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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Feb 26. 2021

신진서의 농심배 바둑대회 우승

한국의 선전과 인공지능 해설로 재미있어지는 바둑 중계

이번 주는 바둑기사 신진서 9단 덕택에 즐겁고 행복하게 보냈다.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 출전한 우리나라의 4번타자 신진서가 최종전에서 세계 랭킹 1위라는 커제를 꺾고 우리나라에 우승컵을 가져왔다. 그것도 중국과 일본의 초일류 고수 5명을 연이어 꺾고 말이다. (마이너 리그 수준인 일본 기사를 초일류 고수라 표현하는데 저항감을 갖는 분들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신진서가 꺾은 5명의 기사 가운데는 중국 랭킹 1, 2위, 일본 랭킹 1, 2위가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주장인 박정환이 출전할 기회도 주지 않고 신진서 손에서 국가대항전을 마무리 지워 버린 것이다. 신진서의 활약에 통쾌하기 그지없다. 며칠 전 신민준이 LG배 결승에서 커제를 꺾고 우승한데 이어 바둑계의 연이은 경사이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바둑은 천하무적이었다. 세계대회는 한국기사들이 싹쓸이를 하다시피 하였다. 오죽했으면 한때 세계바둑의 중심지라는 일본에서 불멸의 금자탑을 쌓은 조치훈을 우리나라의 코 흘리게 어린 기사들이 아예 하수 취급을 하였다. 실제로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어린 기사들이 국제 시합에서 조치훈을 만나면 쉽게 이겨버렸다.

신진서, 신진서와 커제
박정환과 신민준

그러던 한국 바둑이 2010년대에 들어오면서 점차 중국에 밀리기 시작하였다. 우리가 일방적으로 압도하던 시기에서 점차 팽팽해지더니, 2015년 경을 지나면서 중국이 우리나라를 압도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는 중국에 점차 밀려 5:5에서 4:6으로, 그리고 3:7 좀 심하게는 2:8 정도로 밀리는 형편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신민준에 이어 이번 신진서의 쾌거는 바둑 애호가에게 더없는 기쁨을 주었다. 이를 계기로 우리 바둑이 다시 옛날의 위용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동안은 국제 시합에서 우리 선수들이 중국에 일방적으로 밀리다 보니, 국제 시합 대국 중계방송을 시청할 마음이 별로 나지 않았다. 그래서 중계는 보지 않고 나중에 대국이 끝난 후 잠깐 승부 결과만 확인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 신민준과 신진서의 대국은 바둑 중계방송의 새로운 재미를 주었다. 특히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은 대국 해설은 바둑의 깊은 맛을 한층 더 느끼게 해 준다. 과거의 대국 해설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재미이다.


요즘은 은퇴생활을 즐기고 있으므로 낮 시간에 하는 바둑 중계방송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볼 수 있다. 우리 기사들의 분전은 생활의 새로운 재미를 준다. 우리 기사들의 선전이 계속되면 나의 은퇴 생활을 더욱 풍성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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