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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an 16. 2023

영화: 장고, 비정의 총잡이

강도단의 두목에서 정의의 사도로 변신하는 장고

무자비한 폭력을 그 특징으로 하는 마카로니 웨스턴 가운데서 장고(Django) 이야기는 특히 그 도가 심한 것 같다. 장고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는 여러 편 제작되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를 시리즈 영화로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그들 영화의 대부분이 주인공 이름을 장고로 하고 있다는 공통점 외에는 다른 연결점이 없기 때문이다. 이야기도 서로 연결되지 않으며, 그렇다고 해서 장고 역을 맡은 배우가 정해진 것도 아니다. 그냥 장고란 이름이 영화 팬들에게 익숙하니 주인공의 이름을 그렇게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장고, 비정의 총잡이>(Django Kill If You Live Shoot)는 1967년 이태리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아마 우리나라에는 수입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한국어 제목도 필자 마음대로 그렇게 붙인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 영화의 제목을 <비정의 사나이 장고>(情無用のジャンゴ)라 붙였다. 


이 영화는 격렬한 총격전과 잔혹한 묘사로 인해 “마카로니 웨스턴의 초현실주의”라는 절찬을 받았다. 프랑코 네로가 주인공 장고 역들 맡았던 이전의 장고 영화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미국 무법자들과 멕시코 강도단이 합세한 일단의 무리가 북군이 호송하는 금괴 마차를 습격한다. 이들은 호송 호위대원들을 살해하고 마차에 실린 막대한 양의 사금(砂金) 주머니를 빼앗는다. 그러나 미국 무법자들은 금을 독차지하기 위해 멕시코 강도단을 배신하여 그들을 모두 살해한다. 그리고는 그들은 각자 금을 자신의 말에 나누어 싣고 범행장소를 떠난다. 


모두 죽었다고 생각한 멕시코 강도단 가운데 두목인 장고는 부상만 입고 가까스로 살아났다. 근처를 지나던 인디언에게 도움을 받은 장고는 남은 한 자루의 금으로 총알을 만든다. 그런 후 자신을 배반한 미국 무법자들을 쫓는다. 


그즈음 미국 무법자들은 멕시코와의 국경에 가까운 어느 마을에 도착한다. 보통의 영화라면 이들 무법자들이 마을 주민들을 공포에 떨고, 무법자들은 마음껏 행패를 부려야 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다르다. 마을의 주민들도 보통이 아니다. 마을 주민들은 이들 무법자들이 현상금에 걸린 강도들로서 막대한 양의 사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래서 이들은 방심한 무법자들에게 습격하여 이들을 모두 참살하고 사금을 탈취한다. 마을 근처에서 도적단을 이끌고 있는 솔로라는 자는 죽어가는 무법자의 두목의 목숨을 구해준다. 솔로는 그로부터 사금의 존재를 알게 되어,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필사적으로 찾는다. 

드디어 마을에  도착한 장고와 솔로 일당은 금 주머니를 감춘 마을 남자 텐플러와 해거맨과의 사이에 처절한 싸움이 전개된다. 텐플러와 해커맨도 같은 마을에 사는 주민 사이이지만 황금 앞에서는 서로가 원수가 된다. 서로가 상대방을 치기 위해서 황금을 미끼로 장고와 손을 잡고 서로를 죽이고 황금을 독차지하려 한다. 장고는 이러한 악당들 사이에서 헤집고 다니면서 악당들을 처단한다. 그런 후 그는 많은 사람의 피를 흘리게 한 황금을 두고 사라진다.  


이 영화를 감상하고 난 뒤 한 가지 떠오르는 의문점. 장고는 멕시코 강도단의 두목으로서, 미국 북군의 마차를 습격하여 호송부대원들을 살해한 후 황금을 탈취한다. 즉 강도짓을 위해 많은 사람을 살해한 악당이다. 그런 장고가 어떻게 갑자기 정의의 사도가 되어 악당들과 싸우는지 모르겠다. 황금을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이해가 간다. 그렇지만 그는 악당들을 모두 처단한 후 황금을 버리고 표표히 사라진다.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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