는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선희가 최 교수로부터 다시 새 추천서를 받을 때까지의 3일 동안 선희와 그 주위의 세 남자들이 이야기가 이 영화의 전체 내용이다. 그들의 대화는 식당에서, 술집에서, 공원에서, 고궁에서 계속된다. 그런데 무슨 이야기였는지 전혀 생각은 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무슨 영화를 보았는지 조차 잘 생각이 나지 않는 그런 느낌이다. 


작가의 이전글 영화: 마타하리(Mata Hari)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