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쿠가와 이에야스를 향해 복수의 칼을 가는 사나다 유키무라
일본은 무사(武士)의 나라이다. 12세기 겐페이源平) 전쟁으로 무사들이 권력을 잡은 이후, 19세기 후반 권력이 천황에게 돌아갈 때까지 거의 700년 동안 무사들이 권력을 잡았다. 그래서 일본 역사에는 수많은 전사(戰士)들이 등장한다. 일본인들에게 일본 역사에 등장하는 많은 무사들 중에 누가 가장 뛰어난 전사인가를 물으면 아마 압도적 다수가 사나다 유키무라(真田幸村)를 들 것이다.
사나다 유키무라는 작은 영주의 아들로 태어나 거친 전국시대를 살아왔다. 그와 그의 아버지는 수많은 유력 영주를 주군으로 모셔왔는데, 마지막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豐臣秀吉)에게 충성하였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은 후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권력을 잡으면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아들 도요토미 히데요리(豐臣秀頼)의 편에 붙어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싸웠다. 그리고 도요토미 가의 멸망이 된 전쟁 오사카의 여름 전투(大阪の夏の陣)에서 전투 끝에 사망하였다.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https://blog.naver.com/jhlee541029/222062013061
영화 <사나다 유키무라의 모략>(真田幸村の謀略)은 사나다 유키무라를 중심으로 한 사나다 10용사(真田十勇士)에 의한 도쿠가와 이에야스 암살 계획을 소재로 한 스케일 큰 시대극 영화이다. 이 영화는 1979년에 제작되었다.
어느 날 밤 일본 각지에서 커다란 운석이 떨어지는 것이 목격된다. 그러한 가운데 세키가하라(関ヶ原) 전투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패배한 서군의 사나다 유키무라는 가신인 키리가쿠 사이조(霧隠才蔵)를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성에 잠입시켜 침소에서 죽이지만 죽은 사람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아니라 그를 대신한 카게무샤(影武者)였다. 카게무샤란 요인을 암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그 요인의 대리 역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사이조는 또 이에야스의 행렬을 습격하지만, 이에야스 쪽의 닌자 핫도리 한조(服部半蔵)의 반격을 받아 실패한다.
사나다 유키무라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암살하기 위해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그는 그를 따르는 닌자인 사스케(佐助)와 모치즈키 치요메(望月千代女)가 이끄는 여자 닌자 집단의 도움을 받아 그와 뜻을 함께할 닌자와 낭인 등을 모은다. 이리하여 사나다 유키무라 아래에 10명의 용사들이 모여들었으니, 이들이 저 유명한 소위 ‘사나다 10 용사’이다. 사나다 10 용사는 소설을 통해 만들어진 이야기로서, 실제 역사적 사실은 아니다. 그러나 여러 소설을 통해 워낙 유명해지다 보니 이를 역사적 사실로 믿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 사나다 10 용사 가운데 특별한 사람이 있으니 바로 미요시 세이카이뉴도(三好清海入道)란 여자이다. 그녀는 임진왜란 때 조선에서 일본으로 잡혀와 크리스천이 되어 이름을 쥴리아로 바꾸었다. 쥴리아는 실존 인물로서, 일본에서 크리스트 교를 전파하면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였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그녀에게 몇 차례나 크리스트 교를 버리도록 설득하였으나, 그녀는 이에 응하지 않고 스스로 고난의 길을 걸었다. 일본 크리스트 교의 역사에 있어서 쥴리아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이다.
실제로 사나다 10용사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고, 또 쥴리아는 사나다 유키무라와는 전혀 관계가 없지만, 소설에서는 재미를 위해 쥴리아가 사나다 10용사 가운데 한 명이라는 하구의 사실을 만들었다.
사나다 유키무라는 사나다 10용사와 함께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암살할 계획을 세우고 그를 습격한다. 그렇지만 이에야스도 이에 맞서는 계략으로 대응하여 암살은 번번이 실패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드디어 도요토미 가문을 멸망시키기 위하여 오사카 여름 전투를 일으킨다. 사나다 유키무라와 그의 부하들은 도요토미 가문의 편에 서서 필사적으로 싸우지만 전투에서 패배하고 성은 함락된다. 그리고 그가 지금까지 충성을 바쳐왔던 도요토미 히데요리와 그의 어머니 오차차(お茶々)는 성이 함락하자 스스로 자결하며, 이것으로 도요토미 가는 멸망한다.
사나다 유키무라는 최후의 계책으로서 오사카 전투에서 승리하고 돌아가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노린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행렬을 습격한 사나다 유키무라는 이에야스를 호위하는 부하들을 모두 죽인 후, 이에야스의 목을 쳐 날림으로써 마침내 복수에 성공한다. 복수를 마친 이에야스는 세상으로부터 사라지며, 가문의 수장을 잃은 도쿠가와 가문은 카게무샤를 내세워 이에야스가 죽지 않은 것으로 꾸민다.
이렇게 사나다 유키무라는 복수에 성공한 후 은거하며,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사나다 유키무라에게 목이 잘리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나지만 실제 역사에서는 그런 일은 없었다. 사나다 유키무라는 오사카 여름 전투에서 패전 끝에 전사하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이 전쟁의 승리 후 명대로 살다가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