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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Sep 27. 2022

영화: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4인조 은행강도 콤비가 벌이는 은행털이와 이들을 등치는 악당들

영화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陽気なギャングが地球を回す)는 소설가인 이자카 코타로(伊坂幸太郎)가 쓴 같은 이름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서, 2006년에 제작되었다. 이 소설은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고, 영화 역시 팬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우리나라에는 <명랑한 갱이 지구를 움직인다>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으나, 원제에는 분명히 “움직인다”가 아니라 “돌린다”로 되어 있다. 


인간 거짓말 탐지기, 연설의 달인, 천재 소매치기, 정확한 신체 시계를 가진 디들 4인조 천재는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는다.”라는 신조를 철저히 지키는 은행강도이다. 그들은 낭만적인 갱을 지향하고 있다. 이들 멤버는 다음과 같은 특징과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나리세(成瀬)는 다른 사람의 거짓말을 알아차리는 인간 거짓말 탐지기이다. 그는 이 특이한 능력 때문에 연애에 실패한 고통스러운 과거도 적지 않다. 평상시에는 시청에 근무하는 공무원으로서, 아주 냉정 침착하고 용의주도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혼한 아내가 키우는 자폐증 증세를 가진 귀여운 아들이 있다. 

교노(響野)는 끝도 없이 입에서 말이 흘러나오는 연설의 달인이다. 그러나 그 연설은 거의가 거짓말이기 때문에 때때로 정말을 말해도 다른 사람들이 믿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아내 쇼코와 함께 찻집을 경영하고 있지만, 그가 뽑는 커피는 맛이 없기로 정평이 나있다. 나리세와는 고교 때부터 친구이다. 


쿠온(久遠)은 동물과 자연을 사랑하는 천재 소매치기 청년이다. 인간보다는 동물이 중요하다는 확실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똑똑하기도 하지만 우아함도 가지고 있다. 항상 돈을 모으게 되면 양 떼들과 느긋이 지내기 위해 뉴질랜드로 가는 것이 꿈이다. 


유키꼬(雪子)는 0.1초 단위의 시간도 체크할 수 있을 정도의 신체 시계 능력을 가지고 있는 여성이다. 은행을 털 때는 항상 운전사 역할을 하는데, 젊은 시절부터 밤마다 드라이브를 즐긴 덕택에 그녀의 운전 솜씨는 일품이다. 어린 아들과 둘이서 행복하게 살고 있으며, 아들의 아빠는 양아치 같은 인간으로 지금은 헤어졌다. 


이들 4인조 갱단은 오랜만에 은행을 턴다. 4인은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치밀한 사전 계획과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은행을 터는 데 성공한다. 은행에서 훔친 4천만 엔을 가지고 신나게 돌아가던 중 그들은 노상에서 또 다른 강도단을 만나 돈을 모두 빼앗기고 만다. 강도들이 이들 4인조의 은행털이 계획과 돌아가는 길을 어떻게 알았을까? 이는 필시 멤버 속에 배신자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유키코가 자신이 배신자라고 자백한다. 수수께끼의 강도단이 자신의 아들 신이치를 납치하여 협박하였기 때문에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멤버들은 이 일을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얼마 뒤 유키코의 전남편이자 신이치의 생부인 양아치가 나타난다. 그는 자신이 이들 4인조의 돈을 턴 강도단의 두목인 겐자키라는 자에게 5천만 엔에 이르는 빚을 졌고, 이를 갚지 못하면 자신의 목숨은 없다고 하면서, 4인조에게 다시 한번 은행을 털자고 애원한다. 이를 들은 4인조는 지난번 강도단에게 빼앗긴 돈을 되찾고 다시 은행의 돈을 털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주인공 4인조는 다시 은행을 터는 데 성공한다. 이들이 은행을 빠져나가려는 순간 지난번의 강도단이 이들을 습격하여 4인조가 턴 돈을 강탈한다. 그러나 이것은 4인조가 미리 계획한 일이다. 이들은 강도단에게 가짜 돈을 넘겨준 후 그들을 소탕하고, 자신들은 진짜 돈을 가지고 도주할 계획이었다. 이렇게 일은 계획대로 흘러가는데, 갑자기 돌발사건이 발생한다. 인질들 중에 총을 든 사람이 나타나 돈이 든 가방을 강탈하고, 또 이때 모의 테러 훈련을 하고 있던 경찰이 은행에 난입한다. 이러한 돌발적 사건에 계획은 엉망진창으로 헝클어지고 좌충우돌 끝에 주인공 4인조 갱단은 겨우 빠져나온다.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진짜 돈은 누가 가져갔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얼마 후 주인공들 앞으로 해외우편이 한통 도착한다. 소매치기 청년 쿠온으로부터 온 편지이다. 그는 지금 남미에 있으며, 은행을 턴 돈은 자신이 가져와 이곳 동물보호 단체에 기부하고, 일부는 자신의 생활을 위해 사용한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돈은 쿠온이 가져갔으며, 그는 자신의 평생소원이었던 자연과 동물과의 삶을 실현하게 된 것이다. 


또다시 내부 배신자에게 돈을 털린 4인조, 아니 이젠 3인조 갱들은 동료이자 배신자인 쿠온의 평화스러운 생활을 축복해주며, 다시 낭만적인 갱 활동을 하자고 마음을 다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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