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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Feb 27. 2021

램지어 교수의 위안부 논문 소동

잘못된 연구방법론과 그와 겹쳐 보이는 부정투표 논란

위안부는 매춘부였다는 논문을 쓴 하버드 대 램지어 교수가 학자들의 논리적 반론에 완전 코너에 몰렸다. 결국 그 스스로 자신의 논문의 잘못을 인정한다는 뜻을 밝힌듯하다. 

그 논문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보도에 따르면 그는 게임이론을 통해 위안부 계약이 소녀들의 자유의사에 의한 매춘 계약이었다고 주장하였다고 한다. 만약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당초 그의 논문은 방법론부터 잘못되었다. 역사적 사실을 입증할 수 없는 방법론을 가지고 어떤 역사적 사실의 존재 여부를 증명하려 한 것이다. 그가 사용한 방법론은 <게임이론>이라 한다. 잘 아시다시피 게임이론은 상대방의 전략의 가능성에 따라 자신의 최적의 전략을 찾는 방법론이다. 

사람들에게는 수많은 선택의 순간이 있고, 사람들은 그에 있어서 때로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비합리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  어떤 사건에 있어서 그 사람이 비합리적 선택을 하였다고 해서, 그것이 그 사실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증거는 되지 못한다. 반대로 그렇게 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하더라도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그런 사실의 존재를  입증하는 것이 아니다. 

게임이론은 최적의 전략, 즉 최적의 선택을 찾는 방법론이지 사실의 존재 여부를 입증하는 방법론이 아니다. 백보 양보하여 설령 그 당시의 사정으로는 소녀들로서는 매춘부 계약을 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그런 계약을 실제로 하였다는 증거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쉬운 예를 들어보자. 일본의 최고 권력자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자신의 야욕을 채우기 위해 조선침략을 결정하였다. 이 전쟁으로 조선은 극심한 피해를 입었지만, 도요토미 히데요시 자신도 큰 피해를 입었다. 전쟁으로 수많은 인명과 재산의 손실이 있었으며, 자신이 그토록 갈망하던 도요토미 집안의 번영도 꿈으로 끝났다. 이후 그의 집안은 멸문지화를 당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전략은 이렇게 비합리적 선택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게임이론으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침략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는 없는 일이다.

램지어 교수 사건과 겹쳐 보이는 사건이 있다.

작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일부 사람들이 어쭙잖은 통계지식을 가지고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것이 투표 부정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급기야는 일부 통계학자들까지도 덩달아 통계학적으로 매우 확률이 낮은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투표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계학은 현실의 어떤 사건이 실제로 일어났는가를 증명하는 방법론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임진왜란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우주가 생길 때 태양이라는 별이 생겨나고 다시 지구란 위성이 태어났다. 지구는 다른 별에서는 보기 어려운 물과 산소와 적당한 기온을 가진 별이 되었다. 거기에 한반도와 일본 열도라는 땅이 생기고, 일본에서는 어느 때 한 농부의 아들로 도요토미 히데요시란 자가 태어나 수많은 난관을 겪고 최고 권력자가 되었다. 그리고는 그는 조선을 침략하였다.

이상과 같은 사실이 발생할 확률은 사전적(事前的)으로 보자면 수백조 분의 일의 수백조 분의 일, 또 그 수백조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통계학적으로 부정투표라는 주장은 임진왜란이란 사건은 그렇게 확률적으로 희박한 사건이 일어난 것이므로 실제로는 임진왜란이라는 사건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과 논리적으로 맥을 같이한다. 세상의 모든 일들은 그것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모두 확률이 지극히 낮은 일이다.
 
역사적 사실 혹은 현실의 사건을 입증할 수 없는 방법론으로 억지로 입증하려는 시도가 한심하다. 그리고 그런 잘못된 방법론을 이용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어떻게 학술지 심사를 통과했는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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