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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Sep 03. 2022

영화: 식스 센스(The Sixth Sense)

유령과 대화하는 소년과 그를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 누가 누구를 도우는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검찰 측 증인>은 소설 마지막에 나타나는 극적인 반전(反轉)으로 유명하다. 그런 때문인지 이 소설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 가운데 연극으로서 가장 많이 상영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영화 <식스 센스>(The Sixth Sense)도 마지막에 관객들에게 상상도 못 할 반전을 던져 주고 막을 내린다. 반전의 강도로 말한다면 <검찰 측 증인>을 능가한다고 생각된다. 영화 <식스 센스>(The Sixth Sense)는 1999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으로서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말콤 크로우((Malcolm Crowe) 역은 <다이 하드>로 유명한 액션 배우  브루스 윌리스가 맡았다. 액션배우로서 항상 욕을 입에 달고 다니는 브루스 윌리스가 뜻밖에 정신과 의사 역도 잘 소화하고 있다. 


말컴 크로우는 뛰어난 정신과 의사로서 그 공적을 높이 평가받아 상을 받는다. 아내와 함께 이를 자축하는 저녁, 갑자기 오래전에 자신에게 치료를 받은 적이 있던 환자가 집으로 뛰어들어 그에게 총을 발사한다. 


그해 가을 여덟 살 먹은 소년 콜 시어(콜 시어)가 엄마의 손에 이끌려 말컴을 찾아온다. 콜은 내성적인 성격으로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집에서도 거의 말이 없다. 그리고 항상 혼자서 무엇인가 하고 있어 엄마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콜이 다른 평범한 아이들처럼 지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말컴에게 치료 겸 상담을 받으러 온 것이다. 

콜은 매우 온순하고 내성적인 아이이다. 말컴은 콜이 정신적으로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진심으로 그를 도와주려 한다. 말컴은 콜에게 비밀을 꼭 지킬 테니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을 수 없는 솔직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한다. 처음에는 불신감을 갖고 있던 콜로 말컴의 진심을 알고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자신의 비밀을 하나씩 이야기해준다. 콜은 자기의 눈에는 죽은 사람의 유령이 보이고, 그 유령들은 무엇인가 계속 자신에게 호소를 한다고 한다. 말컴은 처음에는 콜의 이야기를 믿지 않았지만, 콜이 유령과 나누었다는 대화의 내용을 하나하나 확인해 나가면서, 막콜은 콜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콜은 유령들이 자기를 위협한다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 대신 자신의 억울함과 생전에 가슴에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계속 호소한다고 한다. 콜은 그런 자신이 싫지만, 유령들이 계속 자신을 찾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어 유령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또 조언도 한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유령들은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자신이 유령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유령들은 생전에 억울하였던 일, 후회하였던 일, 잘못하였던 일을 호소하고 콜은 자신이 해결해 줄 수 있는 일들은 해서 유령들의 한을 풀어주려 한다. 


말콤과 콜 간의 신뢰는 점점 깊어간다. 그러나 그에 비하여 말컴의 가정생활은 점점 위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예전에 그토록 사랑하였던 아내가 점차 자신에게 냉랭해져 간다. 자신이 말을 걸어도 아내는 제대로 대꾸도 하지 않는다. 아내에게 불만을 말해도 아내는 전혀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그리고 드디어는 아내가 다른 남자와 불륜을 저지르는 낌새까지도 느끼게 된다. 

이런 가정생활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말콤은 콜을 도우려 한다. 콜도 이제 말콤을 완전히 신뢰하여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리고 마지막 드디어 말콤은 자신이 이미 죽어 콜과 대화를 하고 있는 현재의 자신이 유령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렇다. 말콤은 지금까지 유령과 대화하는 소년을 도와주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해왔다. 그런데 실상은 자신이 유령이며, 자신이 지금까지 도와주었다고 생각했던 소년 콜은 지금까지 유령인 자신을 위해 스스로가 유령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왔던 것이다. 


이 영화는 반전(反轉) 영화로서는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검찰 측 증인>의 반전을 훨씬 넘어선다. 영화 중간중간에 말컴이 유령이라는 암시가 곳곳에 숨어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관객은 설마 하면서도 그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 영화를 모두 감상하고 난 후에야 영화 감상 중에 지나쳤던 여러 장면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었는지 비로소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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