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것 먼저 하기
현대인의 하루는 바쁘게 돌아간다. 수많은 일정, 메시지, 전화, 마감. 하루 종일 무언가를 처리하고 나면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게 된다. “나는 오늘 정말 중요한 일을 한 걸까?” 하지만 바쁘게 움직였다는 사실과 의미 있게 살았다는 경험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우리가 흔히 놓치는 중요한 구분이 있다. 바로 ‘긴급한 일’과 ‘중요한 일’의 차이다.
긴급한 일은 대개 외부에서 주어진다. 기한이 코앞인 업무, 즉시 답을 요구하는 연락, 해결하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은 상황들. 이런 일들은 우리에게 빠른 반응을 요구하고, 대체로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반면, 중요한 일은 조용하다. 건강을 챙기고,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책을 읽으며 사유하고, 삶의 방향을 점검하는 일. 이 일들은 시급하지 않지만, 오히려 삶을 이루는 본질에 가깝다.
퇴계 이황은 이러한 우선순위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다. 그는 학문과 정치, 교육과 인간관계를 넘나드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늘 자신의 정신을 가다듬는 일이었다. 새벽에는 경건한 마음으로 하루를 열었고, 밤에는 성찰로 하루를 닫았다. 그에게 중요한 일은 늘 명확했다. 그것은 ‘마음의 중심을 지키는 일’이었다. 수많은 요청과 긴급한 상황 속에서도 그는 중요한 일을 먼저 선택하는 법을 알았던 사람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이 구분은 절실하다. 회의와 보고서, SNS 알림과 메일에 하루를 빼앗긴 채 살아가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이다. 그러나 그러한 반복 속에서는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삶을 설계할 여유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묻고 또 물어야 한다. “나는 지금, 진짜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가?”
긴급한 일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의식적인 선택이 필요하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 오늘 내가 가장 의미 있게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먼저 떠올려 보자. 하루의 흐름 속에서 잠시 멈추어 지금 이 순간의 활동이 내 삶의 방향과 연결되어 있는지를 되물어보자. 그리고 하루가 끝났을 때, ‘오늘 나는 중요한 일을 했는가?’라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면, 그 하루는 결코 헛되지 않았을 것이다.
우선순위를 세운다는 것은 단지 일의 순서를 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결국,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먼저 선택하는 일이다. 삶의 본질에 귀 기울이며,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중요한 일을 먼저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바쁘지 않게 사는 지혜이자, 진정한 리더의 삶이다.
오늘의 실천 미션: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오늘 내가 집중해야 할 가장 중요한 세 가지를 적어보자. 그것은 마감이 급한 일보다, 내 삶의 가치를 지키는 일이 될 수 있다.
하루 중 한 번, 5분 동안 멈춰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정말 중요한지 자문해 보자. 만약 그렇지 않다면, 방향을 조정해도 늦지 않다.
하루가 끝난 후, 오늘 가장 가치 있었던 순간을 짧게 메모로 남겨보자. 이것이 바로 나만의 중요도 기준을 키우는 연습이 된다.
자문을 위한 오늘의 질문:
나는 오늘 긴급한 일에 끌려다닌 것인가, 아니면 중요한 일을 선택하며 살았는가?
내가 진짜로 지키고 싶은 삶의 가치는 무엇이며, 오늘 그 가치를 실천했는가?
지금 이 순간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내가 원하는 삶과 연결되어 있는가?
이러한 실천과 질문은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도 나만의 방향을 잃지 않게 해 준다. 중요한 일을 먼저 선택하는 연습은 결국, 나다운 삶을 지켜내는 리더십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