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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Sep 09. 2022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

여자 복서와 복싱 관장의 슬픈 우정

복싱을 소재로 한 영화는 가끔 제작되는데, <밀리언 달러 베이비>(Million Dollar Baby)는 복싱을 소재로 한 영화이다. 복싱 소재 영화는 대부분 남자를 주인공으로 하는데 비해, 이 영화는 여성 복서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으며, 복싱 그 자체보다 여성 복서와 그녀를 키운 늙은 관장과의 슬픈 우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클린트 이스드우드가 감독 겸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 영화는 2004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프랭키(클린트 이스트우드 분)는 낡은 복싱 도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유일한 혈육인 딸과 거의 연락을 끊고 지내고 있다. 그의 딸은 아버지가 복싱에 빠져 어머니를 내팽개쳐 죽게 만들었다고 믿고 아버지를 미워하고 있다.  프랭키는 도장 청소 일을 하는 애디(모건 프리먼 분)와 함께 자신의 제자들이 좋은 복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성심껏 지도한다. 


어느 날 프랭키의 도장에 매기라는 여자가 찾아와 복싱을 하겠다고 한다. 프랭키는 서른 살이 넘은 여자가 무슨 복싱이냐고 거절하지만, 매기는 프랭키의 차가운 대응에도 불구하고, 욕을 먹어가며 복싱 연습을 한다. 매기는 불우한 집안에서 알바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복싱을 통해 성공하려고 한다. 프랭키는 그동안 자신이 정성껏 키워낸 제자가 이제 인기를 얻어 수입이 생기려 하자 그를 배반하고 떠나버려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의 냉대에도 불구하고 열의를 갖고 성실하게 연습을 계속하는 매기에게 점점 마음을 열게 된다. 

드디어 프랭키는 매기를 훌륭한 선수로 키우기로 결심하고, 그녀를 성심껏 지도한다. 매기 또한 프랭키를 신뢰하고, 시합 주선 등 모든 일을 프랭키에게 맡기고 복싱 연습에 열중한다. 시합에 나선 매기는 승승장구한다. 프랭키는 매기가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합 스케줄을 만들고, 또 그녀를 철저히 트레이닝시킨다. 프랭키는 매기에게 항상 시합의 승부보다는 자신의 몸을 먼저 보호하라고 가르친다. 매기는 거침없이 승리를 계속하고, 이에 따라 그녀는 많은 돈을 벌게 된다. 그녀는 가족인 홀어머니와 오빠에게 집과 자동차를 사주고 많은 돈을 주지만, 그녀의 가족들은 그녀에게 고마워할 줄도 모른다. 오로지 더 많은 돈을 울 거 내는데 혈안이 되어있다. 


승승장구를 해가던 매기에게 불행이 닥친다. 큰 승부에서 상대 선수의 반칙에 의해 매기는 목 신경을 크게 다치게 된다. 그녀는 병원에 입원하지만 전신마비의 판정을 받게 되고 더 이상 회복의 가망도 없어지게 된 것을 알게 된다. 프랭키는 하루 종일 매기 옆에 붙어서 그녀를 헌신적으로 간호한다. 매기는 머리만 움직이고 말만 할 수 있을 뿐 아무것도 가능한 것이 없다. 그렇게 서서히 죽어가는 매기를 보는 프랭키는 가슴이 미어진다. 심각한 부상에도 매기는 프랭키 앞에서는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다. 그런 매기에게 프랭크는 농담도 하지만 가슴은 아프다. 

매기의 엄마와 오빠가 병원으로 찾아온다. 그들은 매기의 건강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그들의 관심은 오직 매기가 가진 돈뿐이다. 화가 난 프랭키는 그녀의 가족들을 쫓아낸다. 매기의 상태는 점점 심각해진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욕창이 생긴다. 매기도 자신이 이렇게 서서히 죽어가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매기는 마지막으로 프랭키에게 부탁한다. 자신이 편안하게 세상을 떠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한다. 즉 자신을 안락사시켜 달라는 것이다. 


이 시기는 미국에서도 안락사가 허용되지 않는 때였다. 그래서 매기는 자신이 가장 믿고 아버지같이 생각하는 프랭키에게 그 부탁을 한 것이다. 프랭키는 매기의 부탁을 거절하지만, 서서히 죽어가는 매기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결국 그녀에 대한 사랑으로 그녀를 놓아주기로 한다. 의사진이 없는 밤 시간에 입원실로 찾아온 프랭키는 매기가 편히 갈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런 후 자신도 매기와 함께 이 세상을 떠난다. 


딸에게도 버림을 받은 프랭키에게 매기는 아마 자신의 딸처럼 생각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매기가 승리를 이어갈 때도 그는 항상 매기의 건강을 걱정하고, 매기가 전신마비로 병상에 누었을 때도 딸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그녀를 지켰다. 복싱 관장과 선수가 아니라 아버지와 딸의 사랑을 그린 영화처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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