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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Nov 04. 2022

영화: 컴 앤 씨(Come and See)

세계 제2차 대전 중 나치 독일에 의해 저질러진 벨라루스 학살 사건

세계 제2차 대전에 즈음하여서는 많은 학살 사건이 벌어졌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히틀러가 이끄는 독일에 의해 저질러진 유대인에 대한 홀로코스트이다. 그 외에도 일본에 의해 중국에서 저질러진 남경 대학살이 있었으며, 또 소련에 의해 저질러진 폴란드의 카틴 학살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하여 잘 알려지지 않은 대학살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나치 독일에 의해 저질러진 벨라루스 학살 사건이다. 영화 <컴 앤 씨>(Come and See)는 벨라루스 학살 사건을 다룬 영화로서 1985년 소련에서 제작되었다. 


영화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벨라루스 학살 사건에 대해 알아보자. 벨라루스(Belarus)는 폴란드와 러시아 사이에 위치해 있는 국가로서 민스크를 수도로 하고 있다. 지금은 소련 연방에서 분리되어 독립국가가 되었지만, 2차 대전 당시에는 소련 연방에 속해 있었다. 


1941년 2차 대전 초기 나치 독일은 소련을 침공하면서 벨라루스를 점령하였다. 이후 벨라루스는 1944년까지 나치 독일의 점령 통치 하에 있었다. 점령 기간 동안 나치 독일은 유대인을 대상으로 홀로코스트를 자행했을 뿐만 아니라 벨라루스인, 폴란드인, 러시아인 등 현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수많은 학살과 잔혹 행위를 자행하였다. 점령기간 동안 벨라루스에서는 독일의 점령 통치에 대항하여 파르티잔 저항이 거세게 일어났는데, 독일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민간인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하였다. 어떤 때에는 한 번에 거의 2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처형되기도 하였다. 

독일이 소련에 밀리기 시작하자 벨라루스에 대한 독일의 파괴는 더욱 심해졌다. 그들은 소련이 탈환할 자원을 말살해버린다는 핑계로 이 지역에 위치한 공공시설은 물론 거의 모든 마을을 불태워 버렸다. 벨라루스가 소련에 의해 수복되었을 때는 벨라루스는 이미 사막처럼 변했다고 한다. 나치 독일에 의해 학살된 주민의 숫자는 연구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최고 223만 명에 이르렀다는 기록도 있다. 이는 벨라루스 전체 인구의 1/4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독일에서 이루어진 연구에 의하면 1941년 6월을 기준으로 할 때 벨라루스 주민은 총 1,060만 명이었다고 한다. 그중 800만 명 가까이가 벨라루스 인이며, 유대인과 폴란드인이 각각 100만 명에 가까웠다고 한다. 이 가운데 나치에 의해 죽은 사람들은 소련의 발표에 의하면 223만 명, 벨라루스 역사가들에 의하면 최소 195만 명이라 한다. 사망자 중에 유대인이 80만 명에서 100만 명에 달해 거의 씨를 말리다시피 하였다. 전체 9,200개 마을 가운데 628개 마을은 생존자가 한 명도 없이 전멸되었다고 한다. 


영화 <컴 앤 씨>(Come and See)는 독일군에 의해 점령당한 벨라루스의 비극을 한 소년의 눈을 통해 고발하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제14회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았다. 

1943년 독일군에 점령당한 벨라루스에서 프료라 소년은 파르티잔이 숨긴 소총을 파내고 있었다. 그만두라는 마을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프료라 소년을 하늘에서 독일군 비행기가 감시를 하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파르티잔 부대원의 한 무리가 이 마을로 들어왔다. 엄마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프료라는 어제 파낸 소총을 들고 파르티잔에 지원한다. 


프료라는 파르티잔의 진지에 왔지만, 지휘관은 그를 남겨 두고 부대를 출발시킨다. 낙담한 프료라는 숲을 헤매다가 그라샤라는 소녀를 만난다. 그때 독일군의 공격이 시작되어 낙하산 병이 강하한다. 프료라와 그라샤는 프로랴의 마을로 도망치지만 사람의 기척은 전혀 없다. 그라샤는 학살된 마을 사람들의 시체가 산을 이루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것을 본 프료라도 착란을 일으켜 늪지로 들어가려 한다. 


겨우 파르티잔에 소속된 로우베지와 함께 살아남은 마을 사람들을 만났지만, 프료라의 가족은 모두 살해당하였다는 말을 듣는다. 프료라에게 총을 파내지 말라고 하던 마을 남자는 휘발유 불의 화상을 입어 죽어가고 있다. 프료라는 자신의 행동으로 가족이 죽었다고 자책한다. 한편 증오에 불타는 마을 사람들은 백골이 된 독일병의 시체로 히틀러의 인형을 만들어 분풀이를 한다. 로우베지와 프료라와 함께 인형을 사용하여 기습과 식량조달에 나선다. 독일군에 의해 점령된 바그쇼프카 마을에 도착한 프료라와 로우베지는 마을 사람을 협박하여 소를 얻는 데 성공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로우베시는 독일군의 기습을 받아 죽고, 소도 총탄에 쓰러진다. 

프료라는 펠레호도이 촌의 농부를 만나는데, 마을에는 이미 많은 수의 독일군이 들어와 있다. 농부는 프료라의 총을 숨겨주고는 자신의 가족인 척 하라고 말한다. 마을에서는 독일군이 중요 사항을 발표한다고 하면서 마을 주민 전체를 강제적으로 교회에 집결시킨다. 밖으로 내보내 달라고 호소하는 마을 젊은이에게 젊은 친위대 장교는 아이를 교회에 두고 밖으로 나오라고 지시한다. 


프료라와 몇 명의 마을 사람들이 창문을 통해 교회 밖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는 독일군들은 즐겁게 웃으면서 교회를 향해 일제 사격을 행하고, 화염병과 화염방사기로 교회 건물에 불을 지른다. 불길이 타오르면서 비명소리는 점점 사그라져 간다. 독일군 병사들은 아이를 교회 안에 두고 나온 젊은이에게 아이를 구하고 싶으면 불타는 교회 안으로 들어가라고 놀린다. 독일군들은 불타는 교회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프료라를 놀린다. 그리고 마을의 가축과 여성들을 약탈한 후, 독일군은 집집마다 불을 지른 후 방심 상태에 있는 생존자들을 남겨두고 사라진다. 


그러나 그 직후 독일군은 파르티잔의 기습을 받아 차례차례 쓰러져 간다. 프료라의 앞에 피리를 입에 문 피투성이의 그라샤가 넋이 나간 것처럼 서있다. 독일군 장교와 러시아인 협력자들은 모두 파르티잔에게 체포되었다. 나이 든 독일군 지휘자와 러시아인 협력자는 자신들은 학살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변명한다. 반면 잔인하기 짝이 없었던 친위대 장교는 파르티잔을 향해 소련인들은 열등 인종이며, 그들을 죽인 것은 정당하며, 공산주의자를 죽인 것은 당당한 일이라는 궤변을 늘어놓는다. 복수에 불타는 파르티잔들은 그들을 모조리 사살해버린다. 


파르티잔은 다시 부대 이동을 하며 프로랴는 물 웅덩이에 떨어진 히틀러의 사진을 향해 소총을 발사한다. 그리고 영화의 화면이 빠른 속도로 과거로 이동하는 것을 끝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영화에서 소개되는 여러 개의 학살 장면은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재연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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