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은 무극으로부터 비롯됩니다.
태극은 움직임으로 양(陽)을 낳고, 움직임이 극에 달하면 고요함으로 돌아갑니다.
고요함은 음(陰)을 낳고, 고요함이 다시 극에 달하면 또다시 움직임이 시작됩니다.
움직임과 고요함은 서로를 뿌리로 하여 끝없이 이어집니다.
음과 양이 분리되면서 두 가지 원리가 세워지고,
양은 변화하고 음은 결합하여 물(水), 불(火), 나무(木), 쇠(金), 흙(土)의 다섯 요소가 태어납니다.
다섯 기운은 조화롭게 펼쳐지고, 사계절은 이를 따라 흐릅니다.
오행은 음양에서 비롯되며, 음양은 태극으로부터 나옵니다.
태극은 본래 무극이면서도 모든 것을 품고 있습니다.
오행은 각각 고유한 성질을 지니며,
무극의 참된 원리와 음양의 정수가 절묘하게 결합하여 세상을 이루는 원동력이 됩니다.
하늘의 강건함은 남성을, 땅의 수용성은 여성을 만들어 냅니다.
두 기운은 서로 감응하여 만물을 변화시키고, 생성과 재생을 반복하며 그 끝은 없습니다.
인간은 이 모든 창조물 중 가장 탁월한 존재로,
형체가 갖춰지면 정신이 깨어나고,
오감과 마음이 움직이며 선과 악이 드러나고, 세상만사가 펼쳐집니다.
성인은 자신의 삶을 중용과 정직, 사랑과 정의로 다스립니다.
그들은 고요함을 중심으로 삼고, 인간의 지극한 덕을 세웁니다.
이로써 그들의 덕은 하늘과 땅의 조화를 이루고, 해와 달처럼 빛나며,
사계절의 운행처럼 질서를 지키고, 귀신과 같은 지혜로 길흉을 통제합니다.
군자는 이를 닦아 행운을 얻고, 소인은 이를 어겨 불운을 자초합니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하늘의 도는 음양, 땅의 도는 강함과 부드러움, 사람의 도는 사랑과 정의로 이루어진다"라고 하였으며,
"시작을 탐구하고 끝을 돌아보며 삶과 죽음의 이치를 이해한다"고도 말하였습니다.
아, 주역의 진리여! 위대하고 완전한 가르침이여!
본 글은, 주렴계의 태극도설(太極圖說)로, 책 <코비가 묻고, 퇴계가 답하다>에서 인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