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형 Oct 22. 2022

영화: 약 30개의 거짓말(約三十の嘘)

사기로 얻은 돈을 둘러싼 사기꾼 서로 간의 의심과 배신

영화 <약 30개의 거짓말>(約三十の嘘)은 사기를 위해 모인 6명의 사기꾼들이 사기의 계획과 사기로 번 돈의 분배를 둘러싸고 열차의 호화 여객실 안에서 벌어지는 범죄 코미디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2004년에 제작되었는데, 영화의 모든 이야기가 열차 내에서 전개된다. 


트윌라이트 익스프레스(Twilight Express)는 이전에 일본 오사카에서 삿포로 사이에 운행되던 임시 침대특급열차이다. 이 열차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좌석식의 객실은 없고, 열차 전체가 침대로 되어 있는 콤파트먼트로 이루어져 있다. 객실은 A침대와 B침대가 있는데, A침대에는 스위트실과 로열실이 있고, B침대에는 트윈, 싱글 트윈, B콤파트먼트의 3종류가 있다. 스위트실은 고급 호텔의 객실을 연상시키는 호화 룸이다. 영화 <약 30개의 거짓말>의 모든 이야기는 이들 객실에서 전개된다. 


일본 오사카 역에 정차해있는 침대 특급열차 트윌라이트에는 5명의 인물들이 모인다. 전설의 사기꾼이지만 3년 전 사기로 번 돈을 배신자에게 날린 시호(志方)를 비롯하여 구쯔나이(久津内), 다카라다(宝田), 사사키(佐々木), 요코야마(横山)가 바로 그들이다. 요코야마를 제외한 4인은 3년 전 시호와 함께 사기를 벌였던 사람들이다. 

이들이 사기 사업의 목적지인 삿포로로 향하는 도중에 이마이(今井)가 승차하여 이들에게 합류한다. 이마이는 3년 전 팀원인 남자와 함께께 사기로 번 돈을 들고 도망친 멤버이다. 다른 멤버들이 3년 전 혼자 돈을 들고 튄 이마이에게 거부감을 보이지만, 협의 끝에 다시 그녀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멤버 중 다카라다는 30대 초반의 매력적인 여성, 이마이는 20대 중반의 아가씨이다. 이들은 별 의미 없는 대화와 언쟁을 벌이면서 삿포로로 향한다. 


장면은 바뀌어 삿포로에서 노인 상대로 엉터리 불건을 비싼 값에 팔아 막대한 돈을 번 일행은 다시 트윌라이트 익스프레스를 타고 오사카로 향한다. 다카라다는 그들이 삿포로에서 번 돈 1억 엔을 트렁크에 넣고는 6개의 열쇠를 각 멤버에게 하나씩 나누어준다. 이 열쇠를 모두 한 번씩 돌리지 않으면 트렁크는 열리지 않는다. 그런데 현금이 든 그 중요한 트렁크가 없어져 버렸다. 멤버들은 서로가 의심하며 대소동을 일으키지만 결국 트렁크를 다시 찾는다. 그러나 트렁크 안에는 돈은 간데없고 감자만 가득 들어있다. 다카라다는 이제 소용이 없게 된 열쇠를 모두 쓰레기통에 버려버린다. 


배신자는 멤버 속에 있다. 과연 누가 배신자인가? 멤버들은 각자의 방을 찾아 수화물 검사를 하자고 합의하고 거실을 나온다. 시호는 목 사탕을 떨어트렸다면서 가장 나중에 거실을 나온다. 수화물 검사를 한 시호와 사사키는 열차 내의 레스토랑에서 만난다. 실은 시호와 사사키가 짠 것으로 트렁크는 2개가 있어 현금이 든 트렁크는 둘이서 들고 나와 다음 역에서 도망갈 예정이었다. 트렁크를 들고 방으로 돌아간 사사키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시호로부터 받은 6개의 열쇠로 트렁크를 연다. 트렁크 속엔 1억 엔의 현금이 들어 있어, 그걸 보고 사사키는 기뻐하지만 곧 허무함을 느끼게 된다. 그의 속마음은 시호 밑에서 활발히 일을 하던 때가 가장 즐거웠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현금을 방에 둔 채로 식당차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사사키를 본 다카라다와 취한 사사키의 태도를 보고 진상을 알게 된다. 사사키와 함께 현금이 있는 방으로 가지만, 이미 트렁크 속은 텅 비었다. 시호가 정말로 짰던 인물은 사사키가 아니라 이마이였던 것이다. 시호와 이마이는 다음 역에서 내리자고 의논하고 있다. 이마이가 내린 후 혼자 있는 시호를 발견한 다카라다는 오히려 배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이마이가 남긴 캔커피로부터 시호와 한패가 된 것이 이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현금을 자신의 짐에 넣고 내리려 하고 있던 이마이를 다카라다가 잡는다. 그리고는 돈을 가지고 내리라고 하면서 이마이에게 다카라다는 “나는 돈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시호는 내게 있어 중요한 존재이므로 데리고 가지 말아 달라”라고 말한다. 이마이는 질렸다는 표정으로 혼자 돈을 가지고 내린다. 그리고 다카라다는 이마이를 만나기 위해 찾으러 온 시호를 저지한다. 시호는 한심한 사기일을 하고 있는 자신이 싫어졌는데도, 다카라다가 마음에 걸려 부르면 또 사기팀에 참가해 버리는 자신이 싫다고 말한다. 그런 시호를 다카라다는 상냥하게 받아들인다. 


팀은 다시 일신하여 시호를 리더로 하여 새로운 사기 사업에 착수한다. 한편 현금을 가지고 택시를 탄 이마이는 전혀 기쁜 마음이 아니다. 그리고 동료를 배신한 고독감과 시호를 좋아하였던 자신의 본심을 알아채고는 눈물을 흘린다. 


이 영화는 사기꾼들의 이야기이지만 돈보다는 동료들과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함께 일하는 기쁨을 이야기하고 있다. 동료와 함께하는 사기일을 통해 동료간의 우정과 사랑을 느낀다는 것이 우리 정서로서는 좀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무난하게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작가의 이전글 영화: 신주쿠 흐트러진 거리・갈 때까지 기다려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