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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Nov 03. 2022

영화: 은하철도 999(銀河鉄道999)

기계 몸을 얻으려 메텔과 함께 안드로메다로 향하는 소년 테츠로(鐵郞)

<은하철도 999>는 마츠모토 레이시(松本零士)가 1977-81년 사이에 그린 SF 만화이다. 이 만화는 <소년 킹>이라는 청소년 만화잡지에 연재되었는데, 대히트를 쳐서 TV 애니메이션 드라마로 제작되고, 또 극장판 영화로 제작되기도 하였다. <은하철도 999>를 우리나라에서는 ‘은하철도 구구구’라 하지만, 원래의 발음은 ‘은하철도 쓰리나인’(긴가 테츠도 쓰리나인)으로 해야 한다. 그렇지만 ‘쓰리나인’보다는 우리말 ‘구구구’가 운율이 있어 괜찮은 것 같다.  


이 만화는 소년잡지에 연재된 후 양장판으로도 단행본으로도 발간되었다. 이 양장판은 모두 10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필자는 지금도 이 양장판 10권을 모두 소장하고 있다. 3-4년에 한 번씩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데, 언제 읽어도 좋은 만화이다.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은하철도 999> 만화 양장판 전집

<은하철도 999>는 크게 3가지 이야기가 있다. 첫 번째는 안드로메다 편으로서, 주인공인 테츠로가 부모의 원수를 갚고 안드로메다까지 가는 이야기, 두 번째 이야기는 이터널 편으로서 안드로메다 편에서 1년이 지나 테츠로가 다시 메텔과 함께 999호를 타고 알테메타 성으로 가는 이야기다. 마지막 이야기는 <은하철도 999>에서 스핀 아웃된 이야기들로서, <천년 여왕>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은하철도 999>가 만화에 이어 애니메이션 드라마로서도 대히트를 치자,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극장판 영화로 제작된 편수는 모두 4편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은하철도 999>는 메텔과 테츠로가 지구에서 안드로메다까지 가는 도중에 들리는 각 위성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이들 이야기 하나하나는 모두 독립적이다. 그래서 이야기 전체를 통해서 항상 등장하는 인물은 테츠로, 메텔 그리고 차장 3인이며, 나머지는 이야기마다 한 번씩 등장하고 지나가는 인물들이다. 세 주인공을 잠깐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테츠로(鉄郎): 이 만화의 주인공으로서 기계 몸을 공짜로 준다고 하는 별에 가기 위하여 메텔로부터 은하 초특급 999호의 승차권을 얻어 그녀와 함께 999호를 타고 여행을 한다. 처음에는 울보에다 약한 아이였지만 여행을 하면서 늠름한 전사(戰士)로 성장한다.  


메텔: 이 만화의 여주인공으로서 테츠로에게 여행을 권한 미녀이다. 테츠로의 엄마의 모습과 아주 닮았다. 주인공인 테츠로보다도 오히려 더 인기 있는 캐릭터이다. 때로는 엄마나 누나같이, 때로는 연인처럼 테츠로를 대해준다.   


차장: 은하철도 999의 차장으로서 두꺼운 차장복과 모자를 쓰고, 눈만 드러내 놓고 있어 어떤 인물인지 알 수가 없다. 몸을 보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여 그의 몸의 어떻게 되어있는지는 만화가 끝날 때까지도 알 수 없다.


영화 <은하철도 999>는 극장판 애미네이션으로는 처음 제작된 영화로서 1979년에 제작되었다.

은하철도 999호가 출발하는 지구 메갈로폴리스 스테이션을 중심으로 초현대적 고층건물이 줄지어 서있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다운타운은 슬럼화 되어 있다. 슬럼화 된 거리에서 호시노 테츠로(星野鉄郎)는 은하철도의 정기권을 훔쳐 기계인간 경찰에게 쫓기고 있다. 이때 테츠로의 엄마와 꼭 닮은 메텔이라는 아름다운 여자가 나타나 테츠로를 구해준다.


5년 전 테츠로가 10살 무렵이었을 때 기계 백작이 이끄는 인간 사냥꾼들에 의해 엄마가 살해당하였다.  지구의 부자들은 경쟁하듯이 기계인간의 몸을 사서, 천년이 넘는 수명을 얻었지만, 가난한 사림들은 그럴 수 없어서 차례차례 살해되어 갈 뿐이었다. 테츠로는 엄마가 남긴 목걸이를 간직한 채 안드로메다에 가서 영원의 생명을 얻어 기계 백작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맹세하였다.  


테츠로는 메텔과 함께 은하철도 999를 타고 여행을 떠난다. 첫 정차역인 토성의 위성 타이탄에서 메텔은 가슴에 총을 맞고 납치되고, 테츠로도 위기에 빠진 순간 수수께끼의 할머니에게 구원을 받는다. 메텔을 데리고 간 산적 두목 안타레스는 지금은 희귀한 사람 몸을 가진 인간으로서, 테츠로가 기계인간이 아니고 게다가 부모의 원수인 기계 백작을 죽이려 한다는 것을 알고, 동지라는 생각이 들어 메텔을 돌려준다.

