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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Feb 05. 2023

영화: 내가 죽던 날

주위에는 아무도 의지할 사람이 없다, 고립된 소녀의 선택은?

경찰대학을 졸업하여 장래가 촉망되던 형사 현수(김혜수 분)는 오랜 휴직 끝에 복직한다. 그녀는 결혼을 하였으나 동료 경찰과 불륜을 저질렀다는 소문으로 거의 반 강제로 휴직을 당한 끝에 이제 다시 복직하게 된 것이다. 경찰 윗 선에서는 현수에게 쉬운 사건을 하나 맡겨 그 사건을 마무리한 공로로 자연스럽게 복직시킨다는 계획이었다. 


어느 섬 마을 태풍이 몰아치던 날 밤, 한 소녀가 사라진다. 그녀가 사라졌다고 추정되는 절벽 위에는 달랑 유서 한 장이 남겨져 있을 뿐이다. 소녀의 시신이나 그 밖의 유류품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절벽에서 투신한 소년의 시신은 어디론가 쓸려갔을 거라고 추정되어 단순 자살로 보이든 듯한 사건이다. 경찰 간부도 현수에게 단순 자살 사건이 틀림없이 조속히 사건을 마무리하라고 독촉한다. 


현수는 소녀가 투신한 섬을 찾아간다. 그 소녀는 아버지가 큰 사건에 연루된 채 사망하여, 경찰이 중요한 증인이 될 수 있는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먼 섬으로 보낸 것이었다.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이 섬으로 와 혼자서 외딴집에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 현수는 섬마을 사람들을 하나하나 만나서 소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또 소녀의 보호를 담당하던 전직 형사, 그리고 연락이 두절된 가족들을 만나 소녀의 죽음과 관련된 사항을 조사한다. 조사를 할수록 현수는 소녀의 실종이 단순한 자살이 어니라 어떤 사건과 연관되어 있다는 의혹이 점점 커진다. 

현수는 섬에서 외롭게 살아가던 소녀와 그나마 가까이 지냈던 순천댁을 찾아간다. 순천댁은 말을 못 한다. 그리고 그녀의 조카인 순정은 식물인간 상태가 되어 하루종일 집에서 누워있다. 현수는 순천댁이 무엇인가를 감추고 있다는 심증을 갖는다. 현수가 순천댁에 다가가자 그동안 마음을 닫고 있던 순천택은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그래서 필담으로 현수의 질문에 하나씩 대답한다. 


순천댁의 집은 소녀 세진이 홀로 살고 있는 집에서 가장 가깝게 있다. 그녀는 사고로 조카가 식물인간이 된 사건 당시 스스로 자신도 모숨을 끊으려고 농약을 마셨다. 그 후유증으로 말을 못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후 마을 사람들과의 왕래도 거의 끊고 홀로 조카를 간병하며 외롭게 살고 있었다. 원하지 않게 섬으로 온 세진도 모든 사람들로부터 마음을 닫고 접촉 없이 홀로 살아왔으나, 순천댁에 대해서는 조금씩 마음을 열고, 순천댁의 집을 찾아와 하루종일 순천댁의 조카 순정 옆에서 보내기도 한다. 

현수는 조사를 할수록 의지할 데 없이 홀로 남겨진 채 외롭게 살았던 세진의 삶에 공감하며, 마음 아파한다. 그리고 세진이 느꼈을 외로움이 바로 자신의 외로움과 같았을 것이고, 그것이 얼마나 참기 어려운 일이란 것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현수는 세진의 실종이 모종의 사건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가졌던 의혹이 조금씩 풀려간다. 그리고는 세진의 실종이 자살이라고 결론짓고 서울로 복귀하려 한다. 


섬마을 선창에는 육지로 나가려는 여객선이 대기해 있다. 사람들은 분주하게 여객선으로 승선하고 있는데, 그 속에는 현수도 섞여 있다. 배가 떠나려는 순간 순천댁이 급하게 선창으로 달려온다. 그녀는 손 짐수레에 커다란 박스를 하나 싣고 있다. 그녀는 박스를 가지고 섬밖으로 나가려는 것 같다. 박스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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