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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an 30. 2023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

뒤늦게 찾은 이상의 여자가 연쇄 살인범이라니!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은 연쇄살인범 여자와 순진한 총각 사이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코미디 영화로서, 2006년에 제작되었다. 


대학 강사인 황대우는 똑똑하고 젠틀하지만 여자한테만은 완전 숙맥이다. 예쁜 여자를 만나 연애를 하고 싶다고 항상 원하고 있지만, 여자들 만나는 자리에 가면 자신도 모르게 엉뚱한 소리를 하여 판을 깨기 일쑤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변변히 연애 한번 제대로 한 적이 없다. 황대우도 이제 나이가 서른이 넘어가고 있다. 주위의 친구들은 모두 짝을 찾아가는데, 자기 혼자 홀로 외롭게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하루빨리 애인을 만들고 싶어 한다. 


어느 날 대우는 우연히 만난 미나에게 얼떨결에 데이트 신청을 한다. 그동안 여자들에게 수없이 차인 경력이 있는 대우는 별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미나는 데이트 신청을 받아들인다. 그런데 여자를 만나면 엉뚱한 짓과 허튼소리를 하는 대우의 행동은 변하지 않는다. 그런 대우에 대해 미나는 몇 번이나 실망을 하고 헤어지려 하지만 그러다가도 다시 만난다. 그렇게 티격태격하는 사이에 둘의 사랑은 점점 깊어져간다. 

대우에게 미나는 자신이 미술공부를 하고 있다고 하며, 곧 이태리로 유학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말 그녀가 미술학도일까? 미나와 함께 살고 있는 친구 백장미의 얼굴이 엉망이다. 미나가 물어보니 백장미는 자신이 사귀고 있는 양하치가 자신을 때렸다고 한다. 미나는 그 양아치를 죽여 김치 냉장고에 넣어 보관한다. 알고 보니 미나의 살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자신과 동거를 한 남자를 죽인 것을 포함하여 몇 건의 살인 경력이 더 있다. 


그렇다. 그녀는 연쇄살인범이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일부러 살인을 즐긴 것도 아니고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다. 대부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몰려 본의 아니게 사람을 죽인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사람을 죽이는 데 있어 조금도 양심의 가책 같은 것을 느끼지 않는다. 태연히 사람을 죽인다. 


이 단계에 들어 나는 감독이 이 영화를 어떻게 마무리지을지 궁금했다. 즉 판을 너무 크게 벌여놓은 것이다. 미나가 경찰에 체포되면 이것은 코미디 영화가 아닌 것이 되어버리고, 황대우와의 사랑이 결실을 맺어 잘 살게 되는 해피 앤딩으로 끝나면 그것은 그것대로 우리 사회의 윤리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설정이 된다.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자. 백장미는 미나의 연쇄적인 살인에 자신도 혹시 미나 손에 죽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며 겁에 떤다. 대우로서도 미나와 사귀어가면서 그녀가 수상쩍기 짝이 없다. 미술학도라고 하면서도 미술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없다. 그리고 어느 정도 교육만 받아도 누구나 알 고 있는 기본적인 사회상식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점점 미나란 여자가 가식덩어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이름마저도 미나가 아니라 미자라는 결정적 거짓을 알게 된다. 


대우는 미나와의 만남에 대해 번민한다. 그녀의 모든 것은 가짜이다. 게다가 대우는 이제 미나의 연쇄살인까지 알아버렸다. 대우는 이제 그녀가 무섭기조차 하다. 그는 미나를 계속 만나기는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떠날 수도 없다. 그러던 중 살인사건이 드러나면서 미나는 사라지고 만다. 


미나가 사라진 후 많은 시간이 지났다. 대우는 그 후에서 독신 생활을 계속했다. 어느덧 학자로서 어느 정도 위치에 오른 대우는 학술대회를 위해 싱가포르에 갔다. 그곳에서 우연히 그는 눈에 익숙한 한 여자를 만난다. 바로 미나였다. 잠시동안의 두 사람의 만남이 끝나고 황대우는 다음의 만남을 기대하면서 그녀와 헤어진다. 


나는 감독이 이렇게 판을 키운 후 결말을 어떻게 지을까 궁금했는데, 결국 미나의 해외도피라는 방법으로 해결하였다. 잘 만들어낸 답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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