테츠로는 안타레스로부터 기계 백작이 사는 시간성이 있는 곳을 여해적 에메랄더스가 알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테츠로는 할머니의 아들인 토치로가 가지고 있던 총을 얻어, 다시 999호를 타고 여행을 시작한다. 잠시 후 999호에 퀸 에메랄더스 호가 접근해온다. 그리고 기계성의 현재 위치가 트레드 분기점이란 것을 알려주고는 에메랄더스는 다시 날아가 버린다. 트레드 분기점은 바로 999호의 다음 정거장이었다.  


그곳은 쓰레기 같은 인간이나 기계인간이 서성거리는 절망의 거리였다. 테츠로는 술집 주인으로부터 토치로가 있는 곳을 듣고 그를 찾아간다. 토치로는 기계 백작과 용감하게 싸우고 있었지만, 탈진하여 모든 것을 테츠로에게 맡기고 생명체로 되어 있는 우주로 사라진다. 잠시 후 기계 백작이 보낸 무법자에게 습격당해 고전하고 있던 테츠로는 토치로의 친구인 캡틴 하록의 구원을 받는다. 겨우 시간성에 잠입한 테츠로는 인간에게 향수를 느끼는 백작의 여자 류즈의 도움과 응원을 위해 따라온 안탈레서와 함께 기계 백작과 싸운다.


몸 안에 수많은 불발탄이 박혀 있는 안탈레스가 가슴에 총을 맞아 그 쇼크로 불발탄이 연쇄적으로 폭발한다. 그 가운데 한 개가 기계 백작의 어깨를 뚫는다. 그리고 테츠로는 목숨을 구걸하는 백작의 머리에 총탄을 발사함으로써 아빠와 엄마의 원수를 갚는다. 그 순간 테츠로는 기계의 몸을 인간에게 주는 안드로메다 성의 파괴를 생각했다. 그 별만 없다면 인간은 인간답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캡틴 하록과 에메랄더스의 전송을 받고 테츠로는 메텔과 함께 999호를 타고 다시 여행에 나선다. 그러나 메텔의 표정은 왠지 어둡다. 16살이 된 테츠로는 메텔, 999호의 차장, 그리스탈 유리 몸을 한 웨이트리스 클레아의 생일 축하를 받는다. 드디어 수많은 전함의 환영을 받으며 999호는 안드로메다에 도착하였다. 그곳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안드로메다를 지배하는 여왕 프로메슘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메텔은 프로메슘 여왕의 딸이었다. 그 사실을 아는 순간 배반당했다는 생각에 테츠로는 분함을 감출 수 없다. 프로메슘 여왕의 부하들은 테츠로를 기계부품으로 바꾸기 위해 수술실로 데려간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안드로메다에 하록과 에메랄더스의 포격이 시작된다. 한편 메텔도 테츠로를 구하러 수술실로 들어간다. 테츠로와 어머니 사이에 끼어 괴로워하는 메텔을 옆에 두고, 테츠로는 메텔의 아버지의 생명체가 든 목걸이를 던진다. 폭발하는 안드로메다를 뒤로 하고, 테츠로와 메텔은 999호에 뛰어오른다. 창으로부터 폭발하는 안드로메다를 보면서 한숨을 놓은 테치로의 목을 갑자기 나타난 프로메슘이 조르기 시작한다. 그러나 프로메슘을 감싸 안는 크레아가 자폭하여 여왕과 함께 부서진다. 999호가 지구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테츠로는 다시 여행을 떠나는 메텔을 언제까지도 지켜보며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이 영화는 원작 만화나 TV 드라마와는 여러 모로 차이점이 있다.


1. 먼저 주인공인 테츠로의 모습을 완전히 바꾸었다. 만화나 TV 드라마에서는 꾀죄죄하고 못생긴 얼굴이었지만, 이 영화에서는 한결 잘 생긴 소년으로 등장한다.


2. 원작에서는 수많은 행성의 정류장을 거쳐 안드로메다로 가지만, 이 영화에서는 목성의 위성 타이탄을 거친 후 바로 안드로메다로 가는 것으로 나온다. 중간에 거치는 수많은 역들이 모두 생략되었다. 그리고 원작에서는 안드로메다가 폭발하는 것으로 끝이 나지만, 이 영화에서는 테츠로가 다시 지구로 돌아온다.


3. 원작에서는 테츠로가 메텔의 도움을 받아 지구에서 기계 백작을 죽여 복수한 후에 999호를 타고 여행을 시작한다. 즉, 기계 백작은 지구에서 살았고, 테츠로에 의해 지구에서 죽는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기계 백작이 타이탄 별에서 사는 것으로 나온다. 그러므로 테츠로의 엄마가 지구에서 기계 백작에서 살해당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이야기에 다소의 모순이 생긴다.


<은하철도 999>는 만화나 드라마뿐만 아니라, 드라마 주제가도 대히트를 쳤다. 일본 드라마의 시작 주제가, 마무리 음악 그리고 영화판 음악 등 여러 개의 주제가가 만들어졌는데, 대부분 큰 인기를 얻었다. 다음은 드라마의 주제가이다.   

https://youtu.be/X99SrT2ikwo


<은하철도 999> 주제가는 우리나라에서 큰 히트를 쳤다. 일본의 주제가를 크게 편곡한 음악으로서, 당시 인기가수였던 김국환이 불러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이 노래를 즐겨 불렀다.

https://youtu.be/mq0xiURHm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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