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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Nov 24. 2022

영화: 히트(Heat)

알 파치노가 출연한 범죄영화의 걸작

범죄영화 배우로서 알 파치노 만한 카리스마를 가진 배우도 흔치 않을 것이다. 알 파치노는 범죄 영화에서 범죄자로 출연하는 경우가 많고, 또 그것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영화 <히트>는 강력하고 치밀한 범죄자를 쫓는 형사로 등장한다. 영화 <히트>(Heat)는 1995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LA 경찰국 강력계에서 형사 반장으로 일하는 빈센트 한나는 이미 두 번을 이혼한 적이 있는데, 세 번째 결혼한 현재의 아내와도 심각한 갈등을 보이고 있다. 그는 범죄를 소탕하기 위해 형사로서의 임무에 열심이지만, 집안을 거의 내팽개치다시피 한 그에 대해 아내는 불만이 극에 달하여 이혼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느 날 우편 차량이 습격당하고 이를 경비하던 호송 요원 3명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한나는 이 사건이 닐 맥컬리의 짓일 것이라고 짐작한다. 그러나 닐 맥컬리는 범죄자로서 명석한 두뇌와 치밀한 행동력을 보유하여 좀처럼 꼬리를 보이지 않는다. 그는 단순히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범죄 그 자체에 목적을 두고 범죄를 저지른다. 한나와 맥컬리라는 형사와 범죄자는 서로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으며, 서로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대결한다. 

맥컬리는 영화에 등장하는 일반적인 범죄자와는 달리 자신과 사귀는 애인과 자신의 부하들을 끔찍이도 챙긴다. 그는 애인인 이디와 뉴질랜드에서 새 출발을 하기로 마음먹고, 이를 위해 은행을 털 계획을 세운다. 맥컬리는 자신에 대한 경찰의 감시에도 불구하고, 부하들을 모아 은행강도 계획을 실행하려 한다. 그리고 닐과 그의 부하들은 은행을 습격하여 막대한 현금을 훔쳐서 도망친다. 그러나 누군가의 밀고에 의해 경찰의 추격을 받게 된다.


맥컬리의 부하 가운데 마이클은 도주하면서 어린아이를 인질로 삼아 경찰과 대치하다가 경찰에 의해 사살당한다. 크리스는 경찰의 총에 큰 부상을 입는다. 맥컬리는 크리스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탈출을 희생해가면서 크리스를 의사에게 데려간다. 이 때문에 맥컬리는 도주 계획에 심각한 차질이 생긴다. 그는 애인인 이디에게 뉴질랜드로 함께 가자고 설득하며, 이디도 이를 받아들인다. 


맥컬리는 도주하면서 그를 밀고한 자가 웨인그로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공항을 향하다가 웨인그로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경찰이 감시하고 있는 호텔로 잠입한다. 감시망을 뚫고 웨인그로를 죽인 맥컬리는 뉴질랜드로 가기 위해 다시 공항으로 가지만, 한나의 추격을 받아 총격전을 벌이던 끝에 사살당한다. 

이 이야기는 다른 범죄영화와 몇 가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는 주인공인 형사 한나와 범죄자인 한나의 사생활과 인간적 고뇌가 상당히 비중 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집안 일과 경찰이라는 직업상의 임무 사이에서 번민하는 한나의 모습의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그리고 범죄자인 한나도 자신의 탐욕만을 쫓는 단순한 범죄자가 아니다. 냉혹한 범죄자이면서 부하와 그 가족을 챙기고, 자신을 배반한 밀고자는 끝까지 응징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애인에 대한 순정도 보통 범죄영화에 등장하는 범인으로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설정이다. 


영화 전반 부분은 사건 전개가 좀 느린 것 같아 약간 지루한 느낌이 있었다. 그렇지만 한나의 은행 습격부터 시작되는 후반부는 긴장감과 박진감이 넘친다. 범죄 영화로서는 아주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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