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형 Sep 10. 2022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아들이 되찾아 준 아빠의 행복

나는 미국의 시애틀에는 가 본 적이 없다. 대신 거의 30여 년 전 캐나다의 밴쿠버를 한번 찾은 적이 있었다. 당시 11월 초쯤이라 생각되는데, 우리나라보다는 상당히 북쪽에 있는 도시라 오후 3시가 조금 넘으면 날이 어두워지고, 아침에도 거의 9시나 되어야 날이 밝아지는 것 같았다. 또 태평양 연안에 있는 도시라 해양성 기후로 겨울에도 영상 10도 정도의 따뜻한 날이 계속되며, 겨울 내내 비가 내린다. 출장으로 방문하였기 때문에 사나흘 정도 머무는 정도에 그쳤지만, 늦은 오후에 뿌연 안개와 함께 찾아오는 어둠과 하루 종일 추적추적 내리는 비, 아침이 되면 바다 안갯속에서 멀리 보이는 침엽수 숲 등 정말 분위기 하나는 끝내주는 도시였다. 


시애틀은 미국의 태평양 연안 북쪽에 위치한 도시로 밴쿠버의 바로 아래쪽에 있다. 그러므로 아마 기후 조건은 밴쿠버와 거의 같을 것이라 생각된다. 오래전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이 우리나라에 개봉되었을 때 영화는 보지 않았지만 제목만 보고도 시애틀에서는 왜 잠을 들 수가 없는지 쉽게 상상이 갔다. 시애틀도 밴쿠버와 마찬가지로 아주 분위기 만점의 도시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1993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샘(톰 행크스 분)은 아내를 잃고 아들 조나와 함께 살고 있다. 생전에 아내를 너무나 사랑하였던 샘은 아내가 죽은 후에도 아내를 잊지 못하여 매일매일을 실의에 차 보내고 있다. 샘은 아내와 살았던 이곳에 계속 살다가는 평생 아내의 생각에서 헤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아내를 잊기 위해 조나와 함께 먼 시애틀로 이사를 한다. 시애틀의 바닷가의 집으로 이사를 하여 새로운 환경에서 새 출발을 기대하였지만 조나는 매일 밤 엄마를 생각하며 잠을 못 이루는 아빠를 보고는 안타깝기 그지없다. 

조나는 아빠에게 행복을 되찾아주기 위하여 아빠를 재혼시키기로 한다. 그래서 조나는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에 자신과 아빠의 사연을 편지로 보내고 아빠가 돌아가신 엄마를 생각하여 매일 밤 잠을 못 이루고 있으니, 재혼을 해서 행복을 되찾아주고 싶다고 한다. 이 사연은 미국 전국에 큰 반향을 이루었다. 수많은 여성들이 조나의 편지에 감동을 받고, 조나의 새엄마가 되겠다는 편지가 집에 쌓인다. 샘은 조나에게 괜한 짓을 했다고 야단치지만 조나의 진심을 알고는 새로운 여자를 만나 새 출발 할 결심을 굳힌다. 


애니(맥 라이언)는 모든 면에서 성공한 남자인 월터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애니는 차를 운전하던 중 우연히 라디오로부터 흘러나오는 조나의 사연을 듣고 감동을 받는다. 그리고 스스로가 샘의 운명의 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받는다. 뉴욕에 살고 있는 애니는 샘을 만나러 시애틀로 달려간다. 조나를 통해 샘을 만난 애니는 샘이 자신의 운명의 파트너란 생각을 하게 된다. 이는 샘도 마찬가지이다. 서로에게 끌리는 강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적극적이지 못한 두 사람은 결실을 맺지 못한 채 헤어지고, 애니는 뉴욕으로 돌아온다. 

조나는 아빠와 애니를 묶어주려 한다. 그리고 애니에게 아빠와 함께하고 싶으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로 나오라는 편지를 조나에게 보내고 아빠 몰래 뉴욕으로 향한다. 그러나 이 메시지를 애니가 확인하지 않은 바람에 약속시간이 되어도 애니는 나타나지 않는다. 한편 조나가 자신을 위해 뉴욕으로 간 사실을 알게 된 샘은 조나를 찾으러 급히 뉴욕으로 떠난다. 그리고 폐장 시간이 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서 홀로 애니를 기다리고 있는 조나를 발견하고 함께 돌아오려 한다. 


이때 약혼자와 함께 있던 애니는 뒤늦게 조나의 메시지를 발견한다. 그리고는 서둘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으로 달려간다. 그러나 그곳은 이미 폐장이 되어 올라갈 수가 없다. 경비원에게 사정 설명을 하자 경비원은 입장을 허락한다. 그리고 샘과 조나를 만난 애니는 이들과 함께 새 출발을 하려고 한다. 모든 사정을 알게 된 애니의 약혼자는 쿨하게 그녀를 놓아준다. 


나는 6-7년 전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옥상 전망대에 가본 적이 있다. 이 영화에서 조나와 애니가 약속한 옥상 전망대를 보고, 그때 생각이 떠올랐다.


이 이야기는 시애틀을 무대로 한 가슴 따뜻한 사랑 이야기이다. 시애틀은 중년들의 잔잔한 사랑에는 잘 어울리는 도시라 생각된다.          






작가의 이전글 영화: 세븐(Seven)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