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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Aug 24. 2022

영화: 샤이안족의 최후(Cheyenne Autumn)

고향을 향한 샤이안 족 인디언의 대장정

백인들은 북아메리카 대륙을 무단으로 점거하여 자신의 나라를 세운 것도 모자라 원래 이곳에 살던 수많은  아메리카 인디언들을 살육하거나 외딴 지역으로 추방하여 수용하였다. 원래의 생활터전을 잃고 소위 인디언 보호구역에 갇히게 된 원주민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힘들게 살아갔다. 그 가운데 어떤 부족은 그곳을 빠져나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난의 행군을 마다하지 않았다. 


영화 샤이안족의 최후(Cheyenne Autumn)는 인디언 보호구역에 수용된 샤이언족 인디언들이 고향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실제 고향을 찾아 돌아가는 샤이언족의 대장정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인데, 1964년에 제작되었다. 먼저 영화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이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알아보자. 


샤이안족(Cheyenne)은 미국의 인디언 부족 가운데 하나로서 와이오밍 주변을 영역으로 하는 북 샤이언족과 오클라호마 주변을 영역으로 한 남 샤이언족이 있었다. 샤이안족은 오래전부터 수족과는 상당히 적대 관계에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는 수족과 동맹을 맺어 저 유명한 리틀 빅 혼 전투에서 카스터 중령이 이끄는 제7 기병대를 전멸시키기도 하였다. 샤이안족은 그만큼 용감한 전사들이기도 하였다. 

1868년 미국 정부와 맺은 라라미 조약에 의해 샤이언족 부족 전원은 오클라호마의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강제 이주되었다. 이들은 인디언 관리국에 의해 수렵을 금지당하였으며, 대신 미국 정부가 식량을 공급해주겠다는 약속도 지켜지지 않아 기아상태에 빠졌다. 도저히 견디다 못한 이들은 1878년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하고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 무단으로 인디언 보호구역을 빠져나와 고향을 향한 대장정을 시작하였다. 


영화 샤이안족의 최후(Cheyenne Autumn)는 바로 이 역사적 사실을 영화화한 것이다. 원 제목은 “샤이언의 가을”인데, 이 영화가 일본에서 개봉될 때 제목이 “샤이언족의 최후”로 바뀌었으며, 이 바뀐 제목을 우리나라에서도 그대로 사용하였다.  


미국 정부에 의해 인디언 보호구역에 수용된 샤이언족은 미국 정부가 약속했던 식량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고향인 옐로스톤으로부터 강제 이주된 그들은 병과 기아로 거의 2/3가 넘는 사람이 사망하였다. 참다못한 이들은 고향으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학교를 세워 샤이언족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던 백인 여성 데보라는 이들을 말려보지만 이들의 결심이 확고한 것을 알고 이들과 함께 행동하기로 한다. 데보라는 인디언 보호구역의 경비 책임자인 아처 대위의 약혼자이기도 하다. 어처 대위는 다른 미군과 달리 인디언들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다. 

샤이언족이 인디언 보호구역을 빠져나가자, 미국 정부는 이를 반란으로 규정하였다. 그리고 반란 진압을 명분으로 토벌군을 출동시켰다. 아처 대위도 지휘부의 한 사람으로서 토벌군에 배속된다. 고향을 향하는 샤이언족과 이들을 저지하려는 토벌군 사이의 추격전이 시작된다. 토벌군은 샤이언족을 뒤쫓지만, 타고난 전사에다가 지리에도 익숙한 샤이언족에게 오히려 반격을 당해 오히려 피해를 볼뿐이다. 


고향을 향하는 샤이언족 또한 지옥의 행군이다. 거의 2,500킬로가 되는 먼길을 말도 없이 오로지 도보로 걸어간다. 그 속에는 노인들과 어린이들도 있어 행군 속도는 더욱 느려질 수밖에 없다. 식량도 거의 없다. 이들은 굶주림 속에서 그저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일념에서 발걸음을 옮긴다. 계절도 이제 늦은 가을로 접어들었다. 벌써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이대로 행군을 계속하다가는 모두가 굶어 죽거나 동사할 형편이다. 


