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대학생과 한 직장 여성을 둘러싼 청춘 영화
일본의 전설적인 프로 마작(麻雀) 플레이어로서 코지마 다케오(小島武夫)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평생을 술과 여자와 빚에 파묻혀 살아왔는데, 만년에 그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면서 <로쿠데나시>(ろくでなし), 즉, “변변찮은 인간”이란 뜻의 회고록을 출판하였다. 나는 <로쿠데나시>라는 영화 제목을 보고, 코지마 다케오를 주인공으로 한 마작 영화인가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고 그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청춘 드라마였다. 영화 <로쿠데나시>는 1960년 일본에서 제작되었는데, ‘로쿠데나시’란 변변찮은 인간 혹은 쓸모없는 녀석이란 뜻이다. 이 영화는 방탕한 생활을 보내는 4명의 대학생과 한 직장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청춘 드라마이다.
초봄 오피스 빌딩 거리를 대학생인 아키야마 토시오(秋山俊夫)는 고급 승용차를 운전하고 있었다. 함께 타고 있는 기타지마 쥰(北島淳), 모리시타(森下), 후지에(藤枝)는 모두 아키야마의 친구들로서 그들 역시 대학생들이다. 아키야마는 은행에서 나오는 이쿠코의 앞에 차를 세웠다. 그녀는 토시오의 아버지인 아키야마 물산 사장의 비서이다.
이쿠코를 억지로 차에 태운 후, 쥰과 모리시타는 그녀가 은행에서 찾아온 돈을 빼앗는다. 그러나 얼마 후 토시오는 “장난은 그만 됐다”라면서 친구들에게 돈을 돌려주라고 명령한다. 이쿠코는 “대학에까지 다니면서 참 변변찮은 인간들이네”라는 말을 남기고는 차에서 내린다. 부르주아의 아들인 토시오와 후지에는 도둑질하는 것에 쾌감을 느끼며, 모리시타는 그 돈에 유혹을 느끼며, 쥰은 아무것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며칠 후 저녁 무렵 이쿠코는 회사 동료인 시노하라(篠原)로부터 영화를 보러 가자는 제안을 받고 망설인다. 기다리고 있던 쥰은 시노하라를 무시하고 억지로 그녀를 파티에 데리고 갔다. 파티장에 도착하니 큰 박수가 그들을 맞이한다. 토시오와 그 친구들이 이쿠코를 갓 귀국한 신인 샹송 가수라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토시오는 어쩔 줄 몰라하는 이쿠코를 바라보며 즐거워한다. 피아노 연구가 시작하자 쥰이 전기 스위치를 내려 그 틈에 이쿠코가 파티장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해준다.
다음날 쥰은 모리시타 등 그의 친구들로부터 파티를 망친 손해배상을 하라는 요구에 시달린다. 쥰이 손해배상을 할 수 없다고 말하자, 학생들은 이쿠코에게 전화를 해 손해배상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다. 이 일로 친구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는데, 토시오가 대신 돈을 물러내자 다툼이 끝났다. 이쿠코가 그들을 찾아와 돈을 두고 간다. 며칠 후 쥰은 이쿠코에게 돈을 돌려준다.
그들은 하야마(葉山) 해안에서 여름방학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었다. 이쿠코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기 위해 동경에 돌아온 쥰과 관계를 갖는다. 이쿠코는 아키야마 물산에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겠다고 약속하면서, 그를 집으로 불러들였다. 토시오는 이쿠코를 침대에 쓰러트린다. 며칠 후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나오는 쥰을 이쿠코가 기다리고 있었으나, 쥰은 토시오의 차에 올라 어디론가 가버린다. 쥰은 이쿠코에게 얽매이는 것이 싫어서 아르바이트를 그만둔다. 아파트에 찾아온 이쿠코에게 지난날 밤의 일은 잠깐의 놀이이며, 두 사람은 아무 관계도 아니라고 말한다.
후지에는 미국에 가기로 결정되었다고 한다. 토시오는 친구가 하나 빠지니까 이제 이 모임은 해산하자고 말한다. 모리시타는 마지막으로 큰 탕으로 장난 한번 치고 그렇게 하자고 하면서, 이쿠코가 은행에서 나오는 것을 기다려 돈을 빼앗자고 말한다. 그리고 토시오에게 권총을 빌렸다. 자동차 안에서 이쿠코를 기다리는 모리시타는 긴장해 있으며, 쥰은 무표정한 얼굴로 운전대를 쥐고 있다. 모리시타가 이쿠코의 가방을 빼앗았다. 쥰이 모리시타에게 덤벼들었다. 모리시타의 권총이 불을 뿜는다. 쥰은 중상을 입은 몸으로 자동차로 모리시타를 받아버린다. 쥰은 이쿠코에게 가방을 돌려준다. 이쿠코는 가방 안에서 흰 종이 다발을 꺼낸다. 돈은 들어있지 않았다. 쥰이 “그건 장난이었어”라고 중얼거리는 소리는 점점 들리지 않게 된다.
이 영화는 넘치는 시간과 돈을 주체할 수 없는 부잣집 아들인 대학생과 그들과 어울리는 가난한 친구가 함께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지르는 이야기이다. 이들 사이에 이쿠코라는 젊은 직장 여성이 원치 않게 이들과 가까이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4명의 대학생들은 세상 일들이 지겨울 뿐이다. 그래서 재미를 위하여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지르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