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중심 가치를 세우는 법
사명을 말할 때, 우리는 종종 고대와 현대의 사고가 얼마나 닮아 있는지를 발견하게 된다. 대표적인 예가 퇴계 이황과 스티븐 코비다. 시대도, 문화도, 언어도 다르지만 두 사람은 한결같이 "삶의 목적을 자각하고 그것을 중심에 두라"고 말한다. 퇴계는 그것을 '천명(天命)'이라 했고, 코비는 그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그것을 제2의 습관, 즉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라(Begin with the End in Mind)"라고 표현했다.
퇴계 이황은 <성학십도>의 두 번째 그림인 '서명지도(誓命之圖)'에서 인간이 하늘로부터 받은 사명을 인식하고, 그것을 스스로 다짐하는 과정을 강조했다. 그는 인간 존재의 목적이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과 하늘의 이치를 따라 각성되는 것이라고 보았다. 여기서 '서명(誓命)'이란 단순한 결심이 아니라, 하늘과 나 사이의 존재론적 약속이다.
코비의 제2습관 또한 이와 통한다. 그는 우리가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단기 목표나 외부의 기대에 따라 움직이기보다, 자신의 중심 가치와 장기적 비전을 기준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컨대 "당신의 장례식에서 사람들이 당신을 어떤 사람으로 기억하길 바라는가?"라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일상의 선택이 어떤 삶의 방향을 따르고 있는지를 자각하게 한다.
퇴계와 코비 모두, 인간은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삶의 방향을 선택하고 설계할 수 있는 존재임을 전제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사명'이 있다. 사명은 단순한 일의 목표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설명하는 내면의 기준이다.
이 두 사유는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다. 당신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당신의 일상은 당신이 진정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과 연결되어 있는가? 타인의 기대나 사회의 속도에 휩쓸려 방향을 잃고 있지는 않은가?
퇴계는 성찰과 실천을 통해 천명을 자각하라 했고, 코비는 상위의 삶의 원칙에서 출발하라 말했다. 두 사람 모두, 목적과 중심 가치에 근거한 삶이야말로 지속 가능하고 의미 있는 삶이라고 믿었다.
우리 역시 그 길 위에 설 수 있다. 오늘 하는 일의 이유를 묻고,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을 다시 점검하는 것. 그것이 퇴계의 철학과 코비의 습관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다. 사명은 위대한 자만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 진심으로 삶을 마주하는 모든 이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