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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Oct 31. 2022

영화: 포르노 시대극 망팔무사도

인간의 덕목을 모두 내다 버린 쓰레기 같은 검객의 일생

망팔(忘八)이란 인간이 지켜야 ‘할 인ㆍ의ㆍ예ㆍ지ㆍ충ㆍ신ㆍ효ㆍ제’(仁・義・礼・智・忠・信・孝・悌)라는 8가지 덕목을 모두 잃은 자란 뜻이다. 일본에서는 이런 본래의 뜻 외에 창가(娼家) 혹은 창가의 주인을 가리키기도 한다고 한다.


영화 <포르노 시대극 망팔무사도>(ポルノ時代劇 忘八武士道)는 코이케 카즈오(小池一夫)의 원작 만화 <망팔무사도>를 영화화한 것이다. 코이케 카즈오(小池一夫)는 상당히 이름이 알려진 작가로서 필자도 그의 만화를 몇 편 읽은 적이 있다. 이 영화는 1973년에 제작되었는데, 이 시기는 에로 영화가 상당히 인기를 얻던 시대였다. 그러한 가운데 시대물 에로 영화도 상당히 많이 제작되었는데, 이 영화도 그런 영화 가운데 하나이다.


이 영화는 제목에 ‘포르노 시대극’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어 포르노에 가까운 영화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에로 영화의 강도로 따지자면 그다지 심하지 않은 편이다. 제작 당시에는 18금(우리나라의 19금) 영화였으나, 지금은 15금 영화로 완화되었다. 일반적으로 1970년대에 제작된 에로 영화들은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드문데, 이 영화는 아이디어나 스토리 모두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라 지금도 꽤 인기가 있다.

“살인자 시노”라 불리며 사람들의 두려움을 사고 있는 비정의 남자 아시다 시노(明日死能)는 관헌들에게 쫓기어 위기에 처해 있지만, 요시와라 유곽의 망팔자(忘八者)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벗어난다. “망팔자”(忘八者)란 효, 제, 충, 신, 예, 의, 염, 치의 8가지 덕을 모두 잊은 무법자, 사람이지만 사람이 아닌, 인간의 탈을 쓴 귀축과 같은 자들의 패거리로서, 요시와라 유곽을 중심으로 악행을 일삼고 있다. 요시와라 유곽에 대해서는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https://m.blog.naver.com/jhlee541029/222235352277


아시다 시노는 망팔자의 두목으로부터 패거리에 들어오라는 제안을 받고 망팔 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지금까지 제멋대로 살아온 시노 조차도 망팔이 하는 짓은 도저히 따라 할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요시와라 유곽의 총 우두머리 격인 다이몬 시로베(大門四郎兵衛)의 마음에 들어 그의 문객이 되었다.


이즈음 에도(江戸, 지금의 동경)에서는 등 사창가가 크게 번창하여 나라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은 요시와라는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왜냐하면 요시와라 유곽은 정식 허가를 받은 대신 관청에 막대한 상납금을 바쳐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요시와라 유곽은 이들 사창가를 쳐부술 기회를 노리고 있었는데, 다이몬은 시노를 끌어들인 것을 기회로 사창가에 대해 대대적인 공세를 가하였다.

다이몬으로부터 마검(魔劍)을 받은 시노는 사창가를 급습하여 이들을 차례차례 도륙해 나갔으며, 이로 인해 시노는 사람들로부터 더욱 두려움을 샀다. 다이몬은 이로 인해 사창가 측에서 정면으로 반격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였으나, 사창가 측은 정면충돌을 피하기 위해 비밀리에 뛰어난 닌자인 흑추자(黒鍬者)를 고용하여 시노를 죽이려고 하였다. 다이몬은 닌자로부터 시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하여 여자 망팔로 하여금 시노를 호위하도록 하였다.


드디어 사창가 측에서 보낸 닌자 흑추자(黒鍬者)가 습격을 개시하였다. 처절한 싸움이 벌어진다. 한편 다이몬은 방을 붙여 사창가에서 여자를 빼내는 자에게는 막대한 상금을 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러자 사창가에서는 여자의 약탈이 빈번히 일어난다. 이로 인해 사창가와 요시와라의 관계는 일촉즉발의 험악한 상태에까지 이른다. 그러자 관에서 중재에 나선다. 다이몬을 요시와라와 사창가의 총우두머리로 삼는 대신 싸움을 중단하자는 것이었다. 대신 시노를 제거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다이몬으로서도 이제 더 이상 시노는 쓸모가 없는 존재가 되었다. 오히려 그의 뛰어난 칼 솜씨가 자신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다이몬은 시노를 제거하려 한다. 다이몬은 시노에게 아편을 제공한다. 아편 중독이 되어 몽롱한 상태에서 매일매일을 보내던 시노는 모든 음모를 알게 된다. 시노는 몽롱한 상태에서도 칼을 잡고 나서서, 망팔자와 사창가 패거리들을 차례차례로 베어나간다. 내리는 눈이 피로 물들어 가는 속에서도 시노는 무작정 칼을 휘두르며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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