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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ug 20. 2022

영화: 장배(長輩),

젊은 숙모와 늙은 조카, 그리고 말썽꾸러기 청년 손자의 대활약

장배(長輩)란 중국어는 우리말로 표현하면 ‘어르신’ 쯤 되는 단어인 것 같다. 영화 <장배>(長輩)는 나이 어린 숙모와 초로의 조카, 그리고 신식물이 든 조카의 아들이 벌이는 유쾌한 쿵후 영화이다. 이 영화는 1981년에 제작되었다. 


중국 남쪽의 광주(광저우)에 사는 여정전이라는 초로의 사나이는 남권(南拳)의 고수로서, 수많은 권법을 섭렵하고 있다. 어느 날 그에게 둘째 숙모가 찾아온다. 둘째 숙모는 여정전의 딸뻘 정도의 젊은 여자이다. 


여정전의 둘째 숙부는 병이 들어 자신의 목숨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았다.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었지만, 가족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둘째 숙부는 그동안 자신이 돌보아 왔던 정대남이라는 젊은 아가씨에게 죽기 전 자신과 결혼하여 자신의 재산을 지킨 후 이를 광주에 사는 조카 여정전에게 물려주라는 유언을 남긴다. 그는 마음씨 나쁜 자신의 동생이 자신이 죽은 후 자신의 재산을 탈취해 갈 것을 염려하였던 것이다. 

둘째 숙부가 죽자 정대남은 그의 유언에 따라 여정전에게 재산을 물려주려 광저우로 찾아온다. 처음에는 너무 젊은 여자가 자신의 숙모라길래 못 알아봤던 여정전은 그녀가 자신의 진짜 숙모인 것을 알고 장배, 즉 어르신으로 깍듯이 모신다. 여정전에게는 정도란 아들이 있는데 그는 신식 공부를 하러 홍콩에 있는 학교로 유학을 갔다. 방학이 되자 정도는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작은 할머니라는 젊은 여자가 집에 와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 


젊고 예쁜 할머니에게 정도와 그의 짓궂은 친구들은 장난을 친다. 그러나 정대남도 무술의 고수인지라 버릇없는 손자를 혼내주기도 한다. 이렇게 할머니와 조카, 손자가 티격태격하며 즐거운 날을 보내고 있는 어느 날 욕심 많은 셋째 숙부가 찾아와 재산을 빼앗으려 한다. 이때부터 재산을 지키려는 정대남, 여정전, 정도와 그들의 재산을 빼앗으려는 셋째 숙부의 대결이 시작된다. 

장난꾸러기 정도는 할머니인 정대남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기도 하고, 신식 복장을 권유하기도 한다. 정대남도 정도의 꼬임에 서양식 화장을 하고, 스커트를 입고, 스타킹을 신으며 신식 문물을 즐긴다. 이런 와중에 정대남은 셋째 숙부 패거리들에게 납치되어 재산을 빼앗길 위기에 처하지만, 여정전, 정도 부자는 정도의 말썽꾸러기 친구들과 함께 숙부 패거리들과 싸워 숙모를 구출하고, 재산도 지켜낸다. 


이렇게 모든 문제를 말끔히 정리한 정대남은 새로 경험해보는 신식 문물에 흠뻑 빠진다. 그리고 화려한 양장을 하고 마음껏 광주의 거리를 활보한다.


홍콩에서 제작된 많은 코미디 쿵후 영화는 대부분 스토리도 엉성하고, 억지웃음을 끌어내려는 것이 많아 별로 내키지 않는다. 이에 비해 <장배>(長輩)은 지금까지 감상한 코미디 쿵후 가운데서는 아주 괜찮은 작품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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