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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Sep 07. 2022

영화:정복자 펠레(Pelle the Conqueror)

악몽 같은 고난의 땅을 빠져나가 새로운 신천지로 떠나는 소년 펠레


북유럽에 있는 스웨덴은 지금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부자 나라인 데다 복지 국가의 대명사로서 세계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 그러나 10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스웨덴은 지독히도 가난한 나라였던 것 같다. 나는 처음인 <정복자 펠레>(Pelle the Conqueror)란 영화 제목을 보고 중앙 아메리카나 남아메리카를 배경으로 한 식민지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인가 생각했다. 그런데 감상하니 먹고 살기 위해 스웨덴에서 덴마크로 이주한 가난한 부자의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1987년 덴마크와 스웨덴의 합작으로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미국 아카데미상 외국어 영화상, 골든 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는 등 아주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고향 스웨덴에서 아내를 잃은 늙은 랏세는 늦게 얻은 아이 펠레를 데리고 이민선을 타고 덴마크의 본호름 섬에 도착한다. 그는 스웨덴에서는 도저히 먹고살 길이 없어 직장을 구하러 덴마크에 온 것이다. 랏세는 싼 값에 팔려가지는 않을 거야 하고 스스로 다짐했으나 일꾼을 구하라 항구에 온 사람들은 어느 누구도 나이가 많은 데다 아이까지 데리고 있는 그를 고용해주지 않았다. 그는 겨우 <돌의 농장>이라는 농장에 형편없이 낮은 급료로 고용되었다. 농장으로 온 펠레 부자는 소 외양간 옆에 있는 지저분한 침대에서 지낼 수 있게 되었다.   

농장에서 그들은 마치 노예와도 같은 취급을 받는다. 무거운 노동과 빈곤, 그리고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차별을 받아가면서 랏세 부자는 희망도 없는 삶을 계속하고 있다. 펠레가 처음 사귄 친구는 좀 어리석은 듯이 보여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고 있는 루즈라는 아이였다. 그리고 펠레는 학교에 다니면서 덴마크어를 배우게 되어, 이제 농장에 있는 소의 명찰에 붙은 소 이름도 읽을 줄 알게 되었다. 펠레는 또 외양간에서 사귄 에릭이라는 중년 남자로부터 돈을 모아 미국이나 중국으로 새 생활을 위해 떠날 것이라는 계획도 듣는다. 


펠레는 농장에서 살아가면서 여러 광경을 목격한다. 바람기 많은 농장주가 여자를 너무 좋아해 그의 아내는 항상 안절부절못하며 울며 지내는 일이나, 또 농장주가 코펜하겐으로부터 자신의 농장을 찾아온 자신의 조카를 강간한 일. 에릭이 농장 감독관과 싸워 머리를 크게 다쳐 폐인이 된 일. 일꾼의 젊은 딸인 안나가 선주의 아들과 사랑에 빠져 임신하였지만 신분의 차이로 결혼을 못하자 영아를 버린 일로 영아 살인죄로 경찰에 체포된 일. 그리고 영아를 살해한 것은 자신이라고 고백하고, 거친 바다로 나가 죽음을 맞은 선주의 아들. 크고 작은 일들이 펠레의 주위에서 일어난다. 

랏세는 혼자 사는 오르센 부인과 친하게 된다. 오르센 부인은 남편이 1년 전 고기를 잡으로 바다에 나간 후 소식이 없다. 오르센 부인도 랏세에 호감을 보여 두 사람은 부부가 되기로 한다. 그러나 오르센 부인의 남편이 정식 사망 통지가 없기 때문에 공식적 결혼은 미루고 있다. 펠레도 오르센 부인을 엄마처럼 생각한다. 그런데 어느날 그동안 소식이 없었던 오르센 부인의 남편이 집으로 돌아온다. 오르센 부인을 아내로 맞이하려 했던 랏세의 꿈도 사라져 버렸다. 


펠레는 농장주로부터 관리인 조수로서 채용하겠다는 말을 듣는다. 랏세는 아들의 출세를 대단히 기뻐하여 펠레를 따라 관리인 제복을 맞추는 곳으로 간다. 그때 펠레는 지금은 폐인이 되었지만 항상 신천지 미국으로 가는 것을 유일한 희망으로 하였던 에릭이 농장을 빠져나가는 것을 목격한다. 펠레의 머릿속에는 한 가닥 빛이 비쳤다. “그렇다. 여긴 우리가 살 곳이 아니다. 신천지 미국으로 가자!” 펠레는 아버지 랏세에게 농원에서 도망쳐 미국으로 건너가자고 한다. 그러나 랏세는 자신은 이미 늙어 그런 힘이 남아있지 않다고 하면서 이곳에 남겠다고 한다. 펠레는 그런 아버지를 두고 홀로 농장을 떠난다. 


펠레 앞에는 어떤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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