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우주 SF 영화의 신기원을 여는 작품, 그러나 너무나 진부한 스토
영화 <승리호>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우주 SF 영화로서 2020년에 제작되었다. 당초 이 영화가 우주 SF 영화라길래 그다지 기대도 하지 않고 감상하였다. 보나 마나 조잡하고 엉성한 화면의 이름뿐인 SF 영화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감상을 하고부터 깜짝 놀랐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화면은 할리우드의 SF 영화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까지 훌륭한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에 감탄하였다. 그런데 영화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실망을 하기 시작하였다. 너무나 진부한 스토리에다가 배우들의 대사도 기대 이하이다. 그림은 훌륭하지만 스토리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실망한 영화, 이렇게 이 영화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2092년 지구는 병들어 더 이상 사람이 살기가 힘들어지자, 인류는 우주의 위성 궤도에 인류의 새로운 삶의 터전인 UTS를 만들었다. 그러나 UTS에는 선택받은 사람들만이 살 수 있었고, 대부분의 사람은 오염으로 피폐해진 지구에 살 수밖에 없었다. 우주는 우주 쓰레기로 가득 찼다. 이들 우주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우주 청소부들이 몇 푼의 돈을 받고 우주 쓰레기 수거작업에 나서고 있다.
승리호는 우주 쓰레기 수거를 위한 우주선이다. 여기엔 과거 우주 해적단 두목이었던 장 선장(김태리 분)을 중심으로,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는 조종사 ‘태호’(송중기 분), 갱단 두목 출신의 기관사 ‘타이거 박’(진선규), 작살잡이 로봇 ‘업둥이’(유해진 분)이 타고 있다. 장 선장 일행은 우주 쓰레기를 청소한 대가로 돈을 받지만, 그 돈은 우주선을 유지하기조차도 버거운 푼돈에 불과하다. 그래서 이들은 항상 돈에 궁해 허덕인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은 사고 우주정을 수거하는데, 그 속에서 소녀를 발견하여 데려온다. 그 후 얼마 지나 방송에서 대량살상 무기인 인간형 로봇 ‘도로시’가 분실되었다는 뉴스가 흘러나온다. 도로시는 강력한 폭발력을 가진 살상 무기로서, 폭발할 경우 지구가 통째로 날아갈 버릴 정도로 강한 위력을 가지고 있다. 알고 보니 태호 일행이 승리호로 데려온 소녀가 바로 도로시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 도로시를 노리는 다른 집단이 있다. 이들은 거액을 미끼로 도로시를 돈과 맞바꾸자고 제안해온다. 항상 돈에 쪼들리고 있던 승리호 선원들은 그 제안을 수락한다.
이제 도로시를 빼앗으려는 자는 2개의 집단이다. 하나는 이 지구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UTS이며 다른 하나는 검은 여우단이라는 테러단체이다. 승리호 일행은 거액을 받고 검은 여우단에게 도로시를 넘기려고 하는데, 알고 보니 검은 여우단은 테러단체가 아니라 환경단체였다. 그들은 지구 환경파괴의 원흉은 UTS라 생각하고 UTS와 싸우기 위해 도로시를 데려가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여 승리호 일행과 검은 여우단, 그리고 UTS가 이합집산하면서 서로 싸워나간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인 태호의 과거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난다. 이전 태호는 우주비행사로서, 아내와 아이와 함께 셋이서 행복하게 살았으나 돈 때문에 아내를 잃고 만다. 직장도 잃은 채 아이를 데리고 거리에 나앉게 된 태호는 먹고살기 위해 온갖 일을 전전한다. 그러다가 돈을 만들기 위해 아이를 내팽게친 채 도박을 하다가 아이를 잃고 만다. 그 고통 속에서 지내온 태호는 도로시로부터 자신의 딸의 모습을 찾는다.
지구 환경파괴와 대량살상 무기의 제조는 모두 UTS의 흉계였다. 그리고 도로시도 진짜 인간이며 대량살상 무기가 아니다. 태호는 승리호 일행의 도움을 받아 UTS의 우두머리를 제거하고 지구의 평화를 되찾는다.
스토리가 너무 진부하고, 또 코믹성을 위한 연기도 좀 우스꽝스럽게 보인다. 훌륭한 영화 기술에 비해 스토리가 받쳐주지 못한 아까운 영화이다. 그래서인지 화려한 화면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감상하는 내내 지루하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