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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Sep 08. 2022

영화: 무고쿠(武曲)

검(劍)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검을 통해 극복해나가는 검도의 달인

검(劍)을 소재로 한 영화라면 대개가 시대극이지만 영화 <무고쿠>(武曲)는 현대 사회에서 무도로서의 검도를 소재로 한 영화이다. 검도는 유도와 함께 일본의 국기(國技)라 할 만한 무도로서, 지금도 많은 일본인들이 검도를 수련하고 있다. 검도는 칼로 상대방을 죽이는 기술로서 발전해왔지만, 현대에는 스포츠로서 널리 각광받고 있다. 특히 다른 무술들에 비해서는 정신의 수양을 많이 강조하는 무도이다. 


영화 <무고쿠>(武曲)는 우연히 검도의 길로 들어선 검의 천재 소년과 폐인이 되다시피 한 검도의 명인 간의 검을 통한 교감을 그린 영화로서 2017년에 제작되었다. 


하네다 토오루(羽田融)는 힙합에 빠져있는 평범한 고교 2년생이다. 그는 힙합 음악의 작곡으로 매일매일을 보낸다. 어느 날 토오루는 우연히 학교 검도부의 연습장에 들리게 된다. 검도부 사범인 미츠무라 셋보(光邑雪峯)는 토오루가 검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간파하고, 검도부원과 대결을 시켜본다. 검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토오루는 갖은 수단을 동원하며 결국은 대결에서 이긴다. 사범은 토오루의 토오루의 대결을 보고 그가 검도에 천재적인 자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츠무라 셋보는 토오루를 검도인으로 키우기 위해 자신의 집에서 가사를 돕는 알바를 할 것을 제안한다. 마침 알바 자리를 찾고 있던 토오루는 승낙하여 미츠무라와 함께 생활하게 되는데, 미츠무라는 알바 일이라는 명분으로 은연중 토오루에게 검도 수련을 시킨다. 토오루의 검도 실력은 일취월장한다. 


야다베 겐고(矢田部研吾)은 검도 5단의 실력자로서 어릴 때부터 그 천재성을 인정받아 왔다. 그는 어릴 때부터 검도의 명인인 아버지 야다베 쇼조(矢田部将造)로부터 혹독한 검도 수련을 받아왔다. 그의 아버지는 연습에서 겐고에게 죽도(竹刀)가 아닌 진검(眞劍)을 사용하게 하는 등 어린 겐고에게 학대 수준의 혹독한 훈련을 시켰다. 그러던 어느 날 겐고는 아버지와의 연습에서 목도로 아버지를 쳤고, 그로 인해 아버지 쇼조는 식물인간이 되어버렸다. 자신의 손으로 아버지를 식물인간으로 만든 겐고는 그로 인한 트라우마로 술에 쩌들어 폐인처럼 살고 있었다. 겐고는 경비일을 하면서 알코올 중독에 빠져 매일매일 자신을 자책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검도 사범인 미츠무라 셋보에게 있어서 겐고는 그의 제자이기도 하다. 알콜 중독으로 매일매일을 폐인처럼 살아가는 겐고가 안타깝기 그지없다. 미츠무라는 토오루를 겐고의 집에 심부름을 보낸다.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의 만남은 시작되고, 처음에는 서로에 등을 돌렸으나 차츰 검을 통해 인간적 교감이 싹트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둘의 속마음은 그렇지 않지만 현실에서는 서로 칼을 겨누면서 죽음의 문턱에서 서로 싸우는 것 이외의 별다른 접점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태풍이 몰아치는 밤 둘은 결투를 벌인다. 그리고 그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둘은 서로에 대해 교감하게 되고, 겐고는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이 영화는 일본에서 아주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몇 개의 상도 받은 것으로 안다. 어릴 때부터 가혹한 검도 훈련을 받아왔고, 급기야는 그 때문에 아버지를 식물인간으로 만들고 그로 인해 자책하여 모든 것을 팽개치고 술에 절어 살아가는 겐고의 캐릭터는 독특하게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일본 영화에서 겐고와 비슷한 캐릭터는 자주 등장한다. 그러다 보니 겐고와 같은 뭔가 깊은 사정이 있어 생을 자포자기하는 것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캐릭터는 일본 영화에서는 흔히 발견되는 뻔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영화에 대해서는 호평이 많으나 나는 이 영화가 그다지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뻔한 캐릭터에 통속적인 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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