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아 크리스텔이 연기한 세기의 여 스파이 마타하리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전설적인 스파이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제1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활약한 미녀 스파이 마타하리이다. 영화 <마타하리>(Mata Hari)는 스파이 마타하리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로서 1985년에 제작되었다.
영화 이야기에 앞서 먼저 스파이 마타하리에 대해 알아보자. 그녀는 네덜란드 태생으로서 본명은 마르가레타 기이르트라위다 젤러(Margaretha Geertruida Zelle)인데, 인도네시아에서 군인과 결혼하였으나 이혼 후 다시 유럽으로 돌아왔다. 이후 그녀는 상당히 생활고에 시달렸는데, 돈을 벌기 위해 유흥업소에서 인도네시아에서 배운 춤을 추었다. 이 춤은 인도네시아의 춤에 선정적인 요소를 상당히 가미한 것인데, 그 섹시함이 소문나면서 그녀는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래서 유흥업소를 벗어나 대형 극장에서 공연하기에까지 이르렀다. 그녀는 특히 언어에 재능이 있어 영어, 불어, 독일어, 스페인어의 4개 국어를 구사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마타하리는 그녀의 예명으로서 그 뜻은 인도네시아어로 ‘태양’이라는 뜻이라 한다. 무용수로서 그녀가 인기를 얻게 되자 프랑스 사교계에 드나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독일 정보부에서 그녀에게 거금을 제시하여 스파이 활동을 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그녀가 가져오는 정보는 변변한 게 없었던 것 같다. 그러는 사이에 프랑스 측에서도 그녀가 독일의 스파이란 사실을 눈치채게 되고, 오히려 그녀를 이용하여 독일군의 정보를 캐내기 위한 이중 스파이로 활용하려 하였다. 독일 역시 이 사실을 알게 되어 다시 역정보를 흘려 그녀가 프랑스 군에 체포되도록 하였으며, 결국 그녀는 프랑스에서 사형당하였다.
그러니까 마타하리는 사실 그녀의 명성만큼 스파이로서는 뛰어난 역할을 하지 못하였다. 그녀의 미모가 워낙 뛰어나고 또 섹시한 춤으로 프랑스 고급 사교계를 뒤흔들었기 때문에 그런 명성을 얻은 것 같다.
영화 <마타하리>(Mata Hari)에서 주인공인 마타하리 역은 당시 섹시 스타로서 인기를 모으고 있던 실비아 크리스텔이 맡았다. 실비아 크리스텔은 <엠마뉴엘>에서 세계적인 섹시 스타로 떠오른 이후 <체털리 부인의 연인>, <개인교수> 등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섹시 스타로서의 명성을 드높였다.
1914년 프랑스 파리. 섹시한 춤으로 유럽의 남성들을 매료시키는 신비의 댄서 마타하리는 쇼를 위해 베를린으로 향하는 중에 열차 안에서 살인사건에 마주치게 된다. 그 일을 계기로 마타하리는 독일 육군 정보국의 칼 바이엘링 대위와 만난다. 프랑스와 독일 사이의 전쟁의 움직임이 높아가는 중, 마타하리는 두 나라의 정보전에 휘말려 들어간다. 그녀는 점차 국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여 스파이로 변신해간다.
이 영화는 마타하리를 둘러싼 2명의 경찰(프랑스의 죠르쥬 라두와 독일의 칼 폰 바이엘링)사이에 벌어지는 삼각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물론 이 이야기는 실제가 아니며 가공의 사건이다. 그녀는 이 때문에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이중 스파이로서 활동하게 된다.
라두와 바이엘링은 개인적으로는 친구 사이이지만, 전쟁에 있어서 서로 적대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명예와 개인적인 우정, 다른 한편으로는 애국심과 의무 사이에 혼란을 겪는다. 이에 비해 심리학 의사이면서 독일 지성의 제1인 자라는 에르스베스 슈라구뮬러 박사는 부도덕한 음모를 서슴치 않는 악당으로 그려진다. 마타하리는 폭탄을 이용한 프라이라인 닥터의 암살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하여 마침내 성공을 거두지만 연인인 라두에 의해 체포되어 사형에 처해진다.
스파이의 활동이란 것이 워낙 비밀에 싸여 있지만, 마타하리라면 사람들은 누구나 섹시한 면을 상상하게 된다. 이 영화도 그런 사람들의 요구에 맞추어 당시의 최고의 섹시 스타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으며, 영화도 전체적으로 섹시 무드로 이끌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