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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Oct 01. 2022

영화: 나탈리

한 여자를 사랑한 두 남자의 기억과 강한 에로티시즘

우리나라는 선진국들 중에서 성(性)에 대한 관념이 상당히 엄격한 편이다. 개인적인 가치관도 그렇고 또 성과 관련한 사회적 규제도 아주 강한 편에 속한다. 웬만한 나라에서는 포르노 영화가 합법화되어 있지만, 우리나라는 일관되게 금지 입장을 견지해오고 있다. 포르노 영화가 금지되는 것은 물론 일반 영화에서도 성적인 표현은 상당히 제약되는 것 같다. 극장 상영 영화 외에 비디오 전문 영화에서는 상당히 강도 높은 에로 영화가 성행하고 있는 것 같지만, 거기에도 상당한 제약은 있는 것 같다. 


영화 <나탈리>는 극장에서 상영된 일반 영화이고, TV 영화 채널에서도 몇 번인가 본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 영화로서는 성적인 표현이 상당히 강한 편에 속한다. 이 영화를 보고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성적 표현이 강한 영화가 제작되는가 하고 놀랐다. 이 영화는 2010년에 제작되었기 때문에 제작된 지 이미 10년이란 세월이 지났는데, 이 보다 더 강한 표현의 영화가 이후 제작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조각가이자 대학 교수인 황준혁은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한다. 그의 많은 작품들이 높은 가격으로 팔려나갔는데, 그는 대표작이라 할 나탈리라는 여인상만은 아무리 많은 돈을 주더라도 결코 팔지 않겠다고 한다. 그때 미술평론가인 장민우가 준혁을 찾아와 그에 대표적인 나탈리에 대해 이것저것 질문을 한다. 나탈리는 준혁이 사랑하였던 오미란을 모델로 한 작품이라고 한다. 민우는 준혁에게 그가 오미란을 버린 사실을 질책하며 정말 오미란을 사랑하였느냐고 묻는다. 그리고는 민우는 오미란이 자신의 아내였고, 아이를 낳기 위해 암 치료를 거부한 탓에 얼마 전에 사망하였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  영화는 준혁과 민우가 오미란에 대한 추억을 회상하며 대화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오미란을 사랑하는 두 사람의 갈등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 영화의 스토리는 어떻게 되어도 좋다. 스토리가 어떻든 이 영화는 그냥 에로 영화이다. 오미란을 가운데 두고 벌어지는 예술에 대한 대화, 서로의 사랑에 대한 대화는 그냥 에로 영화의 성적 표현을 위한 구실 혹은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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