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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Feb 17. 2023

영화: 오이란(華魁)

창가(娼家)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찾아가려는 유녀(遊女)의 몸부림

이 블로그에서는 일본의 유곽(遊廓)을 무대로 한 몇 편의 영화를 소개한 바 있다. 영화 <오이란>(華魁)도 유곽을 무대로 유곽을 빠져나오려는 유녀의 인생 곡절을 그리고 있다. 이전에 소개한 유곽을 무대로 한 영화들은 어느 정도 사회성을 표방하고 있는데 비하여 <오이란>(華魁)은 에로 영화적인 색채가 아주 농후한 영화로서, 1983년에 제작되었다. <오이란>(花魁 또는 華魁)이란 유녀(遊女), 즉 창기 가운데 지위가 높은 창기를 일컫는 말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https://blog.naver.com/jhlee541029/222815479677

때는 1890년 무렵 나가사키(長崎)의 한 유곽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오이란’이라 불리면서 아게하 타유(揚羽太夫)와 최고 인기를 다쿠고 있는 아야메 타유(菖蒲太夫)는 춘화(春畫)를 팔고 있는 청년 키스케(喜助)와 사랑에 빠졌다. 여기서 타유(太夫)란 유녀 가운데 최고의 지위로서, 자세한 설명은 위의 링크들을 참고하기 바란다. 어느 날 밤 피부가 아름다운 여자를 찾아 유곽에 온 문신사 신키치(清吉)는 자신을 상대한 유녀 미요노(美代野)에게 반해 마취약으로 그녀를 실신시킨 후 그녀의 전신에 거미 문신을 새겨 넣는다. 이 문신이 큰 인기를 얻어 미요노는 지옥 타유(地獄太夫)라는 이름을 얻은 오이란으로 출세한다.

한편 신키치는 목욕탕에서 얼핏 본 아야메 타유의 살결에 반해버린다. 그때 춘화를 팔고 있는 것을 들켜 경찰에 쫓기는 몸이 된 키스케는 아먀메 타유와 함께 미국으로 도망가려고 결심한다. 아야메 타유도 신키치의 말에 따르기로 하고 밤에 둘이서 유곽으로부터 도망을 치는데, 그때 신기치가 패거리들을 이끌고 나타나 둘을 습격한다. 여기서 키스케는 살해당하고 아야메 타유는 무릎에 큰 부상을 입는다. 겨우 목숨을 건진 아야메 타유는 미국 선원을 유혹하여 미국으로 가는 화물선에 몸을 싣는다. 


그러나 화물선이 도착한 곳은 미국이 아니라 요코하마(横浜)였다. 아야메 타유를 속인 미국 선원은 그녀를 다시 요코하마의 유곽에 팔아넘겼다. 그래서 다시 아야메 타유는 요코하마에서 유녀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런데 막상 그녀가 손님을 받으면 이전에 입은 무릎의 상처가 죽은 키스케의 얼굴 모습으로 변하여 손님들을 놀라게 한다. 아야메는 키스케의 원령을 설득하여 겨우 사라지게 하여 본격적인 유녀 생활을 시작한다.  


아야메는 그 미모와 몸가짐으로 유곽의 최고 스타가 된다. 그러던 중 손님 가운데 미국인을 한 사람 알게 되는데, 그는 뉴욕의 부호의 아들로서 이름은 죠지였다. 둘은 진심으로 사랑하여 서로 결혼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신혼 첫날밤 아야메의 몸에서는 다시 키스케의 얼굴 모습이 나타나 죠지에게 상처를 입힌다. 이것은 옛날 아야메가 키스케에게 앞으로 죽을 때까지 누구와도 결혼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였는데, 이 약속을 깨었기 때문이다. 목사가 악마를 쫓으려 해 보지만 키스케는 목사가 든 십자가든 뭐든 모두 물어뜯어 버린다. 그러자 아야메는 “저는 당신을 가장 사랑하고 있어요, 미래에 부부가 됩시다.”라고 말하자 키스케의 얼굴을 사라진다. 공포심에 떠는 죠지를 아야메는 달래주고 둘은 행복한 부부가 된다.


농도 짙은 B급 에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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