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 살인사건을 해결하라!
<춤추는 대수사선> 영화의 제2편인 <춤추는 대수사선: 레인보 브리지를 봉쇄하라!>(踊る大捜査線 THE MOVIE 2 レインボーブリッジを封鎖せよ!)는 2003년에 제작되었다.
영화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일본의 경찰 조직에 관해 잠깐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 일본 경찰 드라마나 경찰 영화를 감상한 사람들은 어떤 때는 경찰청이라고 나오다가 또 어떨 때는 경시청이라고 다오기도 하여 경찰청은 무엇이며, 경시청은 또 무엇인지 궁금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경찰을 통괄하는 경찰청이 있고, 그 아래에 광역지자체별로 지방경찰청이 있으며, 지방경찰청 아래에 경찰서가 있다. 그리고 경찰청 아래에는 파출소와 지구대가 있다.
일본의 경우 경찰청이 전국의 경찰업무를 통괄하며, 경찰청의 우두머리는 경찰청 장관이 된다. 그리고 경찰청 아래에는 도도부현, 즉 광역지자체 별로 경찰본부가 있다. 그러니까 일본의 경찰본부란 우리나라의 지방경찰청에 해당하는 조직이다. 그런데 수도인 동경의 경찰본부에 대해서는 경찰본부란 말을 사용하지 않고, 경시청(警視廳)이라고 부른다. 즉 우리나라와 비교한다면 경시청이란 서울지방경찰청에 해당하는 기관이다.
이제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자.
경시청 본청과 아오시마 형사가 근무하는 만안서가 합동으로 테러대책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본청은 테러진압 부대 역할을 만안서 직원들은 테러범 역할을 하고 모의훈련을 실시하는데, 많은 경찰 간부들과 시민들이 이 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당연히 테러진압 부대가 테러범들을 모조리 체포하는 것으로 연습은 끝나야 한다. 그런데 테러범이 된 만안서 직원들은 대분발하여 테러 진압부대인 본청 테러진압 담당 직원들을 모두 제압해 버려 경시청 간부들은 체면을 구기게 된다. 이 일로 아오시마 형사는 본청으로부터 미움을 산다.
만안서 관할 내에서 몸이 거미줄에 걸린 것같이 묶여 죽어있는 남자의 시체가 연이어 발견된다. 경시청 상층부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본청가 만안서의 공동 수사를 명령한다. 그러나 본청으로부터 파견된 여성 관리관인 오키다(沖田)는 만안서를 일체의 수사에서 배제한다. 그녀는 “사건은 회의실에서 일어나는 거야”라며, 아오시마를 비롯한 만안서 형사들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오만한 태도를 보일 뿐만 아니라, 비록 아오시마와는 견원지간이지만 실력 하나만은 인정받고 있는 무로이(室井) 관리관 조차도 모욕한다. 그런 오키다에 대해 아오시마는 분노심을 느낀다. 관리관이란 경시청 본부의 과장보다 조금 아래 있는 직책으로서, 대개 몇 개의 계(係)를 통괄하는 직위이다.
오키다의 압력으로 공식적으로 수사에서 배제된 만안서 형사들이지만, 아오시마는 개의치 않고 관할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소매치기 사건과 사람을 물어뜯는 사건 수사에 여념이 없다. 한편 거미줄 살인사건은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던 차에 아오시마와 그의 동료 여형사인 스미레는 오키다에게 불려 간다. 오키다는 아오시마와 스미레를 어느 비밀스러운 장소에 데려간다. 그곳은 일본의 모든 시민을 카메라로 감시하는 모니터 실이었다. 아오시마와 스미레는 이런 인권을 무시하는 시설에 아연한다. 그렇지만 오키다는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려면 어쩔 수 없다고 하면서 아오시마와 스미레에게 모니터를 계속 감시하여 거미줄 살인사건의 단서를 찾으라고 명령한다. 아오시마는 어쩔 수 없이 모니터 스크린을 하는데, 거기서 우연히 소매치기 사건과 물어뜯기 사건의 범인을 발견한다.
아오시마와 스미레는 범인을 잡으려고 뛰쳐나가지만 범인 체포에는 실패한다. 아오시마와 스미레의 무단이탈에 화가 난 오키다는 둘을 소개해 준 무로이에게 펄펄 뛴다. 감시 임무에서 뛰쳐나온 아오시마와 스미레는 거미줄 살인사건을 목격하였다는 어느 회사의 여자 비서의 경호 업무를 맡게 된다. 그러나 경호를 하는 동안 그녀가 노림을 받고 있는 것인 결코 그 사건 때문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회사의 관련 회사에서는 최근 대규모의 해고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소매치기 사건의 범인도 해고의 피해자였던 것이다.
한편 거미줄 사건에도 진전이 있었다. 범인 그룹으로부터 연락이 온 것이었다. 범인들과 교섭 임무를 맡은 사람은 본청에서 교섭인으로서 활약하고 있는 마시타(真下)였다. 마시타의 교섭 능력으로 이 사건의 범인들은 대규모 해고의 피해자들이란 것이 판명되었다. 범인들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은 레인보 브리지를 봉쇄하려고 하지만, 여기에는 많은 권력자들의 이해가 얽혀 있어 좀처럼 봉쇄를 할 수 없다. 더욱이 범인 중 하나가 여자 아이를 찌르려고 하는 순간 이를 막으려 한 스미레가 칼에 찔려 중상을 입었다.
오키다는 현장 지휘를 하지만 수사는 좀처럼 호전되지 않는다. 자포자기가 된 오키다의 앞에 만안서의 형사들이 나타나 자신들에게 수사를 맡겨달라고 한다. 그리하여 아오시마를 중심으로 한 만안서의 직원들은 대활약하여 범인 체포에 성공한다. 오키다는 수사 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번 사건에서 대활약을 한 아오시마는 경찰청으로부터 표창장을 받게 되었으나, 표창장 수여식에는 참석하지 않고 퇴원한 스미레와 함께 여전히 새로운 사건의 범인을 쫓느라 여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