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끝은 성찰로 마무리하라

반성과 감사

by 이재현

하루의 끝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는 단순한 휴식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그날의 삶을 어떻게 정리하고 기억할 것인가에 대한 태도이며, 동시에 다음 날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 설정이기도 하다. 퇴계 이황은 이 중요한 하루의 마무리를 마음을 더욱 다잡고, 고요히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으로 소중히 여겼다. 그의 생활철학을 담은 '숙흥야매잠(夙興夜寐箴)'이라는 말에는, 아침을 일찍 여는 것과 밤늦게까지 정신을 곧게 유지하며 하루를 정리하는 태도가 함께 담겨 있다.


퇴계는 밤이면 조용히 앉아 하루를 반추했다. 그날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자신의 말과 행동을 되돌아보았고, 부족했던 점에는 반성의 마음을, 배움이 있었던 순간에는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 이 밤의 고요한 시간은 자책을 위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성찰의 의식'이었다. 특히 정신이 흐려지기 쉬운 저녁 무렵, 그는 오히려 더 또렷한 정신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성찰이 없으면 마음이 흩어진 줄도 모른다"는 그의 말처럼, 하루의 끝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은 마음의 질서를 다시 세우는 귀한 순간이었다.


그 시간 속에서 그는 분주한 하루 속에 지나쳐버린 기쁨, 분노, 후회, 혹은 잊고 있었던 감사의 장면들을 하나하나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그렇게 마음을 정돈한 후에야 비로소 편안한 쉼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러한 퇴계의 리추얼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현대인의 일상은 바쁘고 피로하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잠들고, 뉴스나 영상 속에서 마음을 분산시키며 하루를 흐릿하게 마무리하곤 한다. 하지만 하루를 성찰과 감사로 정리하는 이 단순한 리추얼은, 그날을 버리지 않고 자신을 존중하는 중요한 삶의 태도이다. 그것은 하루를 정돈된 방식으로 닫는 동시에, 다음 날을 새롭게 여는 통로이기도 하다.


따라서 오늘 밤, 우리도 퇴계처럼 고요한 마음으로 하루를 정리해 보자. 잠들기 전 잠시 눈을 감고, 오늘의 장면들을 하나씩 떠올려 보자. 기뻤던 순간과 아쉬웠던 장면들을 곱씹으며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오늘 내가 배운 것은 무엇이었나?" "감사할 일은 무엇이었나?" 노트에 짧게라도 적어 본다면, 그 하루는 의미 있는 삶의 조각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다짐해 보자. "내일은 더 잘 살 수 있다." 이 한 문장이 하루의 끝과 다음 하루를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줄 것이다.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도 함께해 보자. 오늘 나는 무엇에 감사했는가? 오늘 나의 말과 행동 중 되돌리고 싶은 순간은 무엇이었는가? 나는 오늘, 나답게 살았는가?


이러한 성찰과 질문은 삶의 리듬을 바로잡아 준다. 하루의 끝을 성찰로 마무리한다는 것은 시간을 버리지 않는 법을 배우는 일이며, 매일 조금씩 나를 성장시키는 가장 단단한 힘이 된다. 그것은 오늘을 더 깊이 있게 살고, 내일을 더 의미 있게 준비하는 리더의 지혜이자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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