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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Feb 12. 2023

영화: 김두한과 서대문 일번지

김두한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는 그동안 여러 차례 제작되었다. 우리 사회에서 과대평가된 인물이 적지 않는데, 필자는 김두한도 그 가운데 한 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는 요즘 말로 하면 조폭 두목이다. 그런 그가 영화나 책에서는 마치 독립운동을 한 것처럼 묘사되곤 한다. 그가 이렇게 과대평가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그의 출생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는 청산리 대첩을 승리로 이끈 김좌진 장군의 아들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나는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영화 <김두한과 서대문 1번지>도 김두한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로서 1981년에 제작되었다. 김두한을 주인공으로 한 대부분의 영화가 일제 강점기를 시대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비해 이 영화는 미 군정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 “서대문 1번지”란 서대문 교도소를 말한다. 


김두한은 살인혐의로 미 군정 사령부로부터 사형선고를 받고 이태원의 미군 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다. 미 군정시기는 좌익의 활동이 활발했던 시기이다. 수도청장 장택상과 경무부장 조병옥 박사는 김두한의 구명운동을 적극적으로 편다. 그를 이용하여 무력으로 좌익을 제압하기 위해서이다. 

조병옥과 장택상의 구명운동 덕택으로 서대문 형무소로 이감한 김두한과 그의 부하들은 그곳에 수감된 좌익의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인 김춘금 일행과 대립한다. 김춘금은 간수 부장과 짜고 부하를 이끌고 탈옥한다. 이들은 서울시내 경찰서를 점령하고 무기를 탈취하여 무장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김두한은 이 사실을 장택상에게 통보하고, 함께 싸워 김춘금 일당을 제압한다. 


나는 영화의 이 내용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픽션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김두한의 이러한 폭력행위가 미화되고 있다. 이 영화에서 감독의 관점을 알 수 있는 장면이 하나 나온다. 그것은 민족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인 여운형을 ‘매국노’라 규정하고, 그를 암살한 암살범 한현우를 ‘우국지사’라 표현하고 있다. 역사에 대한 감독의 시각을 잘 알 수 있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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