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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Feb 16. 2023

영화: 장고 더 바스타드

배신자에게 보내는 죽음의 묘비

지난 유엔 회의장에서 윤석열이 했던 “이 새끼들”이란 말이 외국에서는 어떻게 번역되었을지 궁금하였다. 외국 주요 언론들은 대개 Fucker(X새끼),  Fucking Bastard (ㅆㅂ놈) 정도로 번역한 것 같다. “장고 더 바스타드”(Django The Bastard)라면 우리말로는 아마 “장고 새끼”, “장고 자식”, “장고 녀석” 정도로 번역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영화는 1969년 이탈리아에서 제작되었다. 다른 수많은 장고 영화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 역시 이전에 나온 다른 어떤 장고 영화와도 이야기가 연결되지 않는다.        


서부의 어느 조그만 시골마을, 먼지바람이 불어오는 속에서 검은 옷을 입은 한 사람의 건맨이 나타난다. 그는 누군가의 죽음을 의미하는지 거친 나무십자가의 묘비를 땅에 꽂는다. 그 묘비에는 샘 호킨스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는 총성이 메마른 마을에 울려 퍼진다. 순식간에 샘과 그 일당들이 쓰러진다. 


그리고 두 번째 죽음을 알리는 묘비가 땅에 박힌다. 그 이름은 로스 하워드. 어둠 속에서 또 총성이 울려 퍼진다. 

마을의 유력자인 로드 머독은 앞의 두 사람의 죽음으로 장고가 무엇을 노리는지 알아차렸다. 부하인 윌리엄과 브렛에게 명령하여 솜씨 좋은 건맨들을 모으기 하였다. 그러나 장고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또 로드의 동생 자크가 병약한 데다 광기까지 보이고 있어 골치가 아프다. 로드는 자크의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하여 알레시아란 여자를 돈으로 사서 자크의 아내로 삼도록 하였다. 초조한 로드 일당은 드디어 마을 주민들을 마을에서 내쫓기 시작하였다. 그래도 장고의 행방은 알 수 없고, 돈으로 고용한 건맨들의 희생만 늘어날 따름이었다. 


장고는 남군 캠프에 있었다. 같은 부대의 동료 에반스가 구한 술을 마시려고 샘, 하워드가 머독의 텐트를 찾았지만 그들은 없었다. 그런 차에 한 발의 총성. 에반스가 쓰러졌다. 그리고 북군의 기습이 있었다. 북군을 안내한 것은 샘, 하워드, 머독 세 사람이었다. 부대는 전멸하고 장고만이 기적적으로 살았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장고가 복수를 시작한 것이다.    


자크의 아내 알레시아는 돈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지금의 생활이 싫다. 밤거리에서 머독의 부하들을 쓰러트려가는 장고였지만, 그를 걱정하는 알레시아가 장고에게 돈을 가지고 마을을 떠나라고 설득한다. 그러나 장고는 그녀의 말을 거부한다. 그러다가 빈틈을 노출하여 자크의 습격을 받아 부상을 입는다. 

장고는 부상당한 몸으로도 머독 일당들을 하나하나 해치운다. 돈으로 머독에게 고용된 건맨들은 동료들이 계속 죽어나가자 더 이상 장고를 추적하는 일을 거부한다. 그들은 머독에게 받은 돈을 머독 앞에 던져버린다. 그러자 머독은 부하들에게 건맨들을 죽이라고 명령하고, 머독과 건맨들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진다. 부상당한 몸을 쉬고 있던 장고는 마루 바닥 어둠 속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 


자크는 부상을 당한 장고를 찾아다니지만, 장고의 역습을 받아 도리어 자신이 죽는다. 유령 마을로 변한 여명의 거리에 머독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십자 묘비가 박혀있다. 머독도 남자답게 장고와의 최후의 결투에 나선다. 그리고 총성이 울리면서 머독은 쓰러진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 장고가 등장하는 장면은 많지 않다. 장고의 복수 타깃인 머독 일파의 움직임에 많은 시간이 할애되고 있다. 장고라는 뛰어난 건맨에게 쫓기는 악당의 초조함이 잘 묘사되고 있다. 이 영화는 또 음악이 멋있다. 웅장한 음악과 함께 등장하는 장고의 모습은 그 분위기만으로 충분히 주위를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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