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오행은 변화의 지도다

균형과 순환의 원리 (융의 시선에서)

by 이재현

칼 융은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신화, 상징, 연금술, 동양철학을 깊이 연구했다. 그가 말한 '자기(Self)'는 인간 내면의 중심이자 삶 전체를 이끄는 통합적 에너지다. 음양오행은 바로 이 '자기'를 향한 통합과 조화를 상징하는 심리적 원형(archetype)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음양은 세계의 모든 이중성과 상보성을 보여준다. 빛과 어둠, 남성과 여성, 활동과 수용. 이 둘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규정하며 살아 숨 쉰다. 융은 이러한 구조를 무의식 속에서도 찾았다. 아니마(Anima)와 아니무스(Animus), 그림자(Shadow)와 자아(Ego)는 서로 다르지만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하나의 균형을 추구한다. 이는 곧 음양의 심리적 표현이다.


오행(木火土金水)은 그 균형이 움직이는 방식이다. 다섯 가지 요소는 상생과 상극의 순환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를 일으키며, 고정된 존재가 아닌 살아있는 시스템을 구성한다. 융의 무의식적 관점에서 이는 '자기실현'을 위한 심리적 역동성을 보여준다. 인간의 내면도 정체되지 않고, 위기와 갈등, 성장을 거쳐 변화하고 진화한다. 오행은 바로 그 심리적 리듬의 상징이다.


현대인은 흔히 균형을 “고요함”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진짜 균형은 ‘움직임 속의 안정’이다. 마치 융이 말한 대로, 자기 통합은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균형을 재조정하는 역동적 과정이다. 음양오행은 우리에게 말한다. “균형은 완성이 아니라 여정이다.”


당신의 하루는 어떤 요소가 과잉되고, 어떤 부분이 약화되어 있는가? 오늘의 감정, 관계, 결정 속에서 어떤 에너지가 순환하고 있는가? 융의 언어로 말하자면, 음양오행은 인간의 무의식이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보내는 메시지다. 그 메시지를 듣는 일이, 곧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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