할 수 없이 샤이언 족은 중대한 결심을 한다.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 미군 요새로 귀순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몇몇 젊은 사람들은 귀순을 거부한다. 폭설이 쏟아지는 날 이들은 가까운 미군 요새로 귀순한다. 그러나 요새를 지키는 미군 지휘관은 겉으로는 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척하면서 감옥과 다름없는 통나무 건물에 이들을 가두고 자물쇠를 채워버린다. 이들은 백인들에게 또 속은 것이다. 

한편 샤이언 족의 이동에 대한 미국의 여론은 극히 나빠졌다. 돈에 눈이 먼 언론들은 선정적인 가짜 뉴스를 남발하고 있었다. 샤이언 족이 죄 없는 사람들을 학살하였다느니 하는 가짜 뉴스가 들불처럼 범람하고, 이러한 소문은 신문에 활자화되었다. 신문을 보는 미국 시민들은 샤이언 족을 악마처럼 생각하고, 이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하여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아처 대위는 국방장관을 찾아간다. 겨우 국방장관을 면담한 아처 대위는 샤이안족의 이동에 대한 진상을 소상히 설명하고, 정부가 그들이 고향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설득한다. 국방장관도 아처 대위의 진심을 이해하고, 샤이언족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라는 명령을 내린다. 


한편 미군 요새 내에서 죄수처럼 갇혀있던 샤이언 족은 미군의 처우에 분노하여 다시 탈출할 것을 결의한다. 숨겨 놓았던 무기를 분배하여 무장을 한 후 수용소를 깨부수고 탈출한다. 그들을 저지하려던 요새의 병사들은 그들을 막을 수 없었다. 샤이언 족에게 적대감을 보이던 요새의 지휘관은 샤이안 족에 의해 처단당한다. 요새를 탈출한 샤이언족은 헤어졌던 나머지 부족민들과 합세한다.     

샤이언 족의 탈출 소식을 들은 미군은 샤이언 족을 섬멸하기 위해 대규모 병력을 출동시킨다. 이 소식이 주위의 마을에까지 전해진다. 여기서 영화는 지금까지의 비장한 분위기에서 약간 코미디적인 분위기로 바뀐다. 마을 주민들도 병사들과 함께 샤이언 족과 싸우겠다며 미군에 합류하겠다며 전장으로 달려간다. 마을 술집에서 도박을 즐기고 있던 와이어트 어프 보안관도 친구인 딕 홀리데이와 함께 이 전투에 참여하겠다고 나선다. 이 뿐만 아니다. 얼마 전 이 마을에 새로 온 젊은 창녀도 전투를 구경하겠다며 마차를 몰고 전투 장소로 달려간다. 그러던 중 마차의 바퀴가 빠져 여자가 마차에서 떨어지자 옆에서 달려가던 와이어트 어프가 그녀를 구해준다. 명보안관 와이어트 어프의 첫 아내가 창녀 출신이었는데, 아마 여기서 만난 인연으로 둘이 결혼을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하튼 전장에서는 미군에다가 마을의 어중이떠중이까지 다 모인 백인 군대와 샤이언 족이 대치하고 있다. 일촉즉발의 위기이다. 곧 대규모 전투가 벌어질 상황이다. 이 긴박한 순간 전투를 중지하고 샤이언 족을 고향으로 가도록 하라는 국방장관의 명령서가 전달된다. 이로서 위험은 끝나고 백인과 샤이언 족 간의 평화는 유지되었다. 그리고 데보라는 밝은 표정으로 돌아온 인디언 아이들과 즐겁게 돌아오고, 곧 아처 대위와 결혼식을 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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