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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Sep 04. 2022

드라마: 파이널 컷(FINAL CUT)

어머니를 죽음으로 몰고 간 선정적 언론에 대한 복수

언론의 선정적 보도는 죄 없는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드라마 <파이널 컷>(FINAL CUT)은 언론에 의해 어린이 살인범으로 낙인찍혀 마침내 극단적인 선택을 어머니의 복수를 위해 그녀의 아들이 선정적 보도를 한 방송국 직원을 응징하고, 그리고 진범을 찾는 이야기이다. 이 드라마는 2018년에 방영되었는데, 총 9회로 이루어져 있다. 일본 드라마는 너무 오랫동안 질질 끌지 않아 좋다.

경찰관인 나카무라 케이스케는 인터넷에서 사적으로 ‘MP.info.net’이라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면 가해자의 뒤를 캐어 대신 복수를 해주는 일을 한다.

케이스케는 매스컴에 원한을 품고 있다. 12년 전 케이스케의 어머니는 사설 보육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거기에 다니는 여자 아이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것이다. 경찰은 케이스케의 어머니를 참고인으로 조사하고 있었는데, 어느 TV 방송국의 고발 프로그램 <더 프리미엄 와이드>에서 아예 케이스케의 어머니를 범인으로 단정하다시피 하고 방송을 통해 그녀를 압박해갔다. 케이스케의 어머니는 사건 당일 비슷한 시간 수상한 젊은 남자를 봤다는 진술을 하였으나, 방송은 그녀의 말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방송에 의해 일방적으로 범인으로 매도당한 케이스케의 어머니는 마침내 괴로움을 참지 못해 자살하고 만다.

어머니가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으며, 방송에 의해 억울하게 죽었다고 믿는 케이스케는 어머니를 죽음으로 몰고 간 <더 프리미엄 와이드>의 방송 관계자들과 그에 협조한 경찰 간부를 응징하고자 한다. 케이스케는 <더 프리미엄 와이드>의 제작진 사무실과 회의실에 도청기와 몰카를 설치하여 그들의 대화를 도청하고, 또 비밀리에 그들의 뒷조사를 한다. 이를 통해 케이스케는 <더 프리미엄 와이드> 관계자들의 약점을 하나하나 잡아나간다.

케이스케는 <더 프리미엄 와이드>의 관계자들을 한 명씩 불러내어 그들의 약점을 쥐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 약점의 결정적인 증거가 되는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케이스케는 항상 이렇게 말한다. “이것이 당신의 라스트 컷(마지막 장면)입니다.” 케이스케에게 약점을 잡힌 방송 관계자들은 하나하나 케이스케의 지시를 따르게 된다.

케이스케에게 중요한 것은 12년 전의 어린이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는 일이다. 그는 어머니가 봤다는 “수상한 젊은이”가 범인이라고 추리한다. 그 젊은이는 보육원의 위층에 입주해있는 오가와하라(小河原) 변호사의 아들 오가와하라 쇼타(小河原祥太)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데 오가와하라 쇼타는 이미 몇 년 전에 미국 유학을 떠나 지금은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오가와하라 쇼타의 소재를 알기 위해 케이스케는 그의 여동생들인 오가와하라 유키코(小河原雪子)와 오가와하라 와카바小河原若葉)에게 접근한다. 케이스케는 유키코와 와카바 두 자매와 사귀게 된다. 물론 두 자매는 서로의 연인이 동일한 사람이라는 것을 모른다.

범인의 소재를 알기 위해 두 자매에게 접근한 케이스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녀들에 대한 마음이 사랑으로 변해간다. 그렇지만 그는 일체의 사감을 억누르고 쇼타를 찾기 위해 그녀들을 이용한다. 이러는 가운데 유키코와 와카바는 케이스케의 정체를 알게 되고, 자매가 지금까지 같은 사람과 사귀어왔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유키코와 와카바는 오빠를 지킬 것인가, 아니면 케이스케를 따를 것인가 번민한다.

이때 오가와하라 쇼타가 귀국한다. 그는 자신은 범인이 아니며 결백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쇼타에게 자신이 범인이라고 생각하면 그 증거를 제시하라며 비웃는다. TV 프로그램 <더 프리미엄 와이드>의 리더이자 사회자인 모모세 루이(百々瀬塁)는 지금까지 시청률에만 매달려 선정적인 방송을 해왔다. 그는 케이스케의 복수극에도 당당히 맞선다. 그러나 자신의 선정적인 프로그램 탓으로 케이스케의 어머니가 자살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알고 양심의 가책을 가진다. 그는 케이스케와 쇼타에게 <더 프리미엄 와이드>에 출연하여 생방송으로 누구의 주장이 맞는지 토론 배틀을 벌일 것을 제안한다.

모모세 루이의 제안에 케이스케와 쇼타는 모두 승낙하며, 둘이 출연한 와이드 쇼가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여기서 케이스케는 쇼타의 실수를 유도하여 그가 진범이라는 사실을 수천만명의 시청자 앞에서 증명한다.

이 드라마의 이야기에는 상당히 무리한 설정이 많다. 특히 마지막에 케이스케와 쇼타가 토론 배틀을 벌여 쇼타의 말실수로 그가 범인이라는 결정적 증거가 드러난다는 설정으로 되어있는데, 사실 현실세계에서 그 정도의 말실수가 범인을 증명하는 결정적 증거로 채택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는 한편 한편이 박진감 있게 진행된다. 이러한 스피드 있는 이야기의 전개가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준다.

심심풀이로 보기에 괜찮은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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