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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Dec 05. 2022

영화: 명동에 흐르는 세월

공산당 프락치 깡패들과 싸우는 협객 이야기를 그린 싸구려 액션 영화

1960-70년대에 걸쳐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액션 영화들이 제작되었다. 명동 시리즈니, 팔도 사나이 시리즈니 하는 영화들이 그런 류의 영화였다. 이 당시 주요 액션 배우로는 장동휘, 박노식, 허장강, 독고성, 황해, 이대엽 등이 활약하였다. 


<명동에 흐르는 세월>은 1971년에 제작되었는데, 박노식, 장동휘, 최무룡, 황해 등이, 여배우로는 당시의 톱스타였던 김지미, 윤정희, 김난영이 출연하였다. 반공을 국시로 내세운 그 시대 상황에 맞추려고 한 것 같은데, 뜬금없이 공산당 프락치들과의 싸움을 소재로 하고 있어 이야기의 전개가 영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이야기는 설렁탕 집을 하는 박노식의 회상으로부터 시작된다. 설렁탕 집 일은 아내가 맡아하고 나이 지긋한 노신사 박노식은  방에서 어린아이와 놀고 있다. 이때 아내가 귀한 손님이 찾아왔다고 알려준다. 찾아온 사람은 장동휘로 박노식의 형님뻘 되는 사람이다. 그는 반갑게 장동휘를 맞이 하며 옛 일을 회상한다. 


때는 해방 후 혼란한 시기 장동휘와 박노식, 최무룡 등 8명의 의형제는 남로당의 앞잡이가 되어 날뛰는 깡패들과 싸운다. 딱부리(황해 분)가 이끄는 좌익 깡패 무리들이 화순에 있는 탄광을 차지하려 하자 이들 의형제들은 딱부리 패거리와 맞서 싸운다. 딱부리 패거리들은 수십 명에 이르러 이들 8명의 의형제는 중과 부족이다. 그러나 이들은 용감히 좌익 깡패들과 맞붙어 이들을 물리친다. 이 싸움의 과정에서 두 박노식과 장동휘를 제외한 나머지 형제들은 모두 죽고 만다. 

이들 때문에 탄광을 차지하는데 실패한 딱부리 일당은 박노식의 시골집을 습격하여 노모와 여동생을 살해한다. 딱부리 일당을 퇴치한 기념으로 서울에서 축배를 들고 있는 박노식에게 노모와 여동생이 살해당하였다는 소식을 듣는다. 복수심에 불타는 박노식과 장동희는 딱부리 일당을 추격한다. 그들은 작은 통통배를 이용하여 제주도로 도피하려고 하고 있다. 이를 안 박노식과 장동휘는 이들을 습격하여 큰 싸움이 벌어진다. 이 싸움에서 박노식과 장동휘는 딱부리와 그 일당을 모조리 죽인다. 


그리고 영화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온다. 오랜만에 만난 장동휘가 돌아간 후 박노식은 바쁘다고 식당일을 좀 도우라는 아내의 잔소리를 귓등으로 흘리면서 아이와 장난을 친다. 


액션 영화에서 주인공 편이 악당들에 비해 숫자도 많고 유리한 위치에 있으면 아무래도 재미가 없다. 해방 이후 시기에는 아무리 남로당이 설쳤다고는 하지만 공권력은 이쪽에서 보유하고 있었다. 즉 남로당은 싸우더라도 공권력을 피해 불리한 입장에서 싸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영화에서는 남로당 앞잡이들인 딱부리 패거리들은 공공연히 월등한 머리수와 장비를 가지고 주인공들과 싸운다. 그렇지만 영화를 보고 이런 걸 따지는 것도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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