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콜롬보의 지략에 의해 스스로 살인 증거를 노출하는 범인
서양인으로서는 작은 체구에 후줄근한 바바리코트를 걸친 남자. 형사 콜롬보의 모습이다. 지금은 수사극이 액션을 위주로 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은데, 형사 콜롬보는 전형적인 추리물적인 수사극이다. 이 드라마는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어 여러 시즌으로 방영되었는데, 1960년 그 첫 이야기가 방영된 이후 그 전체 에피소드 수는 무려 69개에 달한다.
이 드라마는 영화로도 여러 편 제작되었는데, <형사 콜롬보: 위험한 설계>(Columbo - lueprint for Murder)는 1972년에 제작되었다.
큰 사업가인 보 윌리엄슨 의욕적인 사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는 매사에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지만, 젊은 건축가 엘리엇 마크햄이 제안한 사업에 대해서는 탐탁지 않게 여긴다. 보는 8주간의 유럽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그 사이에 자신의 젊은 아내 제니퍼가 마크햄이 제안한 사업을 그의 허락 없이 허가했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한다. 그는 제니퍼와 마크햄에 대해 두 번 다시 그 프로젝트 이야기를 꺼내지 말라고 못 박는다. 마크햄은 보를 자동차로 유인하여 그를 죽이고 자동차와 함께 절벽으로 추락시킨다.
그러던 중 보가 행방불명이 된다. 제니퍼가 경찰에 남편의 행방불명 소식을 알려온다. 조사를 시작하자 곧 경찰은 절벽에 추락하여 파괴된 보의 자동차와 보의 시신을 발견한다. 이 사건은 보의 운전실수에 의한 교통사고로 보인다. 그렇지만 조사에 나선 형사 콜롬보는 어딘가 석연치 않은 느낌을 갖는다. 게다가 보의 첫 번째 부인은 보가 살해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그런데 콜롬보는 이 사건이 무엇인가 흑막이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결정적인 증거를 얻을 수 없어 고심한다. 여기서부터 콜롬보의 진가가 드러난다. 콜롬보가 해결하는 대부분의 사건에서 콜롬보는 스모큰 건이 되는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한다. 그 대신 그는 용의자의 허점을 찔러 용의자가 스스로 자신의 입으로 범행의 단서를 꺼내도록 만든다.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다. 결국 사건 해결의 결정적인 증거는 살인범인 마크햄의 입에서 스스로 나와야 한다.
마크햄으로서는 모든 일이 자신이 의도한 대로 잘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수사에 나선 콜롬보 형사가 이리저리 던지는 질문 가운데 뭔가 하나가 께름칙한 부분이 있다. 그는 그 께름칙한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계략을 짜낸다. 그런데 그것이 바로 콜롬보가 마련한 미끼였다. 결국 마크햄은 스스로의 실책으로 자신의 결정적인 살인 증거를 노출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