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내 인생의 리더’는 누구인가?

주도성의 회복과 내면의 리더십

by 이재현

기계가 더 똑똑해지고, 데이터가 인간을 분석하고, 알고리즘이 우리의 취향과 선택을 ‘추천’하는 시대다. 이 속도와 편리함 속에서 우리는 점점 더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기회를 잃어가고 있다. 그럴수록 더욱 중요한 질문이 있다. “지금, 내 인생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철학적으로 이 질문은 ‘주체성’ 혹은 ‘주도성’의 문제다. 퇴계 이황은 마음이란 스스로 주재(主宰)할 수 있는 존재라 보았다. 마음을 경(敬)으로 다스리고, 이치(理)를 궁리하며 살아가는 삶이란, 바로 ‘자기 삶의 리더’로서 살아가는 길이었다. 이는 단지 자율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을 넘어서, ‘무엇이 옳은지’를 스스로 분별하고 선택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AI는 이제 일정도 짜주고, 질문에도 답하고, 선택지를 비교해 준다. 편리하지만, 동시에 우리 안의 판단력과 책임감, 성찰력을 마비시키기도 한다. 조셉 캠벨이 말한 것처럼, “당신이 따라야 할 길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당신만의 길이다.” 기술이 안내할 수 없는 길, 그 길을 걸을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


우리는 언제든 외부의 판단에 기대어 살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진정한 주도성이 아니다. 칼 융은 무의식적으로 타인의 기대에 반응하며 사는 사람을 ‘페르소나’에 갇힌 존재로 보았다. 자기를 리드하는 힘은 외부에서 오지 않는다. 그것은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작은 선택에서 책임지는 태도로부터 자라난다.


오늘 하루, 누군가가 대신 선택해 준 루틴에서 잠시 벗어나 보자. AI의 추천 대신, 내가 스스로 고른 책 한 권, 나만의 방식으로 시작한 아침 루틴, 타인의 기대가 아닌 내 중심에서 내린 작은 결정 하나. 그것이 곧 ‘내 인생의 리더’로 서는 연습이다. AI 시대, 진짜 리더는 기술을 다스리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리드할 줄 아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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