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돌아보며]
오늘, 와룡 공소 신자분들과 함께 송년 모임을 가졌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겨울의 끝자락, 함께하는 이들과 나누는 따뜻한 정이 참으로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2024년이 이제 3일밖에 남지 않은 지금, 올 한 해를 되돌아보니 그 어느 때보다도 다이내믹하게 살았던 한 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2024년은 제게 특별한 사건들과 소중한 경험들로 가득한 해였습니다. 처음 겪는 도전들로 인해 때로는 두렵기도 하고, 실패의 순간도 있었지만, 그 모든 경험이 저를 더 단단하고 풍부하게 만들었다고 느낍니다. 삶이란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여행과 같기에, 저는 이 모든 순간을 감사히 받아들였습니다. 특히, 제가 평소에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면서 스스로의 잠재력을 재발견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느끼는 감정은 복잡하고 다양합니다. 기쁨과 감사, 약간의 아쉬움, 그리고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설렘이 뒤섞여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강렬한 감정은 무엇보다도 ‘성장’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24년은 제 삶에 새로운 페이지를 열어준 해였으며, 앞으로 펼쳐질 여정을 기대하게 만드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운명을 받아들이며]
올해 저는 마침내 피하고 싶었던 70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제 또래들은 이미 작년에 우리 나이로 70세가 되었다고 이야기했지만, 저는 올해 10월 2일 70번째 생일이 되기 전까지는 70대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젊은 세대가 70대를 불편하고 대하기 어려운 세대로 인식한다는 것을 알기에, 70대임을 인정하기가 부끄러웠습니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기에 이제 제 나이를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70이라는 나이는 단순히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는 단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삶의 또 다른 장을 시작하는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도 저보다 1년 먼저 70대에 들어선 멋진 친구를 만났고, 그 친구를 통해 저 또한 멋진 70대의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 친구는 자신의 나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삶의 목표를 세우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저는 70대라는 새로운 국면을 두려워하기보다 즐기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처럼, 이제 저는 70대라는 새로운 무대를 삶의 또 다른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을 발판 삼아, 앞으로도 계속 배우고 성장하며 저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갈 것입니다.
[호기심의 재발견]
올해는 제가 인공지능(AI) 시대에 입문한 해였습니다. 이제 저는 스스로를 ‘AI 네이티브’라고 인정합니다. 제가 처음 ‘챗GPT’라는 단어를 접한 것은 2022년 11월, ‘시사IN’ 잡지를 통해서였습니다. 그 기사를 통해 챗GPT가 세상을 변화시킬 혁신적인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당시에 제게는 너무 먼 이야기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기사를 캡처하여 자녀들에게 보냈고, 딸은 “아빠, 이게 뭐야?”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 이후 AI는 한동안 제 관심 밖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세상이 점점 AI 기술에 주목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변해가는 것을 보며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AI가 단순히 기술을 넘어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깨닫게 되자, 제 안에서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이 움트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AI가 단순한 미래의 도구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잇는 중요한 연결 고리임을 이해하며, 이를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저를 움직이고 있습니다. AI와의 첫 만남 이후의 거리감이 이제는 흥미와 도전으로 바뀌었습니다.
[도전과 용기]
2023년 12월, 저는 미국에 있는 딸의 집에서 3개월을 머물러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낯선 환경에서 긴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다소 막막했지만, 곧 저는 이 시간을 배움의 기회로 삼기로 했습니다. 그 기간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지 고민하던 중, 다시 챗GPT를 떠올렸습니다.
3개월 동안 저는 인공지능, Open AI, 챗GPT, 그리고 대형 언어 모델(LLM)에 대해 공부하며 AI의 기본 개념을 익혔습니다. 단순히 이론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실생활에 활용해보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사위에게 보낼 한글 편지를 챗GPT를 활용해 영어로 번역하여 전달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러한 실험은 저에게 AI가 얼마나 실용적이고 강력한 도구인지 체감하게 해 주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후에는 이 배움을 이어가기 위해 인공지능 관련 서적을 구입해 읽었고, 생애 처음으로 유료 온라인 강좌에도 등록했습니다. 이 강좌를 통해 AI와 GPT 기술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쌓았으며, 동료 학습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것을 넘어, 저 스스로 가능성을 다시금 발견하고 확장하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AI라는 새로운 도구를 통해 저는 또 다른 도전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습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
온라인 강좌(GPT & AI 스탠더드 코스/한국 GPT협회)를 수료한 후, 수료생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입했습니다. 그곳에서 한 회원이 AI 활용 교재를 제작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초등학생, 중학생, 대학생, 일반인, 학부모, 시니어 등 다양한 독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시니어 팀에 지원하여 7명의 팀원과 함께 이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팀은 다양한 시니어들의 시각을 반영하며, AI 기술이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했습니다. 온라인 협업 도구를 활용해 의견을 나누고, 초안 작성과 수정을 반복하며 마침내 ‘나만 알고 싶은 AI 활용 교과서/시니어’를 성공적으로 출간했습니다. 이 책은 AI가 낯설고 어려운 기술이 아닌,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일상에 활용할 수 있는 도구임을 보여주는 실질적인 안내서가 될 것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저는 협업의 가치를 다시 한번 실감했고, 새로운 기술을 배워가는 즐거움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은 앞으로도 계속될 저의 AI 여정에 중요한 이정표로 남을 것입니다.
[AI와 함께 다시 꿈을 꾸다]
저는 더 나아가 ‘AI 리더십 센터’를 창업하고 원장이 되었습니다. 저와 제 동료들, 그리고 선후배 시니어들이 인공지능 환경을 이해하고 생성형 AI를 활용하며 지혜로운 시니어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현재 저는 전통적 지혜와 현대적 통찰을 연결하는 책을 집필 중입니다. 이 책은 퇴계 이황의 성학십도를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 구조로 재해석한 것으로, 제목은 ‘코비가 묻고, 퇴계가 답하다’로 정할 예정입니다. 초고는 거의 완성되었고, 출판사를 찾고 있는 중입니다. 2025년에는 이 책이 성공적으로 출간되어 액티브 시니어의 첫걸음을 내딛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와 함께 나아가자. 가장 좋은 때는 아직 오지 않았다. 인생의 후반, 그것을 위해 인생의 초반이 존재하나니.”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이 말했듯이, 저는 인생의 다음 장이 더욱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